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억이 61억 됐다 — 세제개편이 강남 매물장에 쏘아올린 신호탄

집을 팔아야 할지, 버텨야 할지. 요즘 강남 집주인들이 계산기를 다시 두드리고 있다. 실거주 여부에 따라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부담을 차등화하는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나온 지 열흘 남짓, 매물장의 숫자부터 달라졌다.

강남 압구정동 아파트 단지
이미지: Wikimedia Commons, ‘East facade of Hyundai Apartments 31-dong’ ⓒ ZbnKhl (CC BY-SA 4.0)

열흘 만에 6% 늘어난 매물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강남구 아파트 매매 매물은 세제개편안이 발표된 지난 3일 9453건에서 11일 1만33건으로 6.1% 늘었다. 같은 기간 서초구도 7630건에서 8107건으로 6.2% 증가했다. 정부가 세제개편 카드를 꺼내자마자 고가주택이 몰린 두 지역에서 매물이 가장 먼저 반응한 셈이다.

가격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압구정동 현대 1·2차 전용 131㎡는 역대 최고가 71억원보다 10억원 낮은 61억원에 매물이 올라왔다. 인근 신현대 107㎡ 역시 63억 8000만원에서 56억원으로 낮춘 매물이 등장했다. 실거주 의무를 채우지 못하면 세금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보니, 버티기보다 정리를 택하는 집주인이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세는 반대로 마른다

매매 물건이 느는 동안 전세 시장은 거꾸로 움츠러들었다. 송파구 전세 물건은 1442건에서 1355건으로 6.1% 줄었다. 집주인이 실거주 요건을 채우려고 세입자를 내보내거나, 반전세·월세로 계약 조건을 바꾸는 사례가 늘어난 영향이다.

실제로 강남구에서 지난 3일부터 열흘간 이뤄진 재계약 127건 가운데 52.8%(67건)가 보증금이나 월세를 올린 계약이었다. 계약 절반 이상이 인상으로 마무리된 셈이니, 세입자 입장에서는 매매 시장의 조정과는 별개로 당장의 주거비 부담이 더 커진 상황이다.

버티기와 정리, 갈리는 선택

세제개편의 취지는 실거주자를 보호하고 투기 수요를 누르는 데 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매매와 전세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갈리는 모양새로 나타나고 있다. 급매물이 쌓이는 강남·서초와, 전세난이 다시 고개를 드는 다른 구 사이의 간극도 지켜볼 대목이다.

정부가 겨냥한 것은 다주택자와 단기 보유자였지만, 그 파장이 전월세 시장의 세입자에게까지 번지고 있다는 점은 이번 세제개편이 안고 있는 딜레마다. 매물이 쌓인다고 곧바로 가격이 꺾이는 것도 아니어서, 당분간은 매수자와 매도자의 눈치싸움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 기사는 아래 원문 보도를 참고해 PHM ZINE이 새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사진과 자세한 내용은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 서울신문 — 71억 → 61억… 일주일 새 강남 급매 ‘쑥’ 전세는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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