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이 막히면 돈은 사라지지 않고 다른 곳으로 옮겨간다. 최근 석 달 그 돈이 향한 곳은 서울 노원구·도봉구·강북구·중랑구, 이른바 노도강 라인이었다. 노도강 아파트값은 같은 기간 서울 평균 상승률을 두 배 가까이 웃돌았다.
13일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6월 1일부터 9월 7일까지 15주 동안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주간 상승률을 합쳐 3.88% 올랐다. 같은 기간 중랑구는 6.09%, 노원구는 5.50%, 강북구는 5.47%, 도봉구는 5.00% 뛰어 서울 평균을 크게 앞질렀다.

신내동에서 중계동까지, 신고가 릴레이
실거래에서도 확인된다. 중랑구 신내동 동성3차 전용 59㎡는 최근 6억 5000만원, 신내6단지시영 전용 49㎡는 7억 1000만원에 손바뀜하며 각각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중화동 한신아파트 전용 59㎡도 9억 8000만원에 거래됐다. 노원구에서도 하계동 학여울청구 전용 84㎡가 7억 1000만원, 중계동 중계한화꿈에그린더퍼스트 전용 121㎡가 10억원에 신규 계약되며 신고가 대열에 합류했다.
전세시장의 온도는 더 뜨겁다. 같은 15주 동안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3.93% 올랐는데, 노원구는 6.08%, 도봉구는 5.33%, 강북구는 5.18%, 금천구는 5.11%, 중랑구는 4.40% 상승해 매매 상승률을 앞질렀다. 중랑구 신내동 성원 전용 84㎡ 전세는 5억 5000만원, 면목동 신성미소지움 전용 80㎡와 상봉동 LG쌍용 전용 68㎡ 전세는 각각 5억원에 신규 계약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대출 규제가 만든 역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 현상을 대출 규제의 역설로 짚었다. 그는 13일 “무차별적인 대출 규제로 수요를 억누르자 그 수요가 외곽의 중저가 지역으로 밀려났고, 결국 이 지역의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을 동시에 끌어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전셋값마저 치솟으면서 전세로 서울살이를 버티는 것조차 어려워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무주택 실수요자의 유입을 배경으로 본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노원·도봉구뿐만 아니라 금천·관악구 등 대부분 지역에서 가격 강세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무주택 1인가구, 신혼부부 등의 실수요 유입이 꾸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대출을 최대한 끌어써야 하는 매수자일수록 세입자가 낀 집보다 바로 입주할 수 있는 매물을 선호하는데, 이 과정에서 공실이 늘며 전월세 매물이 오히려 줄어드는 부작용도 함께 나타난다.

줄어드는 입주 물량, 커지는 전세 불안
공급 전망도 밝지 않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입주예정 물량은 올해 2만 4953가구에서 내년 2만 3957가구로, 2028년에는 1만 4563가구까지 줄어든다. 2028년 물량은 올해보다 42%가량 적은 수준이다. 이는 앞서 전국 아파트 입주율이 급락한 것으로도 이미 드러난 흐름이다(관련기사: 대출부터 막혔다 — 아파트 입주율 59.5%로 급락).
윤지해 부동산114 랩장은 “전세시장에서 유통 가능한 매물이 줄어든 가운데 신규 입주물량까지 감소하면서 이사철 전세물량 품귀와 수급 불균형 심화가 전셋값 상승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화제는 매물이 쌓이는 강남권이었다(관련기사: 강남 아파트값 4주째 뚝 — 매물 쌓이는데 외곽은 신고가). 대출 규제 국면에서 서울 아파트 시장의 온도차가 지역별로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이 기사는 아래 원문 보도를 참고해 PHM ZINE이 새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사진과 자세한 내용은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