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아파트 한 채를 갖고 있어도, 그 집에 실제로 사느냐 마느냐로 세금이 갈리게 됐다. 정부가 9월 1일 국무회의에서 확정한 2026년 세제개편안은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 기준을 ‘실거주’와 ‘비거주’로 나눠 각각 14억원과 12억원으로 다르게 매기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개편안에서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금액을 실거주자는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올리고, 비거주자는 기존 12억원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는 실거주 시 부부 각 9억원, 비거주 시 각 6억원의 공제를 받는다. 이번 개편안이 담긴 11개 세법개정안은 9월 3일까지 국회에 제출됐다.
세부담 상한 200%는 없던 일이 됐다
애초 정부 안팎에서는 종부세 세부담 상한을 현행 150%에서 200%로 올리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집값이 급등한 해에는 전년 대비 세금이 두 배까지 뛸 수 있다는 뜻이라,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반발이 컸다. 최종안은 이 상한선을 150%로 그대로 두는 쪽으로 정리됐다.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도 함께 손봤다. 계약기간과 납입한도, 일몰기한은 현행을 유지하되, 생산적금융 ISA는 최소 3년 이상만 채우면 납입 한도와 일몰기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청년형 ISA와 청년미래적금은 중복 가입도 허용된다.

실거주 갈아타기, 계산기 두드려볼 만하다
이번 개편으로 가장 뚜렷한 수혜자는 시세 14억원 안팎의 집 한 채에 실제로 거주하는 1주택자다. 종전 기준(12억원)이라면 종부세 과세 대상에 들었을 집이, 새 기준(14억원)에서는 공제 범위 안으로 들어온다. 반대로 같은 값의 집을 사두고 실제로는 다른 곳에 사는 소유자는 종전과 같은 12억원 공제만 받아, 세부담 차이가 뚜렷해진다.
실제로 이런 세제 변화는 매도 심리에도 곧바로 반영되곤 한다. 여의도 재건축 호가가 꺾였다 — 세금이 만든 매도 심리에서 다뤘듯, 다주택자 양도세 유예 종료 같은 세제 변수 하나가 특정 단지 호가를 통째로 흔든 사례는 이미 여러 번 확인됐다. 실거주·비거주를 가르는 이번 기준 역시, 갈아타기를 고민하는 1주택자들의 움직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개정안은 국회 심의를 거쳐 연말 본회의 처리가 목표다. 여야 협의 과정에서 공제 기준이나 세부담 상한이 다시 조정될 가능성도 남아 있어, 최종 확정까지는 지켜볼 대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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