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세대가 바다를 본다, 플로리다 지그재그 아파트 MiMar

바닷가 아파트에서 조망은 곧 값이다. 높은 층, 바다 쪽 면은 비싸고 나머지는 싸다. 미국 플로리다 웨스트팜비치 다운타운에 계획된 25층 아파트 MiMar는 이 공식을 처음부터 부정한다. 설계를 맡은 CRA-Carlo Ratti Associati(카를로 라티 아소치아티)는 파사드를 지그재그로 꺾어 모든 세대가 대서양을 보게 했다. 그중 40%는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 세대다.

개발은 부동산 투자자 Jeff Greene이 맡았고, 플로리다의 ‘Live Local Act’가 근거다. 지역 주민을 위한 임대주택을 일정 비율 넣으면 층수와 용도 제한을 풀어주는 법이다. 그 대가로 임대 세대와 일반 분양 세대가 한 건물, 한 로비, 한 엘리베이터를 쓴다. 이름 Mi Mar는 스페인어로 ‘나의 바다’라는 뜻이다.

웨스트팜비치 다운타운 위로 솟은 MiMar 타워 조감 렌더링
렌더링 © CRA-Carlo Ratti Associati

누가 바다를 보느냐는 질문에서 시작했다

타워는 다운타운 한 블록, 바다에서 몇 블록 떨어진 자리에 선다. 조감 렌더링에서 보이듯 주변은 낮은 상업 건물과 중층 아파트가 대부분이라, 25층은 이 블록에서 단연 높다. 설계팀이 첫 질문으로 삼은 것은 형태가 아니라 ‘누가 조망을 갖느냐’였다. 바닷가 부동산에서 조망은 프리미엄 옵션으로 팔리는 게 보통이다. MiMar는 그 옵션을 모든 세대의 기본 사양으로 돌려놓는다.

Datura 소방서 위로 올라선 MiMar 타워 모퉁이 렌더링
렌더링 © CRA-Carlo Ratti Associati

옛 소방서 위에 올라선 타워

타워 발치에는 역사적 건물인 Datura Fire Station이 그대로 남는다. 옛 소방서의 정면은 Datura Street 쪽에 보존되고, 그 위로 새 타워가 올라선다. 1층에는 소방서 정면을 따라 상점이 들어서고, 주거 출입구는 반대편 South Dixie Highway 쪽에 낸다. 이 블록은 앞으로 스케일이 크게 바뀔 텐데, 소방서만은 거리의 기억으로 남겨두는 셈이다. 렌더링 속 테라코타 톤 외장은 발치의 옛 벽돌 건물과 색을 맞춘 것이다.

대서양 쪽으로 꺾인 MiMar 타워의 지그재그 발코니 파사드
렌더링 © CRA-Carlo Ratti Associati

지그재그 파사드가 모든 집을 동쪽으로 돌린다

핵심은 파사드의 꺾임이다. 세대 모듈을 한 번씩 동쪽, 그러니까 대서양 쪽으로 비스듬히 틀어 쌓았다. 한 번 꺾일 때마다 세대 하나가 바다를 향하고, 막힌 면과 열린 면이 번갈아 나오면서 옆집 발코니와의 거리가 벌어진다. 프라이버시와 조망을 한 번에 잡는 방법이다. 설계팀은 마이애미 아르데코 건축, 특히 그 건물들이 해안을 향해 몸을 트는 방식을 참고했다고 말한다. 다만 장식이 아니라 기하학으로 그 태도를 가져왔다. 멀리서 보면 타워는 수평선을 향해 얕게 방향을 튼 층들이 쌓인 모습이다.

옥상 수영장이 있는 MiMar 타워 포디움과 격자 파사드
렌더링 © CRA-Carlo Ratti Associati

위로 갈수록 발코니가 깊어진다

파사드는 높이에 따라 하는 일도 달라진다. 남부 플로리다의 강한 햇빛과 바람을 고려해, 발코니는 위층으로 갈수록 점점 깊어진다. 햇빛 노출이 심해지는 고층에서 깊은 발코니의 처마가 아래층에 그늘을 드리운다. 그래서 타워의 얼굴은 위로 올라갈수록 더 두툼하고 방어적으로 변한다. 깊이의 변화 하나로 실내와 바다 사이의 관계를 층마다 조절하는 셈이다. 격자처럼 보이는 파사드가 사실은 층마다 조금씩 다른 이유다.

MiMar 타워 포디움 테라스 수영장에서 본 바다 방향 조망
렌더링 © CRA-Carlo Ratti Associati

포디움 테라스에서 만나는 이웃

임대 세대와 일반 세대의 구분은 동선에서 사라진다. 같은 출입구, 같은 엘리베이터를 쓰고, 공용 시설은 조경을 깐 포디움 테라스에 모아뒀다. 옥상 수영장 옆에 앉으면 낮은 지붕들 너머로 바다가 보인다. 바다 조망이라는, 가장 쉽게 프리미엄 옵션이 되는 요소를 건물 전체가 나눠 갖는 구조다. 주거 복지와 시장 주택을 섞을 때 흔히 불거지는 ‘가난한 문(poor door)’ 논란을 설계 단계에서 지워버렸다.

South Dixie Highway 쪽에서 본 MiMar 타워와 옛 소방서 입면
렌더링 © CRA-Carlo Ratti Associati

목재와 콘크리트를 섞은 구조, 공장에서 만들어 온다

파사드 뒤의 구조는 매스팀버와 콘크리트를 섞은 하이브리드다. 플로리다가 최근 정비하고 있는 고층 목조 건축 기준에 맞춘 선택이다. 건물의 일부는 공장에서 미리 만들어 다운타운 현장에서 조립한다. 공사 기간과 주변 블록에 주는 불편이 줄고, 전부 콘크리트로 지을 때보다 내재 탄소도 낮아진다. 발코니를 파도처럼 밀어낸 Toronto Aqualuna가 형태로 바다를 말했다면, MiMar는 누가 그 바다를 볼 수 있느냐로 말한다. 같은 주거 문제를 다른 쪽에서 푼 샌프란시스코의 730 Stanyan과 나란히 읽어볼 만하다. CRA 쪽 책임 파트너는 Andrea Cassi, 프로젝트 매니저는 Rui Guan이다. 지금은 계획안 단계다.

ArchitectsCRA-Carlo Ratti Associati
Photos렌더링 © CRA-Carlo Ratti Associati
Category복합 주거 타워(임대 40% + 분양), 25층, 계획안
Country미국
Materials매스팀버·콘크리트 하이브리드 구조, 테라코타 톤 외장
LocationWest Palm Beach, 플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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