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를 제치고 이겼다 — 코펜하겐 왕실보물관 설계공모 당선작

설계공모에서 이름값이 전부는 아니다.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그 사실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 Rosenborg Castle 박물관의 새 지하 전시공간을 짓는 국제설계공모전에서, 세계적 인지도로는 한 수 위로 꼽히던 BIG(비아이지)를 비롯한 쟁쟁한 팀들을 제치고 덴마크 건축사무소 AART가 당선작으로 뽑혔다.

AART가 설계할 ‘릭게츠 스카트카머(Rigets Skatkammer, 왕실보물관)’는 1,300㎡ 규모의 지하 증축 공간이다. VEGA Landskab, Fogh & Følner, Artelia와 함께 준비한 이번 안은 옛 해자(moat) 아래로 약 600㎡의 새 전시공간을 넣고, 크리스티안 4세가 지은 르네상스 성 주변의 물길 일부를 되살리는 구상을 담았다. 덴마크 왕실 컬렉션(왕관 등 왕실 보물과 역사적 의상 컬렉션)을 보러 매년 50만명 넘게 찾는 방문객을 위한 새 시설이다.

Rosenborg Castle 왕실보물관 지하 전시공간 내부 렌더링
이미지 © AART

해자 밑으로 들어간 왕실보물관

이번 설계공모전 당선작은 옛 해자를 건축의 중심 소재로 삼았다. 물을 다시 끌어들여 성을 원래의 섬 형태 대지와 다시 연결하는 방식이다. 방문객은 도착 지점에서 두 갈래 길과 마주한다. 하나는 새로 놓인 다리를 건너 성으로 향하는 길, 다른 하나는 해자를 따라가는 지하 박물관행 길이다. 지하로 내려가는 동선은 물 밑을 지나는 좁은 개구부를 중심으로 짜여 있어, 도시와 역사적 경관, 그리고 그 아래 보물관 사이를 서서히 이어준다.

지상에서 지하로 내려가는 동안 채광·음향·스케일·재료가 계속 바뀐다. 밝은 공간에서 시작해 점차 어두운 보물관 환경으로 옮겨가는 구성이다. AART는 이 같은 전환을 통해 지상 도시의 일상과 그 아래 보관된 왕실 유물 사이에 하나의 관계를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설계공모 당선을 가른 재료, 돌과 콘크리트

지하 전시공간은 천연석·콘크리트·금속을 조합한 촉각적이고 광물적인 공간으로 그려졌다. Rosenborg Castle 기존의 물성을 참조하면서도, 새 박물관만의 동시대적 건축 언어를 세우려는 재료 구성이다. 지하 공간의 실내 환경은 지상의 날씨와 시간대, 계절에 따라 함께 달라지도록 설계돼, 새 박물관과 그 위 경관 사이의 연결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BIG(비아이지)를 포함해 4개 팀을 제친 이변

이번 설계공모전은 덴마크 문화궁전청(Danish Agency for Culture and Palaces)이 발주하고 A.P. Møller 재단, Augustinus 재단, 덴마크 정부가 후원했다. AART와 함께 최종 후보에 올랐던 팀은 만만치 않았다. Over Byen Arkitekter·OPLAND·WSP·Steve Webb·Jensen Hughes와 컨소시엄을 이룬 BIG(비아이지), Marianne Levinsen Landskab 등과 함께한 Dorte Mandrup Arkitekter, Erik Brandt Dam arkitekter 등과 손잡은 Henning Larsen, 그리고 LYTT Architecture 등과 참여한 Lundgaard & Tranberg Arkitekter까지 모두 유럽을 대표하는 건축사무소들이었다. 그 사이에서 AART가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된 것이다.

비슷한 시기 발표된 다른 박물관 설계공모 소식들과 함께 놓고 보면, 유럽 문화시설 프로젝트에서 스타 건축사무소의 이름값만으로는 승부가 갈리지 않는다는 흐름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프로젝트는 현재 당선작 발표 단계이며, 착공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 기사는 아래 원문 보도를 참고해 PHM ZINE이 새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사진과 자세한 내용은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 ArchDaily — AART Wins Competition for Underground Royal Treasury at Rosenborg Castle in Copenhag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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