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짓는다는 것의 기본 전제 — 문을 열면 공기가 있고, 물이 나온다 — 가 통하지 않는 곳이 있다. 화성과 달이다. BIG(비야르케 잉겔스 그룹)과 ICON, NASA를 비롯한 세계적 건축·엔지니어링 팀들이 이 극한 환경에 3D프린팅으로 집을 짓는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가장 앞서 있는 실험은 NASA 휴스턴 존슨우주센터에 지어진 ‘Mars Dune Alpha’다. BIG이 설계하고 ICON이 3D프린팅 기술로 시공한 1,700제곱피트(약 158㎡) 규모의 이 시설에서는 4명의 승무원이 2025년 10월 19일부터 2026년 10월 31일까지 378일간 화성 거주를 가정한 CHAPEA 2차 미션을 수행 중이다.
레골리스로 찍어내는 벽
ICON은 ‘Vulcan’이라는 3D프린팅 시스템으로 두꺼운 리브(rib) 형태의 벽체를 찍어낸다. NASA와 BIG, ICON이 함께 개발 중인 건설 시스템 ‘Olympus’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달의 표토(레골리스)나 화성의 흙 같은 현지 자원을 그대로 건축 재료로 쓰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구에서 자재를 실어 나르는 비용 자체가 우주 건축의 가장 큰 제약이기 때문이다.
유럽우주국(ESA)이 Foster + Partners와 추진하는 달 기지 구상도 비슷한 방향이다. 공기를 채워 부풀리는 모듈 위에, 달 레골리스를 재료로 삼은 3D프린팅 셀 구조의 외피를 덧씌우는 방식이다.

17.2세제곱미터에서 얻은 교훈
덴마크의 SAGA Space Architects(세바스티안 아리스토텔리스·칼요한 쇠렌센)는 2020년 그린란드 북부에서 17.2세제곱미터 크기의 달 거주지 실험 모듈 ‘LUNARK’를 짓고 60일간 실제로 생활했다. 이 실험에서 나온 결론은 명확했다 — 아무리 좁아도 개인 공간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프로그래밍 가능한 조명으로 인공 서카디안 리듬(생체리듬)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극한 거주 실험은 폐기물 처리 방식에서도 지구의 집과 결정적으로 다르다. 유럽우주국이 개발 중인 생명유지 시스템 ‘MELiSSA’는 유기물을 계속 순환시키는 폐순환 구조를 지향한다. 우주 건축가들 사이에서는 “저 밖에는 ‘버릴 곳’이 없다”는 말이 이런 설계 철학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지구에서도 3D프린팅 건축은 이미 실용화 단계에 들어섰다. 같은 프린터가 별장도, 9만9천 달러 집도 뽑는다 — 텍사스가 8년간 지은 248채에서 다뤘듯, ICON은 같은 프린팅 공법으로 이미 텍사스에 수백 채의 주택을 지어왔다. 화성과 달을 겨냥한 이 실험들이 결국 지구의 건설 기술로 되돌아올 가능성도 함께 주목받는 이유다.
이 기사는 아래 원문 보도를 참고해 PHM ZINE이 새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사진과 자세한 내용은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 designboom — when home becomes life support: designing habitats for mars and the mo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