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현장에 가면 예전보다 사람이 줄었다는 말이 나온다. 착시가 아니다. 벽체와 배관을 공장에서 미리 만들어 현장에선 조립만 하는 모듈러 공법이 늘면서, 실제로 현장에 필요한 인력 구성 자체가 바뀌고 있다.
경기도 시흥시의 한 공공주택 건설현장에는 철골 모듈러 공법이 적용될 예정이다.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모듈을 현장으로 운송한 뒤 크레인으로 들어 올려 조립하는 방식으로, 철근을 엮고 거푸집을 세운 뒤 콘크리트를 붓는 기존 공법과 달리 현장 작업량이 크게 줄어든다. 현장 관계자는 “모듈러 공법을 적용하면 현장에서 직접 해야 하는 작업이 줄어드는 만큼 필요한 인력도 기존 공법과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숙련공 부족 문제에도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건설사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공장에서 80%를 끝낸다
모듈러 공법에서 가장 앞서 있는 곳은 GS건설이다. 자회사 자이가이스트를 통해 충남 당진에 목조 모듈러 주택 생산공장을 운영한다. 패널 재단부터 단열재 부착까지 주요 공정을 공장에서 진행한 뒤 모듈을 현장으로 운송해 조립하는 방식이다. 일부 제품은 공장에서 전체 공정의 80%가량을 끝내고, 현장에서는 모듈을 결합하는 작업만 남긴다.

정부도 뒤를 받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발표한 주택공급 확대방안에서 2027년부터 2030년까지 공공기관의 모듈러 공공주택 발주를 2만 가구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숙련공 부족과 건설업 고령화가 겹치면서, 생산성을 끌어올릴 방법으로 모듈러 공법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이 정책의 구체적인 재정 지원 규모와 건설사별 기술 경쟁은 따로 소개한 바 있다.
문제는 가뜩이나 부족한 건설 일자리가 오히려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현장에서 이뤄지던 철근·콘크리트·마감 작업이 공장으로 옮겨가거나 자동화되면서, 같은 규모의 공사라도 현장에 필요한 인력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고 해도, 그게 곧바로 건설 일자리 증가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스마트건설이 현장 인력을 무조건 줄이는 것이라기보다 현장에서 담당하던 업무가 공장이나 기술 분야로 이동하는 측면도 있다”며 “현장 인력의 숙련도를 새로운 기술과 연결할 수 있는 교육과 인력 전환 체계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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