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벨루오리존치의 세하 두 쿠하우 산맥을 마주한 이 경사지 주택은, 언덕을 깎아내는 대신 몇 개의 기둥으로 땅에서 살짝 띄우는 쪽을 택했다. 가파른 대지 위에 4개 층을 계단식으로 쌓아 올린 이 집은, 현지 건축사무소 TETRO가 설계한 Lua House다.
“Lua”는 포르투갈어로 달을 뜻한다. 매일 저녁 산등성이 너머로 떠오르는 달을 보려고 건물 전체의 방향을 그쪽으로 맞췄다는 것이 이름의 유래다. 대지 477㎡에 연면적 455㎡로 지어진 이 집은, 경사지 주택이 흔히 마주하는 옹벽·성토 문제를 구조로 풀어낸 사례이기도 하다.

나무처럼 갈라진 기둥이 떠받친 집
위층 콘크리트 매스는 네 갈래로 뻗은 기둥 위에 얹혀 있다. 기둥 하나가 지면 가까이에서 두세 갈래로 갈라지는 모양이 꼭 나무 밑동을 닮았다. 이 기둥들 덕분에 위층 매스 아래로 공기와 빛, 식물이 그대로 통과한다. 해가 지면 위층을 감싼 금속 브리즈솔레이유 틈으로 실내조명이 새어 나와, 마치 하나의 덩어리가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네 개 층이 벼랑 위에 계단처럼 쌓였다
이 집은 가파른 경사지 위에 4개 층을 순서대로 쌓아 올렸고, 층마다 전망대처럼 한쪽을 틔웠다. 위층으로 갈수록 도시 쪽으로 매스가 튀어나오는 구조라, 멀리서 보면 건물 전체가 언덕에서 살짝 들려 있는 인상을 준다. 경사지 주택이 흔히 겪는 옹벽 문제 대신, TETRO는 이 지형차를 그대로 층고차로 바꿔 활용했다. 비슷하게 극단적인 대지 조건을 구조로 풀어낸 사례로는 바위섬 끝에 몸을 낮춘 집, Cruit Island House도 있는데, 두 집 모두 땅을 거스르지 않고 그 형태를 그대로 구조에 옮겼다는 공통점이 있다.

차양이 건물을 하나의 매스로 감쌌다
위층 전체를 감싼 금속 브리즈솔레이유는 대각선 패턴으로 짜여 있어, 낮에는 하나의 매끈한 매스처럼 보인다. 안에서 보면 이 스크린이 강한 햇빛을 걸러내면서 시시각각 다른 그림자를 실내 바닥에 그린다. 창을 그대로 노출하는 대신 이런 스크린으로 한 번 감싸는 방식은, 벨루오리존치처럼 햇빛이 강한 지역에서 냉방 부담을 줄이는 실질적인 장치이기도 하다. 저녁이 되면 이 스크린 틈새로 실내조명이 격자무늬로 새어 나와, 낮과는 완전히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도로에서 보면 투명한 유리 상자 하나
정면에서 보면 1층은 거의 다 유리로 되어 있어, 길에서도 집 안쪽 계단과 마당이 그대로 들여다보인다. TETRO는 이 유리 아트리움을 빽빽한 도심 골목과 탁 트인 뒷마당 사이의 완충지대로 설계했다. 위층의 무거운 콘크리트 매스와 아래층의 투명한 유리 상자가 대비를 이루면서, 경사지 주택 특유의 무게감을 한 번 덜어낸다. 계단실도 이 유리 상자 안에 놓여, 오르내리는 사람의 움직임이 바깥에서도 실루엣으로 비친다.

유리 난간 하나로 이어지는 수직 동선
4개 층을 잇는 계단실은 노출콘크리트와 유리 난간만으로 마감해, 위아래 층 사이에 시선이 끊기지 않는다. 계단 옆으로는 작은 실내 정원을 두어, 오르내릴 때마다 식물이 눈에 들어온다. 계단참마다 조명을 낮게 깔아, 낮에는 자연광이 밤에는 간접조명이 계단실을 채운다. 경사지에 층을 쌓아 올린 집일수록 수직 동선이 단조로워지기 쉬운데, 이 집은 그 동선 자체를 볼거리로 만들었다.

기둥 하나가 그대로 주방을 관통한다
1층 주방 한가운데로 위층을 떠받치는 기둥 하나가 그대로 뚫고 지나간다. 두 갈래로 갈라진 이 기둥은 구조재이면서 동시에 공간을 자연스럽게 나누는 벽 역할도 겸한다. 화이트 타일 백스플래시와 짙은 톤 아일랜드로 마감한 주방은, 노출콘크리트 기둥과 만나면서 재료 대비가 뚜렷해진다. 위로는 유리 난간을 두른 계단이 지나가, 주방에 있어도 위층의 움직임이 그대로 느껴진다.

거실을 나서면 바로 수영장이다
거실과 주방은 나무 데크를 사이에 두고 그대로 마당과 이어진다. 마당 끝에는 경계가 시각적으로 사라지는 인피니티 풀을 놓아, 수영장 물과 그 너머 도시 전경이 한 화면에 들어온다. 슬라이딩 도어를 완전히 열면 거실 바닥과 데크 바닥의 높이가 거의 같아, 실내외 구분이 흐려진다. 풀 하나로 집의 인상을 완전히 바꾼 사례로는 박공 유리 안에 수영장을 넣었다, Dasht-e Chehel Villa도 있는데, 이 집 역시 물이라는 재료를 구조만큼이나 중요하게 다뤘다.

기둥 밑동에도 식물을 심었다
위층을 떠받치는 기둥 밑동 주변으로는 벽면 녹화를 해, 콘크리트 구조물이 그대로 노출되지 않게 했다. 기둥이 지면과 만나는 지점마다 화단을 만들어, 구조와 조경이 한 몸처럼 붙어 있다. 이 초록빛 밑동 너머로 벨루오리존치 시가지와 산이 그대로 내다보여, 작은 디테일 하나에도 이 집이 가진 전망이 스며 있다. 브리즈솔레이유와 콘크리트, 식물이라는 세 가지 재료가 층마다 반복되면서 집 전체에 리듬을 만든다.

욕조에 몸을 담그고도 도시가 보인다
위층 마스터 욕실은 욕조 정면을 통유리로 마감해, 물에 몸을 담근 채로도 산과 도시 전경을 그대로 마주한다. 욕조 옆 슬라이딩 도어를 열면 침실과 이어진 개인 테라스로 곧장 나갈 수 있다. 브리즈솔레이유가 낮 동안 강한 햇빛을 걸러주기 때문에, 오후에도 욕실 안이 뜨겁게 달궈지지 않는다. 침실과 욕실 모두 같은 전망을 공유하도록 배치한 것도, 이 집이 전망을 다루는 방식 중 하나다.

달을 보려고 방향을 정한 테라스
맨 위층 테라스는 원형 테이블 하나만 놓아 군더더기 없이 비워뒀다. 이 테라스가 정면으로 마주한 방향은 해가 아니라, 저녁마다 산등성이 위로 떠오르는 달이다. Lua House라는 이름도, 가족이 매일 저녁 이 테라스에서 달을 보는 습관에서 나왔다고 한다. 층마다 다른 재료와 개방감을 쌓아 올린 이 집은, 결국 이 옥상 테라스 하나를 향해 수렴하는 셈이다.














건축사무소: TETRO
위치: 벨루오리존치(미나스제라이스), 브라질
대지면적: 477㎡
연면적: 455㎡
자재: 노출콘크리트, 메탈 브리즈솔레이유, 목재 데크, 유리
분류: 단독주택(경사지 주택)
사진: Luisa Lag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