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이 서 있는 것은 당연해 보이지만, 실은 무게를 땅까지 전달하는 정교한 길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길을 다루는 것이 구조(Structure)입니다. 구조 용어는 수학처럼 보이지만 손으로 쥐어보면 쉽게 이해됩니다.

5회는 건축과 1학년 구조 수업에서 처음 나오는 열한 가지 용어입니다.
먼저 한눈에 정리하면
| 영어 | 한국어 | 한 줄 풀이 |
|---|---|---|
| Load | 로드 · 하중 | 건물이 받는 모든 무게와 힘 |
| Compression | 컴프레션 · 압축 | 누르는 힘, 짓눌리는 상태 |
| Tension | 텐션 · 인장 | 잡아당기는 힘 |
| Span | 스팬 · 경간 | 기둥과 기둥 사이의 거리 |
| Cantilever | 캔틸레버 · 외팔보 | 한쪽만 고정하고 반대쪽은 허공에 뻗은 구조 |
| Truss | 트러스 · 삼각 구조 | 삼각형으로 짜서 가볍고 강하게 만든 골조 |
| Arch | 아치 · 반원 구조 | 곡선으로 하중을 양옆으로 나누는 구조 |
| Vault | 볼트 · 궁륭 | 아치를 길게 이어 만든 천장 구조 |
| Dome | 돔 · 반구형 지붕 | 아치를 360도 돌려 만든 반구 모양 지붕 |
| Load-bearing Wall | 로드베어링 월 · 내력벽 | 위층과 지붕의 하중을 직접 받치는 벽 |
| Shear Wall | 시어 월 · 전단벽 | 바람과 지진의 옆으로 미는 힘을 버티는 벽 |
하중은 두 종류로 나눕니다. 건물 자체의 무게인 고정하중(Dead Load)과 사람, 가구, 눈, 바람처럼 변하는 활하중(Live Load)입니다. 바닥 위에 사람이 몰리면 하중이 커지고, 폭설이 내리면 지붕에 눈이 쌓여 하중이 커집니다.
구조 설계는 이 하중이 어떤 경로로 땅에 내려가는지 추적하는 일입니다. 그 길이 끊기면 건물이 무너집니다.
기둥이 지붕을 받칠 때 받는 힘이 압축입니다. 콘크리트, 벽돌, 돌은 누르는 힘에 강합니다. 그래서 고대의 돌 건축은 대부분 압축에 의존해 지었습니다.
다만 너무 가늘고 긴 기둥은 압축을 받으면 옆으로 휘어져 무너집니다. 이를 좌굴(Buckling)이라고 합니다.
줄다리기 밧줄이 받는 힘이 인장입니다. 철은 잡아당기는 힘에 매우 강합니다. 현수교의 케이블, 천막 구조, 콘크리트 속 철근이 인장을 맡습니다.
콘크리트는 압축에 강하고 인장에 약하고, 철은 둘 다 강하지만 비쌉니다. 그래서 두 재료를 합친 철근콘크리트가 20세기 건축을 지배했습니다.
기둥과 기둥이 얼마나 벌어져 있는가를 나타냅니다. 스팬이 길면 기둥이 적어 공간이 자유롭지만 보가 두꺼워야 하고 비용이 많이 듭니다.
주택은 보통 4~6m, 체육관이나 공항 터미널은 수십 m 이상의 롱스팬(Long Span) 구조를 씁니다. 넓은 방을 원하는 건축주라면 이 숫자와 공사비가 함께 오른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다이빙 보드처럼 한쪽 끝만 붙잡혀 있고 반대쪽은 허공에 나와 있는 구조입니다. 발코니, 차양, 처마 끝이 캔틸레버로 만들어집니다. 건물이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극적인 효과를 냅니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폴링워터(낙수장)가 대표적입니다. 캔틸레버가 길수록 고정부에 큰 힘이 걸리고 처짐이 생기기 때문에 구조 설계가 까다롭습니다.

삼각형은 모양이 절대 변하지 않는 도형입니다. 그래서 가는 막대를 삼각형으로 이어 붙이면 가벼우면서도 튼튼한 골조가 만들어집니다. 철도교, 공장 지붕, 경기장 지붕에서 자주 봅니다.
주택에서는 지붕틀(Roof Truss)이 대표적입니다. 목재를 삼각형으로 짜서 넓은 지붕을 기둥 없이 받칩니다.

아치는 돌을 곡선으로 쌓아 위에서 누르는 힘을 양옆으로 흘려보내는 구조입니다. 모든 돌이 서로를 누르는 압축 상태가 되어 접착제 없이도 서 있습니다.
로마인이 수도교와 콜로세움에 아치를 썼고, 지금도 다리와 회랑에서 볼 수 있습니다. 아치가 양옆으로 밀어내는 힘을 받치는 기둥이나 벽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아치를 앞뒤로 쭉 이으면 터널 모양의 천장이 됩니다. 이것이 볼트(반원통형 궁륭)입니다. 두 개의 볼트가 직각으로 만나면 교차 볼트(Groin Vault)가 됩니다.
중세 성당의 높은 천장이 볼트입니다. 시각적으로 하늘을 향해 열린 공간을 만들었고, 지금은 콘크리트 셸 구조로 이어집니다.
아치를 중심축으로 회전시키면 돔이 됩니다. 기둥 없이 넓은 원형 공간을 덮을 수 있어 신전, 성당, 경기장에서 씁니다. 로마의 판테온 돔은 지름 43m로 1,800년 넘게 서 있습니다.
돔 꼭대기에 채광창(오큘러스)을 뚫으면 하늘에서 내려오는 빛이 실내를 채웁니다. 돔은 건축이 공간을 극적으로 연출하는 가장 오래된 방법 중 하나입니다.
기둥 없이 벽이 직접 하중을 받치는 구조입니다. 벽돌집, 돌집, 옛 목조 주택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벽이 곧 구조이므로 마음대로 뚫을 수 없습니다.
리모델링 때 “이 벽 철거 가능한가요?”의 답이 이것으로 갈립니다. 반대로 기둥과 보로 하중을 받는 라멘 구조에서는 벽이 칸막이일 뿐이라 자유롭게 철거할 수 있습니다.

건물은 위에서 누르는 힘만 받는 게 아닙니다. 바람과 지진은 옆에서 밀어 건물을 쓰러뜨리려 합니다. 전단벽은 이 수평력을 받아 땅으로 내려보내는 두꺼운 벽입니다.
고층 아파트의 엘리베이터 코어와 계단실 벽이 대표적인 전단벽입니다. 지진이 잦은 지역일수록 이 벽의 위치와 양이 안전을 좌우합니다.
오늘의 정리
건물은 위에서 압축과 인장이 하중을 받아 기둥, 벽, 기초로 내려보냅니다. 아치·볼트·돔은 압축의 예술이고, 캔틸레버와 트러스는 인장과 압축의 조합입니다. 옆에서 미는 힘은 전단벽이 버팁니다.
6회는 그 구조를 만드는 재료 용어를 다룹니다.
앞서 소개한 방을 어떻게 이을까 — 건축 공간 구성 영어 용어 10개 (프로그램·서큘레이션·아트리움·코트야드)도 함께 보시면 흐름이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