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스위스 국경 인근, 모르진(Morzine) 마을을 내려다보는 산자락 위에 샬레 드 글라스(Chalet de Glace, 프랑스어로 ‘얼음 샬레’)가 자리한다. 플레네(Pleney) 슬로프와 가까운 이 별장은 현지 건축가가 설계했는데, 흥미롭게도 알프스 산장이라기보다 뉴욕 로프트에 가까운 인상을 준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지는 통유리창, 그대로 노출된 보, 시대를 초월한 듯한 가구들이 그 근거다. 다른 산장들처럼 목재와 석재로 지었지만, 거실을 채운 건 오히려 레트로하고 빈티지한 감성의 로프트 스타일이다.

뉴욕 로프트 감성이 스며든 알프스 샬레
목재와 석재라는 산장의 기본 문법을 따르면서도, 이 집은 도시적인 감각을 곳곳에 심어뒀다. 거대한 통유리창은 산의 풍경을 그대로 실내로 끌어들이고, 노출된 보와 빈티지 가구는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우드 톤 인테리어에 개성을 더한다. 스키 시즌이 끝나면 잊히기 쉬운 산장 인테리어의 상투성을 벗어나려는 시도로 읽힌다. 실제로 이 집을 마주하면, 산 위에 있다는 사실을 잠시 잊게 될 만큼 세련된 무드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천장까지 닿는 창, 스포트라이트 받는 침실 4개
샬레 드 글라스에는 슈퍼킹 사이즈 침대를 갖춘 침실이 넷 있다. 이집트 코튼 리넨, 카우하이드 러그, 드레싱 테이블과 TV까지 각 방마다 세심하게 채워 넣었다. 무엇보다 이 집의 침실이 특별한 이유는 시야다 — 높이 낸 창으로 빛이 가득 쏟아져 들어오고, 침대에 누운 채로 고개만 들어도 산의 웅장함이 그대로 펼쳐진다. 각 침실에는 욕조를 갖춘 전용 욕실이 딸려 있어, 스키를 타고 돌아온 몸을 그 자리에서 바로 녹일 수 있다.

방음 시네마룸과 사우나, 가족을 위한 공간
다섯 번째 침실은 아이들을 위한 벙커베드로 채워, 대가족이 함께 머물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이 집이 가족 단위 휴가에 특히 잘 맞는 이유는 따로 있는데, 오리지널 시네마 좌석을 그대로 들여놓은 방음 영화관이다. 팝콘 한 봉지를 들고 온 가족이 모여 앉아 영화를 보는 장면을 자연스레 그려볼 수 있다. 슬로프에서 하루 종일 혹사한 근육은 사우나나 이탈리아식 레인 샤워로 풀어주면 된다 — 액티비티와 휴식이 한 지붕 아래 다 갖춰진 셈이다.

테라스에서 만나는 아르두아지에르 계곡과 로크당페르
야외 테라스에 서면 아르두아지에르(Ardoisiere) 계곡부터 아보리아즈(Avoriaz), 모르진 너머 로크당페르(Roc d’Enfer)까지 탁 트인 전망이 펼쳐진다. ‘얼음 샬레’라는 이름과 달리, 사진 속 이 집은 오히려 따뜻하고 다정한 인상을 준다. 산장이라는 전형적인 틀 안에서도 로프트 감성·시네마룸·사우나처럼 서로 다른 취향의 재료를 욕심껏 섞어 넣은 집이다. 스키만을 위한 숙소가 아니라, 가족 각자의 방식으로 쉴 수 있는 집을 만들겠다는 태도가 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