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로 뒤덮인 건물일수록 골치 아픈 문제가 하나 있다. 채광을 살리면 냉방비가 오르고, 열을 막으면 시야가 막힌다는 것.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바이오텍 캠퍼스 580 Dubuque가 택한 파사드 기술은 이 딜레마를 구리색 알루미늄 한 겹으로 풀어낸 사례다.
580 Dubuque는 Perkins&Will이 설계한 건물로, 바이오텍 연구소 전문 부동산 개발사 IQHQ가 처음으로 기획한 바이오텍 캠퍼스다. 고속도로 101번과 철로 사이에 낀 대지에 자리한 이 건물은 인접한 마리나와 샌프란시스코 특유의 토속 건축에서 형태의 실마리를 얻었다. 사우스샌프란시스코의 옛 산업지구가 통째로 탈바꿈하는 흐름 속에서, 이 건물은 지역의 관문 역할을 하도록 계획됐다.

유리는 그대로 두고, 열만 막았다
건물 하부의 파사드는 AGA가 제작한 유닛형 유리 커튼월이다. 패널 하나하나가 약 4.9m 높이에 달해, 도심 조망을 가리지 않는 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지는 창을 만든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이만큼 시야를 열어두면서 동시에 실내를 시원하게 유지하려면 어떤 파사드 기술이 필요할까. Perkins&Will이 내놓은 답은 알루미늄이었다.
고속도로와 마주하는 서향 입면에는 구리색의 마이크로 천공 알루미늄 핀과 그에 맞춘 패널을 붙였다. 이 구리색은 샌프란시스코 옛 건물들의 색감, 그리고 한때 이 부지를 지나던 철로의 색을 참조한 것이다. 나머지 입면의 알루미늄 패널은 각 유닛형 패널에 직접 접합했고, 패널마다 살짝 각도를 줘 보는 위치에 따라 표정이 달라지도록 했다. 구리색 도료에는 마이카 조각을 섞어 가까이서 보면 은은하게 반짝이는 효과를 냈다.
구리를 닮은 알루미늄, 진짜 구리를 쓰지 않은 이유
Perkins&Will의 디자인 디렉터 라이언 버사드(Ryan Bussard)는 “많은 유리 시공사들이 구리보다 알루미늄을 훨씬 편하게 다룬다. 비용 효율 면에서도 알루미늄이 최선이었다”고 매체 The Architect’s Newspaper에 밝혔다. 색은 고성능 파우더코팅으로 구현했는데, 이 방식을 택하면서 시간이 지나며 색이 들쭉날쭉해지는 구리 특유의 패티나 변색 걱정 없이 설계팀이 색감을 그대로 통제할 수 있었다. 알루미늄을 택한 덕분에 마리나 인근의 습한 환경에서 구리가 겪을 수 있는 부식 걱정도 덜었다.
파사드 기술이 만든 여유 — 테라스와 예술
기후 대응은 매스 구성에도 반영됐다. 4층은 다른 층보다 안으로 들여 지어, 테라스 공간을 확보하는 동시에 그 아래층이 일사를 직접 받지 않도록 했다. 그 덕분에 4층 유리는 태양 반사 성능을 덜 요구받게 됐고, 결과적으로 시야가 더 트인 유리를 쓸 수 있었다. 서풍을 피할 수 있는 북동쪽 모서리에도 별도 테라스를 뒀다.
입구 공간에는 예술 작품 두 점을 들였다. 남서쪽 모서리에는 Giles Miller Studio가 만든 깃털 형상의 조각 ‘Fractalism’을, 남동쪽 모서리에는 샌프란시스코 지역 작가 Nathan Richard Phelps가 캘리포니아의 자연환경에서 영감을 받아 그린 벽화 ‘Outward Entrance’를 배치했다. 버사드는 “외관 자체는 다소 중립적이고 일반적이어야 했다”며 “여기에 어떻게 인간적인 스케일과 즐거운 순간들을 더할 것인가가 진짜 과제였다”고 설명했다. MAD가 로테르담에서 물결형 유리로 파사드에 새로운 표정을 입힌 것처럼, 580 Dubuque 역시 파사드 하나로 건물의 성격을 완성한 사례로 남게 됐다.
이 기사는 아래 원문 보도를 참고해 PHM ZINE이 새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사진과 자세한 내용은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 The Architect’s Newspaper — Perkins&Will illuminates 580 Dubuqu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