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tnam Da Nang의 어느 좁은 골목, 폭이 넉넉지 않은 대지 위에 두 채의 집이 나란히 들어섰다. 하나는 부모 세대를 위한 집, 다른 하나는 딸 세대를 위한 집이다. 건축사무소 Live Out Studio는 이 두 집을 완전히 떼어놓지도, 하나로 합치지도 않고 좁은 중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어 붙였다.
프로젝트 이름은 Terracotta Breath, 우리말로 옮기면 “숨 쉬는 테라코타” 정도가 될까. 이름값을 하듯 벽돌 하나하나에 구멍을 내 바람이 드나들게 했고, 벽과 지붕, 바닥 포장까지 온통 붉은 흙빛으로 통일했다. 세대는 나뉘어도 재료는 하나로 이어지는 셈이다.

두 세대, 하나의 흙빛
Live Out Studio 공동대표 Van Tan Quyen Le는 이 집을 단순히 비바람을 막아주는 공간이 아니라 빛과 공기, 그리고 지역 재료의 온기를 통해 조용히, 끊임없이 숨 쉬는 집으로 그렸다고 말한다.
천공 벽돌 파사드부터 점토 마감 벽, 욕실 타일, 계단실 마감까지 전부 붉은 갈색 계열로 맞춰져 있다.
재료를 하나로 통일한 것만으로도 집 전체가 마치 땅에서 자라난 듯한 인상을 준다.
골목을 걷다 이 집 앞에 서면 색이 주는 통일감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좁은 부지, 두 집을 가르는 중정
대지가 넉넉하지 않다 보니 두 집을 어떻게 나눌지가 가장 큰 숙제였을 것이다.
Live Out Studio는 부모 세대와 딸 세대 사이에 좁은 중정을 끼워 넣어 물리적으로는 나누되 시선과 바람은 통하게 만들었다.
이 중정은 채광과 환기를 동시에 해결하는 장치이자, 두 세대가 서로의 생활을 지나치게 침범하지 않도록 거리를 두는 완충지대이기도 하다.
Le는 이 배치를 두고 각 집의 생활 방식과 풍수까지 고려해야 했던 “섬세한 퍼즐”이었다고 표현한다.

테라코타 하나로 통일한 재료 팔레트
이 집의 재료 구성은 처음부터 하나의 흐름으로 계획됐다.
점토 톤 골함석 지붕, 손으로 쌓은 벽돌 파사드, 대나무 차양, 점토 마감 벽, 벽돌로 깐 정원 포장까지 모두 같은 색 계열로 엮여 있다.
마치 흙빛 카펫이 실내에서 실외로 끊김 없이 이어지는 느낌이랄까.
이런 재료의 연속성 덕분에 집이 주변 대지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듯 보인다.

접이식 창으로 중정과 이어지는 실내
각 집의 1층은 거실과 주방, 다이닝이 하나로 이어진 공간으로 구성됐다.
이 공간은 중정을 향해 낸 접이식 목재 창호를 통해 바깥과 곧장 연결된다.
창을 열어두면 중정의 바람과 빛이 그대로 실내로 밀려 들어온다.
창 아래 붙박이 벤치까지 놓아, 창가에 걸터앉아 중정을 바라보는 자리도 마련해뒀다.

두 개의 계단, 두 가지 표정
각 집에는 성격이 다른 계단이 두 개씩 놓여 있다.
앞쪽 계단은 목재와 점토 플라스터로 마감해 손님을 맞는 얼굴 역할을 하고, 뒤쪽 계단은 접어 만든 스틸에 페인트를 입혀 좀 더 실용적인 인상을 준다.
같은 집 안에서도 계단 하나로 분위기가 이렇게 갈릴 수 있다는 게 흥미롭다.
두 계단 모두 1층의 생활 공간과 2층 사적 공간을 자연스럽게 이어준다.

대나무 차양 아래, 부모 세대의 입구
부모 세대 집의 거실은 대나무로 짠 차양이 드리운 마당 쪽 입구로 열린다.
대나무 차양은 뜨거운 햇빛을 걸러주면서도 바람은 그대로 통과시킨다.
마당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그늘과 바람이 동시에 손님을 맞는 셈이다.
소박한 자연 재료 하나가 입구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는다.

붙박이 벤치에 걸터앉아 바라보는 중정
딸 세대 집의 거실은 중정을 정면으로 마주하도록 배치됐다.
접이식 목재 창호 아래 놓인 붙박이 벤치는 중정을 내다보는 가장 좋은 자리다.
창을 열어두면 거실과 중정의 경계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가족 각자의 방식으로 같은 중정을 나눠 쓰는 구조인 셈이다.

구멍 뚫린 벽돌이 만드는 이중 스킨
부모 세대 집 2층에는 제사를 지내는 공간이 있는데, 이 공간의 파사드는 천공 벽돌이 이중 스킨을 이루도록 설계됐다.
Live Out Studio 공동대표 Thi Anh Nguyet Tran은 이 벽돌 파사드를 프로젝트의 “시그니처 장면”이라 부른다.
벽돌 사이 구멍으로 빛과 바람이 하루 종일 조금씩 다른 패턴을 그리며 드나든다.
지역 재료와 손기술만으로 살아 숨 쉬는 건축을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자리다.

벽돌과 유리 사이, 숨 쉬는 발코니
천공 벽돌 파사드와 슬라이딩 유리창 사이에는 작은 발코니가 끼어 있다.
이 좁은 틈이 실내와 외부 사이에서 자연 환기를 조절하는 완충 공간 역할을 한다.
여닫을 수 있는 요소들 덕분에 건축이 시시각각 바뀌는 날씨와 햇빛에 반응할 수 있게 됐다.
작고 소박해 보이지만 이 집의 환경 대응 방식을 압축해서 보여주는 디테일이다.

위층은 조용히, 나무 바닥과 옅은 플라스터
2층 침실들은 1층의 짙은 테라코타 톤과 달리 옅은 플라스터로 마감해 한결 차분한 분위기를 낸다.
욕실과 주방에는 작은 테라코타 타일을 써서 전체 팔레트와의 연결 고리를 남겨뒀다.
바닥재도 층마다 다르게 써서, 1층은 옅은 톤의 타일, 2층은 원목 마루로 마감했다.
위아래 층의 재료 온도차가 생활 공간의 성격 차이를 은근히 드러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