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면대라고 하면 대개 도자기나 인조대리석을 떠올린다. 그런데 강철이 유리처럼 반짝이면서도 도자기처럼 부드러운 촉감을 낸다면 어떨까. 스위스 위생도기 브랜드 라우펜(LAUFEN)이 밀라노 디자인위크 2026에서 그 답을 내놓았다.
라우펜은 이번 밀라노 디자인위크에서 살로네 델 모빌레의 ‘경험하는 내일(Experience Tomorrow)’과 라우펜 스페이스 밀라노의 ‘시간이 소재가 될 때(When Time Becomes Material)’라는 두 개의 주제로 전시를 열었다. 후자는 디자이너 콘스탄틴 그르치치(Konstantin Grcic)가 큐레이션을 맡았다. 신제품 나열이 아니라 소재와 제조 방식이 일상의 의식(ritual)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강철과 유리를 한 몸으로 — 비트레온(VITREON)
가장 큰 기술적 성과는 신소재 ‘비트레온 스틸(VITREON steel)’의 세계 최초 공개다. 라우펜은 지난 10년간 초박형 세라믹 소재 사피르세라믹(Saphirkeramik)을 다듬어 왔는데, 비트레온은 이와 다른 새로운 방향이다. 강철의 강도와 성형성에 유리의 화학적 내구성과 광택 마감을 결합했다. 오래된 소재 같기도 하고 미래 소재 같기도 한 인상을 준다.
비트레온은 무광과 유광 영역이 한 표면에서 만나는 트라이컬러(Tricolor) 구성을 가능하게 한다. 이 소재로 만든 텐도(Tendo) 컬렉션은 세면대를 인체공학적으로 살짝 기울여, 물이 폭포처럼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도록 설계했다. 스크래치에 강하고 견고하면서도 만져보면 고급 도자기처럼 섬세하다.
13년째 이어진 협업, 그리고 세대를 위한 디자인
카르텔(Kartell)과의 협업도 13년째를 맞았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페루치오 라비아니(Ferruccio Laviani)가 방향을 잡은 이번 컬렉션에서는 ‘T’자 형태를 구조이자 그래픽 요소로 삼은 수납 캐비닛 ‘뷰트워시(beauTwash)’가 나왔다. 안나 카스텔리 페리에리(Anna Castelli Ferrieri)의 대표작 콤포니빌레(Componibile)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다.
고령층을 포함한 ‘경험 많은 사용자’를 위한 파(PAR) 컬렉션도 눈에 띈다. 의료 기기 같은 느낌을 배제하면서 편안함을 우선한 도자기·가구·수전(FIL 라인)으로 구성했다. 이브 베하(Yves Behar)가 디자인한 볼타(VOLTA) 컬렉션은 초박형 세라믹의 한계를 시험하는 프리스탠딩·벽걸이형 세면대다. 두 컬렉션의 세라믹은 오스트리아 그문덴(Gmunden)에 지은 세계 최초의 위생도기용 전기 터널 가마에서 구워지며, 크래들 투 크래들 인증(Cradle to Cradle Certified®) 브론즈 등급을 받았다.
소재 하나가 세면대의 촉감과 형태, 심지어 제조 공정의 탄소 배출까지 바꿔놓을 수 있다는 걸 비트레온이 보여준다. 국내 욕실·위생도기 시장에서도 소재 혁신이 디자인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는 흐름을 눈여겨볼 만하다.
이 기사는 아래 원문 보도를 참고해 PHM ZINE이 새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사진과 자세한 내용은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 designboom — how LAUFEN redefines bathrooms through material innovation at milan design week 20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