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빌라 한 동에 지을 수 있는 면적과 층수를 30년 넘게 묶어 둔 건축 규제가 풀린다. 국토교통부는 11월 3일 국무회의에서 다세대·다가구주택의 면적 상한을 660m²에서 1,000m²로 올리고 다가구주택을 4층까지 허용하는 건축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11월 12일부터 시행된다.
지난 8월 13일 발표한 ‘주택 신속 공급 방안’의 후속 조치다. 발표가 시행령이라는 문서가 되어 문턱을 넘은 셈이다.
다가구 4층, 면적 상한 1,000m²
핵심은 두 숫자다. 다세대·다가구주택의 면적 제한은 660m²에서 1,000m²로 51.5% 늘어난다. 다가구주택은 3층 이하에서 4층 이하까지 지을 수 있게 된다. 층수 완화는 다가구주택에 해당한다.
그동안 이 두 유형은 용적률 같은 다른 기준을 다 충족해도 면적과 층수 제한에 막혀 땅을 제대로 쓰지 못했다. 국토부는 용적률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중·대규모 대지에서 증축과 재건축으로 주택 공급이 늘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면적과 층수가 풀려도 용적률 등 나머지 기준은 그대로 지켜야 한다. 대지 조건에 따라 실제로 더 지을 수 있는 규모가 달라지는 이유다.
일조권 사선 대신 5m 고정 이격
설계자에게 더 직접적으로 와닿는 대목은 일조권이다. 기존에는 건물 높이가 10m를 넘으면 정북 방향 일조를 확보하려고 상층부를 사선 형태로 깎아야 했다. 11월 12일부터는 높이 10m 초과 17m 이하 구간에 5m의 고정 이격 기준이 적용된다.
건물을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 계단 모양으로 만들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상층 세대의 평면이 반듯해지고 실내 공간을 더 쓸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건축설계의 자율성이 높아지고 주택의 사용 공간도 넓어져 주거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민공동시설을 지으면 용적률 완화
인센티브도 붙었다. 다세대주택에 주민공동시설을 설치하면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쳐 용적률을 완화받을 수 있다. 국토부는 이를 통해 획일적인 원룸·투룸 구조에서 벗어나 편의시설을 갖춘 다양한 형태의 일반 주택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이진철 국토부 건축정책관은 다세대·다가구주택이 도시팽창기에 신속한 주택 공급을 위해 도입됐지만 경직된 건축기준 탓에 달라진 개발 여건과 생활 양식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짚었다. 도심 내 대지 활용도를 높여 일반주택 공급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도 말했다.
앞서 소개한 〈서울 정비사업 4.8만 가구 멸실 예정, 전월세 시장의 변수〉처럼 정비사업으로 사라지는 주택이 늘어나는 시점에, 소규모 필지에서 지을 수 있는 규모를 키우는 이번 조치는 함께 볼 만한 변수다. 시행은 열흘도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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