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재 산업이 남기는 부산물 중 가장 애물단지로 꼽히는 게 리그닌이다. 다루기 까다로워 대부분 그냥 태워 없앤다. 핀란드의 소재기업 Elementic은 이 골칫거리에서 정반대의 가능성을 봤다. 탄소 함량이 유독 높은 원료라는 점에 착안해, 리그닌을 세계에서 가장 탄소를 많이 저장하는 벽마감재로 바꿔낸 것이다.
Elementic이 지난 9월 3일 헬싱키 디자인위크 기간 무역박람회 Habitare에서 공개한 이 탄소저장 자재의 이름은 MO6. 두툼하고 가벼운 타일 형태에 거친 질감, 짙은 검정에 가까운 색을 띤다. 회사는 지난 5월 MO6를 별도 브랜드로 만들었고, 이번에 첫 컬렉션 ‘MO6 Eternal’을 정식 출시했다.

화학 성분의 90%가 탄소인 자재
MO6는 스스로를 세계에서 가장 탄소를 많이 가두는, 즉 탄소 네거티브 건축자재라고 소개한다. 화학 성분의 90%가 탄소로 이뤄져 있어서다. 원료인 리그닌은 목재·임업 산업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다루기 어려워 통상 에너지원으로 태워 없애는 재료다. Elementic은 철저히 비공개로 관리하는 특허 공정을 통해 바이오리액터 안에서 리그닌 속 산소 등 불순물을 제거해, 내구성과 방화 성능을 갖춘 독특한 질감의 소재로 바꿔낸다.
MO6 총괄매니저 요한나 노르미알라(Johanna Normiala)는 Dezeen과의 인터뷰에서 “꽤 다루기 까다로운 재료지만, 탄소가 워낙 풍부한 원료라 우리는 리그닌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공정의 핵심 노하우는 리그닌을 어떻게 쓸모 있는 것으로 바꾸느냐에 있다”며 “리그닌을 가져다 일종의 반죽을 만들고, 그걸 케이크처럼 구워서 결국 단단하고 내구성 있으면서도 가벼운 재료를 얻는다”고 설명했다.
목재보다 두 배 저장하는 탄소저장 자재
탄소 네거티브란 제조·폐기 과정에서 배출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대기에서 없애는 성질을 뜻한다. 건축자재의 탄소저장 능력은 최근 몇 년 새 건축계의 핵심 화두로 떠올랐고, 그 배경에는 건물을 짓는 과정에서 나오는 막대한 탄소 배출에 대한 우려가 있다. 목재가 재조명받은 것도 나무가 자라며 가둔 탄소 때문이었는데, MO6는 이 흐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사례다.
Elementic에 따르면 MO6 1kg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약 2.4kg을 저장한다. 목재가 저장하는 양의 약 두 배에 해당한다. 회사는 이 재료가 썩지 않고 재활용도 쉬워, 잠재적으로 수천 년간 탄소를 가둬둘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열·음향 성능은 목재와 비슷한 수준이며, 제조 공정을 조정하면 앞으로 더 개선할 여지가 있다고 노르미알라는 덧붙였다.
파리의 스파부터, 벽돌까지
MO6는 스스로를 프리미엄 인테리어 디자인 브랜드로 규정하며, 이미 파리에서 시공 중인 한 스파 프로젝트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노르미알라는 “고객이 원하는 어떤 분야든 돕고 싶지만, 특히 호텔과 레스토랑 쪽에서 이 재료가 잘 어울릴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는 건조한 실내 공간용으로만 제품을 내놓고 있지만, Elementic은 더 넓은 활용을 목표로 벽돌 형태의 구조재도 개발 중이다. 노르미알라는 “인테리어를 넘어 앞으로 훨씬 큰 규모의 건축 영역에서 잠재력이 크다”고 전망했다.
MO6 Eternal 타일은 거친 마감과 매끄러운 마감 두 가지로 나오며, 별도 코팅도 가능하다. 최근 바다를 닮은 대리석 신소재가 그랬듯, MO6 역시 원료의 한계를 뒤집어 새로운 미감을 만들어낸 사례로 눈여겨볼 만하다.
이 기사는 아래 원문 보도를 참고해 PHM ZINE이 새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사진과 자세한 내용은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 Dezeen — Finnish company launches “world’s most carbon-storing building materia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