무대 뒤로 벽이 없다. 대구 군위 팔공산 자락, 산지 정원 사유원의 야외음악당 ‘심포니6’가 ‘2026 인터내셔널 아키텍처 어워즈’ 공공공간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설계를 맡은 건 이탈리아 건축가다. 자국이 아닌 땅에 지은 무대로 국제 상을 받은 셈이다.
건축상 시즌마다 낯선 이름이 국경을 넘어 눈에 띄는 일은 흔해졌다. 최근에는 코펜하겐 왕실보물관 설계공모에서도 BIG를 제치고 다른 팀의 안이 당선작으로 뽑히며 화제를 모았다. 이번 수상은 그 반대편 사례에 가깝다. 해외 건축가가 한국의 정원 안에 지은 무대가 국제 상을 받았다는 점에서다.
강철 한 장이 지붕이자 벽이 된다

설계는 Andrea Liberani(안드레아 리베라니)가 맡았다. 그가 내세운 콘셉트는 ‘강철과 자연의 텐트’다. 코르텐강 한 장을 접어 지붕과 벽을 하나로 연결했고, 이 무거운 철강 구조물이 콘크리트 기초와 맞닿는 지점은 단 네 곳뿐이다. 접합부를 최소화한 결과, 두꺼운 철판인데도 가벼운 텐트가 내려앉은 듯한 인상을 준다. 무대 뒤에는 이 텐트를 막는 벽조차 세우지 않았다. 공연이 진행되는 내내 팔공산 능선과 정원의 풍경이 그대로 배경이 되는 이유다. 객석도 별도 구조물 대신 산의 경사를 계단 모양으로 다듬어 앉혔고, 점점 좁아지는 무대 형태는 소리를 객석 쪽으로 모으는 음향 장치이기도 하다.
사유원 정원 옆, 시자의 이웃이 된 무대

사유원에는 이미 알바로 시자의 작품이 세 점 있다. 예술 파빌리온 ‘소요헌’, 채플 ‘내심낙원’, 전망대 ‘소대’다. 시자는 1992년 프리츠커상을 받은 건축가다. 프리츠커상은 해마다 새 얼굴을 부르며 여전히 건축계 최고 권위를 지키는 상인데, 올해는 칠레의 스밀얀 라디치에게 돌아갔다.
소요헌은 시자가 1992년 마드리드에서 피카소의 ‘게르니카’를 전시하기 위해 구상했던 미술관을, 약 30년 뒤 군위의 지형에 맞춰 다시 그려낸 건물이다. 정원은 조경가 정영선과 박승진, 일본 정원가 가와기시 마츠노부가 함께 다듬었고, 건축가 최욱의 ‘가가빈빈’도 이 부지 안에 있다. 심포니6는 이런 이름값 있는 이웃들 곁에서, 자연 지형 위에 얹힌 또 하나의 건축으로 자리를 잡았다.
9월 18일, 팔공산 자락에서 첫 음을 연다
국제 무대에서 인정받은 심포니6는 곧바로 실전에 오른다. 오는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이곳에서 제1회 사야국제음악제가 열린다. 18일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베토벤 교향곡 6번 ‘전원’ 연주로 문을 연다. 19일에는 베이스 임채준과 소프라노 조선형의 성악 무대에 안은미컴퍼니의 현대무용이 이어지고, 20일에는 한유시경 수변무대에서 열리는 피카소앙상블의 실내악에 이어 심포니6에서 콘서트 오페라 ‘오페라 도플갱어: 베르디 vs. 푸치니’가 펼쳐진다.
이현모 사유원 대외협력이사는 “자연과 건축 자체가 예술의 일부가 되는 경험을 선보이기 위해 마련했다”며 “국제적 건축 가치를 인정받은 심포니6에서 팔공산의 풍광과 건축, 음악이 어우러지는 특별한 순간을 경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아래 원문 보도를 참고해 PHM ZINE이 새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사진과 자세한 내용은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