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보러 다니다 보면 예산선이 자꾸 뒤로 밀린다. 서울 집값이 오르는 속도가 예산보다 빠르기 때문이다. 처음엔 마포를 봤다가, 다음엔 노원으로, 결국 성북까지 내려오는 식이다. 대출 한도는 줄었는데 전셋값은 오르고, 그 사이 ‘차선책’으로 택한 동네의 아파트값이 먼저 뛰어버린다.
1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둘째 주(14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0.16% 올랐다. 84주 연속 상승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세운 역대 최장 기록(85주)까지 이제 단 1주 남았다. 다만 상승폭 자체는 전주(0.20%)보다 줄었다.

성북·도봉·중랑이 밀어 올린 집값
이번 주 오름폭을 키운 건 강남이 아니라 외곽이다. 동대문구는 0.34%에서 0.36%로, 도봉구는 0.43%에서 0.47%로, 중랑구는 0.40%에서 0.51%로 상승률이 더 커졌다. 25개 자치구 가운데 올해 누적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성북구, 14.01%다. 서대문(11.45%)·강서(11.35%)·구로(11.32%)·관악(10.80%)·노원(10.73%)·동대문(10.59%)·중구(10.45%)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넘겼다.
이유는 단순하다. 대출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한 15억원 이하 단지에 실수요가 몰린다. 전셋값이 오르고 매물은 줄어드니, 2030 무주택자와 신혼부부가 아파트값이 낮은 동네로 향한다.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 남혁우 연구원은 고금리로 대출 부담이 커진 데다 중위권 지역 가격까지 강세를 보이면서 실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랑·도봉처럼 전월세 매물 자체가 부족한 곳에서는 세입자가 매수로 돌아서는 사례도 있다고 봤다.
강남3구는 거꾸로 간다
같은 기간 강남3구 분위기는 딴판이다. 9월 들어 약 5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송파구는 이번 주 0.12% 내리며 낙폭을 키웠다. 서초구는 0.26%, 강남구는 0.36% 떨어졌다. 8월 둘째 주부터 하락세가 이어지는 강남구의 올해 누적 상승률은 0.72%에 그친다. 서울 집값 전체가 84주째 오르는 동안, 정작 ‘대장’ 지역은 거의 제자리인 셈이다.
고가주택 양도세 부담을 키우는 장기거주소득공제 한도 신설 같은 세제 변수가 매도 압박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있다. 압구정·반포 일대에서 시작된 국지적 가격 조정이 이웃한 송파구로 번지는 모양새라는 해석도 나온다. 강남2구로 갈아타려던 송파 보유자들이 뒤늦게 호가를 낮추면서 이번 주 하락폭을 키웠다는 풀이다.
다음 주면 집값 상승 85주, 기록 넘어설까
이런 흐름은 이번 주 갑자기 나온 게 아니다. PHM ZINE이 지난 9월 14일 다룬 대출을 막자 외곽이 뛰었다 — 노도강 아파트값·전세 동반 상승 기사에서도 대출 규제가 강해질수록 외곽 아파트값이 먼저 반응하는 패턴이 확인됐다. 8월 초 강남이 멈추는 사이, 중구가 치고 나갔다 — 서울 집값 78주 연속 상승의 속사정에서 짚었던 그림이, 두 달 가까이 지난 지금은 성북·도봉·중랑으로 무대를 옮겨 반복되고 있다. 다음 주 나올 수치가 85주 기록과 같아질지, 그 기록을 이어갈 자리를 어느 외곽 구가 차지할지가 이번 상승 국면의 다음 변수다.
이 기사는 아래 원문 보도를 참고해 PHM ZINE이 새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사진과 자세한 내용은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