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붐 이후 데이터센터는 대개 옥수수밭이나 사막 한복판에, 축구장 몇 개를 합친 크기로 지어져 왔다. 세계적 설계사무소 SOM(Skidmore, Owings & Merrill)의 생각은 달랐다. 도심 한복판, 그것도 0.23에이커(약 930㎡)짜리 좁은 땅에 데이터센터를 20층짜리 타워로 세우기로 한 것이다.

‘934 센트럴 스트리트’, 수직으로 쌓은 폐쇄 루프
마이애미의 개발사 리바이털라이제이션 언리미티드(Revitalization Unlimited)가 발주한 이 프로젝트는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도심에 위치한다. 현재 그 자리에 있는 웨스턴 뉴스페이퍼 유니언 빌딩을 헐고, 데이터 서버층과 냉각 설비, 전력 생산 시설을 한 타워 안에 수직으로 쌓아 올린다.
SOM 측은 이를 “전력·용수·냉각의 수직 폐쇄 루프”라고 설명한다. 통상 데이터센터가 넓고 낮은 부지를 차지하는 것과 달리, 이 건물은 사람이 살고 일하는 도심 한가운데 바짝 붙어 들어선다는 점이 특징이다. 외벽은 흙빛 벽돌에 큰 유리창을 낸 마감으로, 서버가 들어찬 층조차 주변 상업건물과 비슷한 입면을 갖도록 설계했다. 1층에는 4700제곱피트(약 436㎡) 규모의 상점도 들어선다.
전력망 걱정 없는 데이터센터
최근 데이터센터가 전기와 물을 과도하게 쓴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SOM은 건물 안에 자체 발전 설비를 넣었다. 천연가스 연료전지로 추정되는 이 설비는 “전력망에서 100% 독립”한다는 게 SOM이 공개한 다이어그램의 설명이다. 냉각에 쓰인 물도 상층부 설비를 거쳐 건물 내부에서 순환시킨다.
SOM은 도심 입지를 택한 이유로 데이터센터가 서비스하는 산업·네트워크와의 근접성을 꼽았다. “도시가 데이터센터에 점점 더 의존하게 되는 만큼, 이런 인프라를 도심 안에 두는 것이 주변 지역사회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할 기회가 된다”는 것이다.
수요가 꺼지면, 이라는 질문에 대한 답
전국 곳곳에 우후죽순 들어서는 대형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또 다른 질문은 “컴퓨팅 수요가 줄어들면 이 건물들은 어떻게 되는가”다. SOM은 이 타워에 사이드 코어 구조와 정형화된 그리드, 넉넉한 층고를 적용해 주거나 오피스, 복합 용도로 전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기술 수요가 바뀌어도 건물 자체는 살아남을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프로젝트의 ‘투기적’ 성격과 열섬 현상 악화 우려, 그리고 철거 대상인 웨스턴 뉴스페이퍼 유니언 빌딩의 보존 문제를 두고 시 계획위원회의 심의가 진행 중이다. 앞서 겐슬러(Gensler)가 유타주에 대형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를 설계했고, 런던 트루먼 브루어리 개발 사업에도 데이터센터가 승인되는 등, 데이터센터의 도심 진입은 이제 도시 곳곳에서 벌어지는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이 기사는 아래 원문 보도를 참고해 PHM ZINE이 새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사진과 자세한 내용은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 Dezeen — SOM designs “vertical data center” for Downtown Kansas Cit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