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재건축 호가가 꺾였다 — 세금이 만든 매도 심리

재건축 아파트를 가진 사람이라면 요즘 계산기를 두드리는 일이 잦아졌다. 세금 때문이다. 8월 3일 발표된 정부의 세제개편안 이후 강남권에 이어 여의도에서도 기존 호가보다 낮춘 매물이 하나둘 나오고 있다. 값을 낮춰서라도 지금 팔아야 한다는 계산이 서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여의도 아파트 밀집 지역 스카이라인
이미지: Wikimedia Commons, ‘Yeouido Skyline seen Yongsan Station 2023’ ⓒ Ox1997cow (CC BY-SA 3.0)

호가, 얼마나 내려왔나

영등포구 여의도동 재건축 단지 곳곳에서 실제로 가격을 낮춘 매물이 등장하고 있다. 시범아파트 전용 156㎡는 현재 40억 원에 나와 있다. 올해 5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급매장이 열렸을 때도 41억 원에 거래됐던 걸 감안하면, 최근의 호가 조정이 눈에 띄는 셈이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시범아파트 단지에서만 4~5건의 매물이 새로 나왔다.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때문에 원래 매물이 쏟아지기 쉬운 구조는 아니지만, 기존 호가보다 1억~2억 원 낮춘 가격으로 나오는 경우가 늘었다는 게 현지 반응이다.

고령층 소유자 비중이 높다는 점도 매물 증가의 배경으로 꼽힌다. 시범아파트는 이주까지 아직 2년 정도 남았는데, 이주비 조달과 시간적 부담 때문에 미리 팔고 나가려는 고령층 수요가 원래도 있었다. 큰 평형일수록 고령층 소유 비율이 높고, 고가 주택일수록 세 부담이 커지는 구조라 이 흐름은 내년 이후 더 짙어질 가능성이 있다.

장기보유특별공제, 그리고 조합원 지위

매도 심리를 밀어붙이는 건 두 가지다. 하나는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양도차익 공제 한도가 새로 생겨 2028년에는 20억 원, 2029년부터는 10억 원까지만 공제받을 수 있다. 오래 보유해 양도차익이 큰 재건축 단지일수록 세 부담이 커진다는 뜻이다. 여의도에서는 양도차익이 30억 원을 넘는 경우도 드물지 않은데, 공제 한도가 10억 원으로 묶이면 세액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

다른 하나는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이다.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사업장은 조합설립인가 이후에는 10년 보유·5년 거주 요건을 채운 1세대 1주택자가 아니면 조합원 지위를 넘기기 어려워진다. 여의도 삼부아파트와 수정아파트는 오는 9월 조합설립인가가 예상돼, 그 전에 서둘러 처분하려는 매도자들이 나타나고 있다. 삼부아파트 전용 135㎡는 36억 원에 매물이 나와 있는데, 지난 5월 38억9000만 원에 거래된 것보다 낮은 수준이다. 수정아파트 전용 74㎡도 기존 25억9000만 원이던 매물이 최근 24억5000만 원까지 호가를 낮췄다.

매물은 느는데, 폭락은 아니다

수치로도 확인된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영등포구 여의도동 아파트 매물은 732건으로, 세제개편안이 발표된 지난 3일 621건보다 약 17.9% 늘었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아파트 매물이 약 9.5%, 강남구가 약 13.4%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여의도의 증가 폭이 두드러진다.

다만 전문가들은 급격한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게 본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준상급지로 통하는 목동이나 여의도 재건축 단지의 호가가 일부 조정될 수는 있지만, 고분양가를 고려하면 장기간 가격 하락이 이어지긴 어렵다고 말한다.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이 걸려 있는 이상 매물이 앞으로도 급증하긴 어렵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기사는 아래 원문 보도를 참고해 PHM ZINE이 새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사진과 자세한 내용은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 서울경제 — 강남 다음은 여의도…시범 156㎡ 호가 40억까지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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