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진 밤하늘에 사라진 건물이 다시 나타난다면 어떤 기분일까. 지난 9월 9일 밤, 뉴욕 항구 위에서 정확히 그런 장면이 펼쳐졌다. 드론 2,977대가 하나씩 떠올라 대형을 이루더니, 2001년 무너진 Twin Towers의 윤곽을 실제 건축 규모 그대로 그려냈다. 9·11 테러 25주기를 이틀 앞둔 밤이었다.
이 드론쇼의 이름은 ‘2,977 Lights Over New York Harbor’다. 희생자 한 명당 드론 하나씩, 숫자 자체가 추모의 방식이다. 뉴욕예술재단(New York Foundation for the Arts)이 후원했고, 실제 비행은 텍사스 기반의 드론쇼 전문업체 Sky Elements가 맡았다.

나선에서 타워로
드론 대형은 처음엔 나선형(helix)으로 하늘을 채웠다가, 서서히 두 개의 사각 기둥, 즉 원래 세계무역센터(World Trade Center) 두 타워의 형태로 모습을 바꿨다. 높이와 비례는 실제 건물을 그대로 옮긴 ‘풀 아키텍처럴 스케일(full architectural scale)’로 맞췄다. 화면 오른쪽에는 지금 실제로 서 있는 One World Trade Center의 불빛도 함께 담겼다 — 사라진 건물과 남은 건물이 나란히 뉴욕 항구 위에 떠 있는 구도였다.
노트르담에서 뉴욕항까지
이 프로젝트의 예술 자문을 맡은 곳은 암스테르담의 Studio Drift다. 공동 창립자 Ralph Nauta와 Lonneke Gordijn은 2019년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 이후, 드론으로 사라진 건축물을 다시 세우는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왔다. 이번 대형에는 실현되지 못한 건축안도 함께 등장했다 — 건축그룹 THINK가 그라운드제로 재건 공모에 냈다가 최종안으로 채택되지 못한 ‘World Cultural Center’ 구상이다. 지어지지 않은 건물을 빛으로나마 하늘에 띄운 셈이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Addison Mehr는 “2,977 Lights의 목적은 9·11이라는 집단적 기억 속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의 상실을 각각 인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방관 출신 예술가 Brenda Berkman은 “25년이 지난 지금 미국인 1억 명은 그날의 기억이 없다”며 “새로운 세대에게 9·11을 전하는 통찰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배경 음악은 작곡가 John Adams가 9·11 희생자를 기리며 쓴 ‘On the Transmigration of Souls’였다. 제작비는 기업 후원이 아니라 민간 기부와 현물 지원으로 충당됐는데, 9·11 유가족을 지원해 온 Cantor Fitzgerald Relief Fund와 유가족 개인들의 기부가 큰 몫을 했다. 기획 단계부터 유가족과 소방관, 생존자 등 9·11 커뮤니티가 직접 참여했다.
최근 몇 년 새 드론 라이트쇼는 불꽃놀이를 대체하는 행사 연출 수단을 넘어, 사라졌거나 지어지지 않은 건축물을 순간적으로 되살리는 도구로도 쓰이고 있다. 실체 없이 하늘에서 몇 분간 존재했다 사라지는 ‘일시적 건축’이라는 점에서, 이번 작업은 추모 예술이면서 동시에 건축적 실험이기도 하다.
이 기사는 아래 원문 보도를 참고해 PHM ZINE이 새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사진과 자세한 내용은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 DroneXL — 2,977 Drones Rebuild New York's Twin Towers for 9/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