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 뿌리로 조명을 키웠다, MushLume의 균사체 소재

천장에 매달린 조명 갓이 사실은 살아있는 버섯 균사체, 마이셀리움으로 키운 것이라면 믿을 수 있을까. 뉴욕의 디자인 스튜디오 MushLume은 대마 부산물과 마이셀리움을 배양해 조명과 흡음패널을 만든다. 플라스틱이나 세라믹 대신 살아있는 유기체를 재료로 쓴다는 발상 자체가 낯설지만, 이미 상업 공간에 시공된 사례가 여럿이다.

마이셀리움 조명 갓이 매달린 사무공간 천장, MushLume 작품
사진: Rob Frost, Chance Productions(designboom)

MushLume을 만든 디자이너 Danielle Trofe는 2011년 수경재배 분야에서 일하다 한 재료 라이브러리에서 마이셀리움과 대마로 키운 소재를 처음 발견했다. 굳어진 재료를 깎고 붙여 형태를 만드는 방식이 아니라, 살아있는 유기체와 함께 사물을 키운다는 개념 자체가 그의 디자인 방향을 바꿔놓았다. 이후 10여 년간 이어온 실험은 최근 뉴욕시경제개발공사(NYCEDC)가 브루클린 선셋파크(Sunset Park)에 복원해 개방한 워크스페이스 ‘MADE: Bush Terminal’ 안에 전용 생산시설을 여는 것으로 새 국면을 맞았다.

마이셀리움과 대마 부산물로 빚은 조명 갓

제작 방식은 화학보다 배양에 가깝다. 농업·섬유 부산물로 나온 대마 찌꺼기를 업사이클링해 마이셀리움과 섞고, 이 혼합물을 반구형 성형틀에 채운다. 이후 습도와 온도, 빛을 조절해 균사체가 스스로 자라도록 두는데, 대부분의 조명 갓은 7~10일이면 완성된다. 손으로 깎아 만드는 공정이 아니라 조건을 만들어주고 기다리는 공정인 셈이다.

대마 부산물과 마이셀리움을 채운 성형틀
사진: MushLume 제공(designboom)

화재 등급까지 통과한 친환경 자재

살아있는 유기체로 만든 소재라고 성능이 떨어지는 건 아니다. MushLume의 조명은 별도의 화학 난연제를 쓰지 않고도 마이셀리움 고유의 방염 특성만으로 상업용 조명에 요구되는 Class A 화재 등급을 통과했다. 다공질 섬유 구조는 소리를 흡수하는 성질도 갖고 있어, 하나의 조명이 빛과 흡음을 동시에 처리하는 ‘어쿠스틱 라이팅 시스템’으로 확장됐다.

수명이 다하면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점도 강점이다. 퇴비화가 가능하고 유해물질을 배출하지 않으며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량도 낮다. Trofe는 건강한 재료, 낮은 탄소발자국을 원하지 않는 건축가나 디자이너는 없다며, 이런 바이오소재가 상업적으로 자리 잡으려면 투자와 사양 채택이 더 필요하다고 말한다.

실험실에서 상업 생산기지로

균사체가 자라는 성형틀이 놓인 MushLume의 배양 선반
사진: MushLume 제공(designboom)

지금까지는 실험실 수준의 소량 생산에 가까웠다면, 이번 Bush Terminal 입주로 디자인·배양·생산을 한 지붕 아래 모으면서 본격적인 상업 생산 체제로 넘어간다. 건축가와 디자이너, 고객이 직접 제작 과정을 볼 수 있는 공개형 공간을 택했고, 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바이오소재 워크숍도 함께 연다. 미국 부동산 투자사 Starwood Capital Group이 발주한 실내 공간에도 이미 이 조명이 설치됐다.

국내에서도 재활용 소재를 전면에 내세운 제품이 하나둘 나오는 중이다. 재활용 소재를 60% 담은 사무용 의자 TNK500 Aurea나, 자투리를 다시 자재로 되돌린 LX하우시스 HIMACS 친환경자재 시리즈가 그 예다. 마이셀리움처럼 살아있는 유기체를 직접 키워 만드는 자재는 아직 국내에서 낯설지만, 저탄소·헬시빌딩 수요가 커지는 흐름을 보면 다음 순서로 등장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 기사는 아래 원문 보도를 참고해 PHM ZINE이 새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사진과 자세한 내용은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 designboom — mushlume co-creates with living organisms to grow design objects at MADE: bush termi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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