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돌담을 따라 서울특별시의회 쪽으로 걷다 보면 낮게 엎드린 콘크리트 지붕 하나가 눈에 걸린다. 처마 밑에 큼직하게 새겨진 ‘ARCHITECTURE’라는 글자, 그 아래로 이어지는 지하 전시장. 옛 국세청 별관이 헐린 자리에 들어선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이다. 이 건물이 내일(9월 15일)부터 10월 11일까지 한 달 가까이 서울에서 가장 붐비는 건축 행사장이 된다. 제18회 서울건축문화제가 이곳에서 막을 올린다.
익숙한 서울에서 발견한 건축
올해 주제는 ‘Assembling Seoul : 서울의 발견’이다. 국형걸과 신경섭 두 감독이 이끄는 주제전 ‘서울의 발견’은 매일 지나치면서도 눈여겨보지 않았던 서울의 풍경과 건축을 다시 들여다보자는 취지로 꾸려졌다. 전시장 자체도 그 주제와 맞닿아 있다. Terminal 7 Architects의 K-Chan Zoh가 설계한 이 건물은 세종대로 역사문화공간 설계공모를 거쳐 2018년 완공됐는데, 덕수궁 돌담의 높이를 그대로 이어받은 지붕이 옥상 광장 ‘서울마루’로 연결되는 구조다. 국세청 별관과 시민청, 덕수궁 지하보도가 저마다 다른 높이로 얽혀 있던 자리를 하나의 지하 전시관으로 풀어낸 셈이다.
세종에서도 비슷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건축공간연구원은 2027년 세종에 국내 최초의 도시건축 전문관을 열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서울은 이미 2018년부터 도심 한복판에 전용 전시관을 운영해온 셈이다. 그 경험치가 이번 문화제의 프로그램 구성에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서울시 건축상부터 대학생 공모전까지
전시장 안쪽에는 제44회 서울특별시 건축상 수상작 기획전이 마련된다. 완공부문과 함께 올해 처음 신설된 학생 아이디어 부문 수상작도 나란히 걸린다. 한 해 전인 제43회 대상 수상작을 따로 조명하는 특별전도 함께 열려, 두 회차에 걸친 서울시 건축상의 흐름을 한자리에서 짚어볼 수 있다.
학생 무대도 넓다. 제15회 대학생건축과연합회(UAUS) 연계전시와 2025 대학생 도시건축 아이디어 공모전시가 나란히 자리한다. ‘서울, 건축산책’ 전시와 지난 6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UIA 2026 세계건축대회 서울 홍보관에서 선보였던 전시도 함께 걸려, 국제 무대에서 소개했던 서울의 모습을 국내 관람객에게 다시 펼쳐 보인다.

시민과 함께 채우는 한 달
전시만큼 무게를 둔 건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다. 건축문화포럼, 건축가와의 만남, SAF x YAFK 컨퍼런스파티, 오픈클래스, 오픈오피스, 건축문화투어, 서울도시건축학교, AI 건축강좌까지 여덟 갈래 프로그램이 한 달 동안 돌아간다. 건축가의 설계실을 직접 들여다보는 오픈오피스나, 건축가와 마주 앉아 질문을 던지는 ‘건축가와의 만남’처럼 문턱을 낮춘 구성이 눈에 띈다.
신설된 학생 아이디어 부문은 이런 문턱 낮추기의 연장선이다. 완공작 위주였던 기존 건축상 체계에 아이디어 단계의 청년 건축인을 끌어들인 셈이다. 행사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포럼과 강좌 등 참여형 프로그램은 서울건축문화포털과 공식 인스타그램(@saf.kr)을 통해 신청받는다.
이 기사는 아래 원문 보도를 참고해 PHM ZINE이 새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사진과 자세한 내용은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