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트를 사면 평면은 그때 정해진다. 방을 하나 더 만들지 거실을 넓힐지는 분양 때 고르는 숙제였고, 입주한 뒤에는 바꾸기 어려웠다. GS건설이 이 고정 평면에 벽체 로봇으로 답을 내놨다. 11월 3일 공개한 가변형 주거 상품 무빙월이다.
‘OR’ 대신 ‘AND’, 벽이 움직이는 평면
무빙월은 이동식 벽체로 필요할 때 공간을 나누고, 트고 싶을 때는 벽을 옮겨 하나로 잇는다. 재택근무나 자녀 학습이 필요하면 독립된 방으로 쓰고, 가족이 모이면 벽을 밀어 넓은 거실이나 다이닝으로 쓰는 식이다. GS건설은 방과 거실 중 하나를 골라야 했던 ‘OR’ 방식에서 두 공간을 모두 쓰는 ‘AND’ 방식으로 선택의 개념을 넓힌 것이라고 설명한다.
유형은 네 가지다. 와이드 다이닝-알파룸 타입은 식사 공간과 업무·학습 공간을 상황에 따라 나눈다. 히든키친 타입은 필요할 때 주방을 가린다. 와이드 리빙-알파룸 타입은 넓은 거실과 독립된 알파룸을 번갈아 쓴다. 룸인룸 타입은 침실 안에 별도 공간을 만든다.
레일 없이 움직이는 벽의 기술
핵심 기술은 로봇 가구 전문기업 로보톰(ROVOTHOME)과 함께 만들었다. 로보톰은 GS건설 자회사 엑스플로인베스트먼트(XPLOR Investment)가 투자한 벤처기업이다. 무빙월은 별도의 주행 레일 없이 가구 본체를 수평으로 이동시키는 정밀 구동 제어 기술을 쓴다. 움직이는 동안 생기는 좌우 편차와 미세한 틀어짐은 실시간으로 감지해 보정한다.
집 안에서 쓰는 장치인 만큼 안전 기능도 넣었다. 저소음·저진동 구조에 장애물과 충돌을 감지하는 기능을 적용했고, 운영 데이터를 분석해 고장 가능성과 유지보수 시점을 예측하는 AI 관리 기술도 쓴다. 바닥에 레일을 깔지 않는다는 점은 평면 계획에서도 의미가 있다. 레일은 청소와 단차, 가구 배치를 제약하는 요소였다.
앱으로 벽과 조명을 함께 조절한다
사용자는 전용 앱으로 벽체 위치를 조절한다. 같은 앱에서 조명 밝기와 색온도, 보안·잠금 기능, 자동화 프리셋도 관리한다. 공간의 용도가 바뀌면 빛도 같이 바뀌어야 한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대목이다. 일반적으로 휴식 공간에는 2700~3000K의 따뜻한 빛이, 업무·학습 공간에는 4000K 이상의 흰 빛이 맞는다. 벽을 밀어 서재가 되는 순간 조명 프리셋이 함께 바뀐다면 가변 평면이 훨씬 설득력을 얻는다.
GS건설은 LG전자와 공동 개발 중인 ‘AI Home’과의 연동도 추진한다. 음성 명령 같은 제어 수단을 더하고, 장기적으로는 거주자의 생활 패턴을 분석해 공간 구성을 자동으로 바꾸는 기능까지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가변 평면의 관건은 반복 사용
남는 질문은 기술이 아니라 생활이다. 가변형 공간의 경쟁력은 이동 기술뿐 아니라 반복 사용에 따른 내구성, 유지보수 비용, 안전성에 달려 있다. 가구 배치와 가족 구성이 제각각인 실제 집에서 얼마나 편하게 작동하느냐가 상품 확산의 관건이다. 발표 내용으로는 어느 분양 단지에 언제 적용되는지, 가격은 어떤지 확인되지 않는다.
GS건설은 무빙월을 출발점으로 로보틱스와 AI를 결합한 가변형 주거 솔루션을 자이(Xi) 브랜드 상품으로 넓힐 계획이다. 앞서 소개한 〈GS건설, 스틸 모듈러 표준평면 20종 개발〉이 집을 공장에서 만드는 방식을 다뤘다면, 무빙월은 지은 뒤 집이 바뀌는 방식을 다룬다. 같은 날 의결된 〈다가구 3층에서 4층으로, 30년 묶인 빌라 면적 1,000m² 풀렸다〉 소식과 맞물려 주거 평면을 둘러싼 선택지가 한꺼번에 넓어지는 모양새다.
이 기사는 아래 원문 보도를 참고해 PHM ZINE이 새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사진과 자세한 내용은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 핀포인트뉴스 — GS건설, 레일 없는 로보틱스 무빙월 기술로 아파트 공간 바꾼다
출처 : 위클리한국주택경제신문 — ‘OR’ 대신 ‘AND’… GS건설, 자유롭게 공간 바꾸는 ‘무빙월’ 첫 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