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은 늘 기초에서 시작해 위로 올라간다. 목수든 로봇이든 그 순서를 거스른 적은 없었다. Foster + Partners가 최근 유럽에서 따낸 연구비는 바로 이 상식을 뒤집는 데 쓰인다. 맨 위층을 땅에서 먼저 조립한 뒤, 통째로 들어 올려 그 밑에 다음 층을 끼워 넣는 로봇 건설법이다.
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SWIFT-Build, '목조 건물을 위한 군집 기반 역전 제작(Swarm-based Inverted Fabrication for Timber Buildings)'의 줄임말이다. 유럽혁신위원회(European Innovation Council)의 패스파인더(Pathfinder) 펀딩 프로그램에서 400만 유로(3년) 규모 연구비를 받았다. Foster + Partners는 이 컨소시엄에서 유일한 산업 파트너로 참여하고, 나머지는 브리스톨대학교(University of Bristol)·남덴마크대학교(University of Southern Denmark)·뮌헨공과대학교(Technical University of Munich)·피사대학교(University of Pisa)·델프트공과대학교(Delft University of Technology)·버밍엄대학교(University of Birmingham)·루트비히막시밀리안대학교(Ludwig Maximilian University of Munich) 등 유럽 7개 대학이 맡는다.
로봇 군집이 짓고, 드론이 지켜본다
공정은 이렇다. 지상에 배치된 로봇 조립체와 리프팅 장치가 먼저 건물의 맨 위층을 짜 맞춘다. 그다음 그 층 전체를 들어 올려 아래에 빈 공간을 만들고, 그 자리에 다음 층을 새로 조립한다. 이 과정을 층수만큼 반복하면 건물이 완성된다. 지상의 로봇들이 층을 쌓아 올리는 동안, 드론은 공중에서 시공 상태를 계속 모니터링하며 문제가 생기면 곧바로 알린다.
Foster + Partners는 "로봇들은 정보를 끊임없이 공유해, 사람의 지속적인 개입 없이도 스스로 판단하고 안전하게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Foster + Partners의 수석 파트너 아이린 갈루(Irene Gallou)는 "최첨단 로보틱스와 통합 AI 도구를 결합한 SWIFT-Build의 역전 시공법은 다양한 규모와 용도에 맞춰 조정할 수 있어 활용 범위가 넓다"며 "목조 모듈러 시공에 초점을 맞춘 것 자체가 순환성과 유연성을 핵심에 둔 지속가능성 의제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목표는 해체 가능한 목조 파빌리온
이번 연구의 결과물은 실험실 도면에 그치지 않는다. 자율 로봇이 목조 파빌리온을 실제로 짓는 실물 크기 시연이 예정돼 있고, 이 파빌리온은 처음부터 다시 분해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짓는 방식뿐 아니라 다 쓴 뒤 되돌리는 방식까지, 순환을 전제로 설계에 들어가는 셈이다.
세계 최대 설계사무소 중 하나인 Foster + Partners가 이런 실험적 연구에 뛰어든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로봇·드론을 활용한 시공 자동화는 이미 여러 스튜디오가 실험 중이지만, 대형 건축사무소가 대학 컨소시엄을 이끌며 '위에서 아래로 짓는' 방식 자체를 실증하겠다고 나선 사례는 드물다. 목조·모듈러·자동화라는 세 갈래 흐름이 한 프로젝트 안에서 만난 결과이기도 하다.

이 기사는 아래 원문 보도를 참고해 PHM ZINE이 새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사진과 자세한 내용은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 Dezeen — Foster + Partners unveils plans for robot construction projec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