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전체를 목재로 마감한 루마니아 아파트, Apartment A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Bucharest)에 있는 이 아파트는 건축가 듀오 Rosu-Ciocodeica와 Bogdan Ciocodeica Studio가 함께 만든 밝고 다이나믹한 가족 주거 공간이다. 다양한 텍스처와 컬러를 사용했음에도 이질감 없이 따뜻하고 활력 넘치는 공간을 완성했다. 이 루마니아 가족 공간이 아파트라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놀랍게 다가온다.

아파트로 대변되는 한국의 주택 시장을 고려하면 외국보다 더 멋지고 역동적이며 창의적인 공간이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도대체 한국의 아파트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

틀에 박히지 않은 쉬운 리노베이션

국내 아파트와 해외 아파트의 가장 큰 차이는 리노베이션이 아닐까 싶다. 하중과 관련된 커다란 구조 틀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실내 구조 변형이 가능하다. 이런 변형이 가능한 것은 아파트의 높이뿐 아니라 집을 사는 개념이 아닌 장기 임대가 가능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루마니아 아파트 역시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생활하는 사람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실내를 새롭게 꾸몄다.

다이나믹한 라이프 스타일을 수용하는 콘셉트와 래이아웃

가족이 바란 공간은 밝고 다이나믹한 생활 공간이다. 낮 시간 동안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는 빛과 생기로 가득한 공간을 원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오픈 플랜으로 리빙룸, 다이닝룸, 주방을 한 공간에 병합했다. 재미있는 점은 공간을 나누는 방식이다. 다이닝 공간과 리빙룸 공간 사이 소파의 높이의 목제 블럭을 배치해 두 공간을 분리했다. 가구를 통해 공간을 분리하는 것은 쉽게 사용하는 방법의 하나지만 이와 같은 방법은 작은 스튜디오에서 주로 사용하고, 어느 정도 공간이 확보되는 주택에서는 소파와 러그 등을 사용하거나 공간 사이에 여백을 주어 나눈다.

이 루마니아 부쿠레슈티(Bucharest) 아파트는 스튜디오식 공간 분할 방법을 차용해 데커레이션 효과까지 더하면서 균형과 중심 잡힌 공간을 만들어냈다.

다이닝과 오피스를 공유하는 다이닝 스페이스

직사각형 볼륨이 큰 다이닝 테이블을 리빙룸 옆에 배치해 사무용으로 함께 사용하도록 공간을 설계했다. 직접적으로 빛을 받지 않으면서도 발고 또, 모든 공간의 교차점이기도 해 멀티플 기능을 수행하기 가장 적합한 위치라고 할 수 있다.

내 마음대로 원하는 컬러와 마감재 선택

국내 주택의 80%가 벽지를 벽 마감재로 사용한다. 나머지는 타일과 석재와 일부만이 페인트를 사용한다. 요즘 아파트는 타일을 많이 쓰고 있다. 그래서 벽을 원하는 컬러로 바꾸는 것이 더욱 어렵다. 반면 서양의 경우는 페인트를 사용하기 때문에 사용자의 기호와 취향에 따라 컬러를 바꾸는 것이 일상화되었다.

이 루마니아 부쿠레슈티(Bucharest) 아파트 역시 목재 마감에 페인트로 컬러를 더해 쉽게 물리고 가벼울 수 있는 공간에 무게감을 실었다. 중후함을 더하는 짙은 톤의 컬러는 공간을 나누는 효과도 있다.

이클립스(폴딩) 도어를 실내 디바이더로

시각적 포인트는 금속 프레임의 글라스 이클립스 도어다. 폴딩 도어로 더 잘 알려진 이클립스 도어는 보통 아웃도어와 실내 사이 설치해 공간을 나눌 때 많이 사용한다. 이 루마니아 아파트는 실내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제품을 실내에 적용하면서 이색적이고 우아한 공간을 탄생시켰다. 카페와 상업 공간 같은 느낌을 풍기며 공간의 품격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소파는 벽에 붙여야 할까?

국내 아파트는 바깥이 보이는 거실의 큰 유리문 양옆으로 소파와 TV를 배치한다. 그러다 보니 소파는 항상 벽 뒤에 붙어 있다. 소파를 꼭 벽에 붙여 배치할 필요는 없다. 이 루마니아 아파트처럼 밖을 바라보는 배치도 시도해볼 만한 래이아웃이다.

*서양의 소파 배치법

헤링본 스타일로 바닥을 마감하고 작은 소품 대신 큰 구조와 대표 가구를 사용해 집을 꾸미면서 사람으로 비교하면 이목구비가 뚜렷한 개방성 높은 공간을 만들어냈다. 이런 실내 디자인은 공간에 생활 습관을 맞추지 않고 생활 습관을 따라 공간을 디자인했기에 가능했다.

국내 아파트 주거문화는 한쪽의 힘만으로는 바뀌기 힘든 부분이다. 공급자와 사용자 모두가 함께 노력해 사용자의 습관과 취향을 반영할 수 있는 아파트 공급이 조속히 이루어져야겠다.


Architects
Rosu-CiocodeicaBogdan Ciocodeica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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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은미
채 은미
여행 같은 집, 여행 같은 삶. 실내 건축 디자이너 ; 캐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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