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봇에 자료를 검색시키고 이미지 하나 뽑아보는 것과, AI로 설계 프로세스 자체를 바꾸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대한건축사협회 회원들에게 물었더니 지금 서 있는 자리와 가고 싶은 자리 사이의 거리가 꽤 또렷하게 드러났다.
협회 AI위원회(위원장 김용식 건축사)는 지난 7월 22일부터 29일까지 정회원 1만6,750명을 대상으로 'AI 교육 현황 및 수요조사'를 진행했다. 763명이 응답해 응답률은 4.6%였지만, 서울·경기가 응답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면서도 전국 17개 시도건축사회에서 고르게 답이 들어왔다. 보고서는 AI위원회 교육분과 허선미 건축사(아르키비아 건축사사무소)가 작성했다.
92.3%가 배우고 싶다는데, 지금은 검색·요약 수준
AI 교육에 대한 관심도는 '매우 높음' 63.2%, '높음' 29.1%로 합쳐 92.3%. 협회 교육에 참여하겠다는 응답도 92.3%로 똑같이 나왔다. 17개 시·도 전부에서 고관심 비율이 80%를 넘어, 지역 편차 없이 전국에서 수요가 형성돼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실제로 쓰는 도구를 물으니 그림이 달라진다. 구글 제미나이(Gemini)가 74.2%로 가장 많이 쓰이고, 챗GPT(ChatGPT) 67.1%, 클로드(Claude) 17.7%가 뒤를 잇는다. 반면 미드저니(Midjourney)나 코파일럿(Copilot) 같은 전문 도구의 사용률은 5%를 밑돈다. 활용 분야도 자료 검색·요약(62.3%)과 이미지 생성(55.2%)에 몰려 있다. 정작 설계 업무의 핵심인 렌더링·3D 시각화는 24.2%, 데이터 분석은 22.7%, 코딩·업무 자동화는 6.4%에 그쳤다. AI를 아예 안 쓴다는 응답도 11.1%였다.
희망 교육 주제를 물었을 때는 순서가 뒤집힌다. 1위는 'AI 기반 설계 프로세스'로 81.3%가 꼽았다. 이미지·렌더링 AI(70.9%), 법규·규제 검토 AI(64.5%), 생성형 AI 업무 활용(62.6%)이 이어졌다. 자유기술 응답 543건 중에서도 '설계·도면 활용'이 185건으로 압도적 1위였다. 지금 쓰는 수준과 배우고 싶은 수준의 격차, 그 자체가 이번 조사가 드러낸 가장 뚜렷한 그림이다.
참여를 가르는 건 결국 '인정시수'
교육이 실제로 열렸을 때 참여를 좌우할 변수는 따로 있었다. 건축사법 제30조의2에 따른 실무교육 인정시수 부여가 '반드시 필요' 36.8%, '필요' 46.5%로 83.4%가 인정시수 연계를 원한다고 답했다. 특히 '반드시 필요'라고 답한 이들의 73.7%가 '매우 적극 참여' 의사도 함께 밝혀, 가장 열심히 배우려는 사람일수록 인정시수를 참여의 전제조건으로 여긴다는 게 확인됐다.
교육 형식은 온라인 실시간(48.8%)과 혼합형(30.9%)을 합쳐 79.7%가 비대면·혼합 방식을 원했고, 오프라인 집합 교육은 13.0%에 그쳤다. 지역에서 서울까지 오가지 않고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72건 나왔다. 규모는 10~20명 소그룹(37.6%)과 21~50명 중규모(32.0%)를 합쳐 중소규모 선호가 69.6%, 기간은 1주~1개월 중기(44.0%)와 1~2일 단기(33.3%)를 합쳐 중단기 선호가 77.3%였다.
협회 AI위원회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도구 사용법 나열이 아니라, 기획·계획·법규검토·시각화·문서화로 이어지는 실무 흐름을 따라가는 교육을 준비 중이다. AI 입문·설계 실무 활용·AI 심화 및 자동화 세 트랙으로 나누고, 이론과 시연은 온라인으로, 실습은 시·도건축사회 거점에서 소그룹으로 진행하는 이원화 모델이 검토되고 있다. 인정시수 부여 절차도 교육 기획 단계부터 병행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이 기사는 아래 원문 보도를 참고해 PHM ZINE이 새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사진과 자세한 내용은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 건축사신문 — 건축사 10명 중 9명 “AI 교육 원한다”…희망 1순위는 ‘AI 기반 설계 프로세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