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TECTS
: 재귀당 건축사무소, 박현근 건축가

CONSTRUCTION
: 브랜드하우징

PHOTOGRAPHS
: 이재성


집은 잠만 자는 곳이 아니다. 잠을 자는 공간의 기능도 가지고 있다. 해외에서 살고 또 다니다 보면 한국 폐쇄적인 느낌의 주택에 많은 아쉬움을 느낀다. ‘집에서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는데…’

그런 점에서 집은 더 많은 의미와 기능, 즐거움과 기쁨을 담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예가 대전 죽동에 있는 주택 ‘유니터’다. 가족을 위한 ‘유니크한 놀이터’라는 의미를 가진 이 주택은 거축주 가족 바탕에 깔린  서로를 향한 믿음과 확신이 있기에 가능했다.

건축주가 원하는 주택은 건축주가 미쳐야 가능하다

유니터를 설계한 박현근 건축가는 완공 후 ‘설계자도 약간 미친 듯하고, 건축주도 약간 미친 듯하고 시공자도 약간 미친 듯하다’ 라는 말을 남겼다. 그만큼 대중적으로 받아들이기도, 건축가 입장에서 실행하기도, 시공자 입장에서는 짓기도 어려운 설계와 구조의 집이 실제로 완공된 후, 그간의 힘든 과정을 표현한 소감이다.

사실 집은 아이디어만 있다고 완성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그 아이디어가 반영된 공간에 생활할 각오가 필요하고, 그런 공간을 설계할 건축가도 있어야 하며, 그 설계를 실행할 기술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건축주의 대담함이다. 이 삼박자가 맞아야지만 트라이팟 (Tripod)처럼 안정된 하나의 만족스러운 집이 완성된다. 

시공에 들어가기 전 수 십 번 도면이 변한다. 건축주가 그리던 멋진 설계 디자인은 시간이 가면서 그저 평범한 디자인으로 변한다. 왜? 평생 살 집인데 이렇게 요란해도 될까? 안 팔리면 어쩌지? 그냥 무난하게 가가는 게 최고지! 등등 수만가지의 생각이 오가고 바뀌고, 자고 일어나면 변한다. 결국, 초기 다양한 시도와 곡선의 도면은 몇 달이 흐르면 아파트를 닮은 네모난 주택으로 변하고 만다. 

그래서 건축주들의 의지가 단단해야 하고 그래서 건축주들이 대단한 것이며, 그래서 이 유니터 주택과 건축주에게 찬사를 보내는 것이다. 건축주는 처음부터 끝까지 가족을 생각하고, 그들의 삶을 생각하며, 독특한 초기 디자인을 그대로 밀어붙였다. 결과적으로 이 프로젝트에 관련된 모두가 만족하는 멋진 생활 공간이 완성되었다.

단절된 2층 구조를 넘어 소통하는 두 개의 층

유니터는 다락을 포함 총 3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두 개의 욕실과 3개의 방, 그리고 건물 밖으로는 넓은 주차장을 보유한다. 내부는 목재를 주재료로 사용해 꾸미고, 화이트 컬러로 벽을 마감해 좀 더 밝고 넓게 보이도록했다.

기존 주택과 다른 큰 특징은 층의 활용 방식이다. 유니터는 복층 형식을 차용해 층을 나무면서도 자연스럽게 층간 소통을 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 수직 구조의 멋이 살이 있는 주택이다. 보통 단독주택의 경우는 1층과 2층이 단절된다. 1층에서는 위층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볼 수 없고, 2층에서는 아래층에 누가 왔는지 알 수 없다. 가족이 살고 있지만 다른 층에 있으면 남남이 된다. 그러나 과거 대기업에서 대형 건물을 주로 디자인했던 박현근 소장은 큰 건물에서 느끼는 수직 구조의 멋과 개방성을 주택에서도 느끼고 경험할 수 있게 하고 싶었고 유니터는 그런 건축가의 바람이 잘 담아낸 집이다. 

내부에 유선을 넣는 것도 일반 소형 주택과 다른 점이다. 특히 택지가 귀한 한국과 같은 환경에서는 택지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직선의 사각 구조를 사용한다. 그래야 버리는 공간 없이 최대로 공간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포인트에서 새로운 디자인을 포기하는 건축주가 생긴다. 그러나 유니터 건축주는 달랐다. 직선이 산이라면 곡선은 바다다. 집에서 산과 바다 모두를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던 것이다.

새로운 풍경의 시작, 새로운 경험의 축적!

시원하게 뚫린 천장을 향해 유선의 계단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다양한 크기의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깥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주택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풍경과 경험이다. 이런 경험을 자라나는 아이들이 할 수 있다는 것은 큰 혜택이다.

“아이들 친구가 놀러 오면 다 그런데요. ‘이게 집이야? 집이 어떻게 이럴 수 있지?’ 하고 놀란다고 한다. “그런데 집이 그럴 수도 있거든요. 대부분 아파트에 살다 보니 이런 경험을 아이들이 못해요. 그게 아쉬워요.” 박현근 소장은 말한다. 그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에 크게 공감이 되었다.

내부 통일성은 벽지가 아닌 바닥재로

위층과 아래층을 연결하는 계단을 비롯해 유니터 내부 바닥은 목재를 사용했다. 계단은 좀 더 짙은 색의 원목을 사용했지만 바닥과 결을 같게 하면서 통일감을 부여했다.

목재로 마감된 바닥은 위층과 아래층을 하나로 연결해주는 숨은 매개체다. 오픈형 Floor Plan으로 잘 느끼지는 못하지만 같은 종류의 바닥재를 사용하는 것으로 집 내부의 통일성을 증가시키고 하나로 소통하며 안정감을 부여한다. 그러면서 벽의 타일과 색깔은 공간의 특성에 따라 달리 가져가 각각의 공간에 그만의 독특함을 부여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욕실이다.

타일과 거울의 모양 세면대 베이스의 색깔 등에 변화를 주면서 각 욕실에 특색을 부여한 점도 띈다. 현대적이면서도 따뜻한 세면대는 방문자에게는 충분한 자랑거리다. 이용할 필요가 없어도 둘러보게끔하는 매력을 발산하면서 머물고 싶은 충동마저 느끼게 한다.

아이의 공부방과 부모의 업무실은 벽의 색을 달리했다. 아이 공부방은 좀 더 밝게 하고 업무실은 어른들의 집중력을 높이고 차분함을 더하기 위해 매트 타이의 다크 블루를 사용했다. 아이 공부방 책상은 창 주변에 배치해 아래층과 위층 모든 방향으로 열어 놓았다. 창가 책상을 배치해 아이의 심적 안정감을 배려했다.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로 완성한 놀이터 같은 주태 유니터는 주택 그 이상의 의미를 담아 주택이 오락, 생활 공간으로 얼마나 많은 기능을 가지고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알려주고 있다. 누구는 위층까지 언제 올라가냐는 우스갯소리도 하지만 그런 움직임이 이 주택의 매력이다. 지금이면 완공되었을 다락에서 웃음과 즐거움 넘치는 놀이터 같은 생활을 하고 있을 가족들의 행복을 상상해본다.


| 설계기간: 2015.10~
| 착공: 2016.5~
| 준공: 2016.11

| 대지면적:299.60㎡(90.63평)
| 1층면적:105.49㎡(31.91평)
| 2층면적:74.08㎡(22.41평)
| 다락면적:26.84㎡(8.12평)
| 다락제외 전체면적:179.57㎡(54.32평)

| 외장마감: 스타코
| 지붕마감: 리얼징크
| 주요구조부: 경량목구조
| 기초공사: 줄기초
| 구조재: 경량목구조
| 단열재: 셀룰로오즈/글라스울 단열재 (인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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