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금이 드디어 집을 열었다. 데뷔 44년, 2010년 '시크릿가든'에서 현빈의 어머니 문분홍 여사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2013년 '상속자들'까지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배우다. 그런 그가 SBS '미운 우리 새끼'에 새 멤버로 합류하며 자신의 공간을 처음 공개했다. 초대받은 건 탁재훈, 허경환, 최진혁. 이들이 놀란 건 집의 규모가 아니라 그 안에 쌓인 옷의 부피였다.
거실 벽에는 손흥민의 친필 사인이 담긴 토트넘 유니폼이 걸려 있고, 주차장에는 생일 선물로 받았다는 그랜저가 서 있었다. 그런데 이 집을 한 바퀴 돌고 나면 정말 눈에 남는 건 화려한 소품이 아니라 방 세 개를 잠식한 옷의 양이었다. 드레스룸이 두 개나 있는데도, 그것으로도 모자라 옷은 그 옆방까지 번져 있었다.

쨍한 컬러는 배경이 조용해야 산다
거실은 색의 홍수다. 퍼플 톤 튜프티드 소파가 중심을 잡고 그 옆엔 핑크 라운드 체어, 맞은편엔 패턴 원단의 오렌지 소파가 자리했다. 벽엔 만화 캐릭터를 그린 팝아트 한 점이 걸렸고, 구석엔 짙은 우드톤 앤티크 화장대와 거울이 자리를 지킨다. 컬러와 패턴을 이렇게 겹겹이 쓰는 맥시멀 스타일이 산만해지지 않으려면 기준이 하나는 있어야 하는데, 보통 바닥과 벽 같은 배경을 무채색으로 고정해두는 쪽이 정석이다.
이 집은 그 기준을 정확히 지켰다. 바닥은 우드, 벽은 화이트에 가까운 톤으로 비워두고 색은 전부 가구와 소품에만 몰아줬다. 그래서 퍼플과 오렌지, 핑크가 한 공간에 있어도 산만하기보다는 취향으로 읽힌다. 다만 패턴의 밀도까진 조율되지 못했다. 오렌지 소파의 잔잔한 프린트와 팝아트 그림의 굵은 선, 러그의 또 다른 패턴이 한 프레임에 다 들어오면서 시선이 어디부터 앉아야 할지 헤매게 된다.
패턴 있는 요소를 하나만 남기고 나머지를 단색으로 정리하면, 지금의 컬러감은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훨씬 정돈된 인상을 줄 수 있다. 예컨대 오렌지 소파만 단색 벨벳으로 바꿔도 팝아트 그림 한 점이 지금보다 또렷하게 산다.


정리의 기준은 색이 아니라 접근 빈도
신발장은 화이트 오픈 셀빙으로 벽 한 면을 채웠고, 그 옆엔 가방이 한 줄로 늘어섰다. 색과 굽 높이별로 구역이 나뉘어 있어 언뜻 보면 편집숍 진열대 같다. 이런 오픈 수납은 매일 무엇을 신을지 한눈에 훑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접근성은 최고지만, 먼지와 자외선에 그대로 노출된다는 약점이 있다.
특히 스웨이드나 새틴 소재는 색이 쉽게 바래고, 가죽 가방은 마감이 갈라지기 쉽다. 자주 손이 가는 시즌 아이템만 오픈 선반에 걸어두고 나머지는 유리 도어가 달린 캐비닛이나 부직포 커버로 옮기는 식으로 이원화하면, 지금의 진열 효과는 살리면서 관리 부담은 줄일 수 있다. 습도가 높은 계절엔 제습제나 소형 제습기 하나만 들여도 가죽류의 수명이 눈에 띄게 달라진다.

필요한 건 세 번째 방이 아니라 순환의 규칙
드레스룸은 이미 두 개다. 그런데도 옷은 그 옆방까지 넘쳐 랙에 걸리고, 커버를 씌운 채 통로에 쌓였다. 정리가 안 된 건 아니다. 실제로 선반과 행거 구획은 꼼꼼하게 나뉘어 있다. 그보다는 들어오는 옷의 속도를 내보내는 속도가 못 따라가고 있다고 보는 편이 맞을 것이다.
드레스룸을 하나 더 늘리는 방향으로는 이 문제가 안 풀린다. 공간은 늘어난 만큼 다시 채워지기 마련이라서다. 오히려 필요한 건 계절이 두 번 바뀌도록 안 입은 옷을 그때그때 덜어내는 '1 in 1 out' 같은 순환 규칙이다. '시크릿가든'과 '상속자들' 촬영 당시 입었던 의상처럼 기록으로서 가치가 있는 옷은 따로 압축 보관하고, 나머지는 정기적으로 기증이나 위탁 판매로 순환시키면 지금의 수납력만으로도 충분히 감당된다.

사인 유니폼은 액자 안에 있어야 오래 산다
거실 벽엔 손흥민의 친필 사인이 담긴 토트넘 유니폼이 액자 없이 그대로 걸려 있다. 토트넘 시절 직접 받았다는 이 유니폼은 손님들이 가장 먼저 알아보고 반가워한 소품이었다. 다만 스포츠 메모라빌리아는 원단이라 자외선과 습기에 특히 약하다. 직사광선을 오래 받으면 사인 잉크가 먼저 바래고, 원단 색도 따라 탁해진다.
이런 소장품은 UV 차단 아크릴이 들어간 섀도박스 액자에 넣어 걸어두는 게 정석이다. 액자 안에 넣는다고 지금의 캐주얼한 전시 느낌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등번호와 사인이 액자 틀 안에서 더 또렷하게 부각되면서, 지금처럼 벽에 고정해둔 것보다 훨씬 소장품다운 무게감을 갖게 된다.






소유자: 박준금(배우)
위치: 비공개
특징: 드레스룸 2개, 대형 거실을 갖춘 자택(침실·욕실 수는 미공개)
출처: SBS '미운 우리 새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