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설계도라도 재료가 다르면 완전히 다른 집이 됩니다. 콘크리트는 묵직하고, 목재는 따뜻하고, 유리는 가볍습니다. 건축가가 “이 집은 재료가 좋다”고 말할 때는 단순히 비싼 재료가 아니라 재료가 공간과 잘 맞는다는 뜻입니다.

6회는 주택과 건축과 수업에서 가장 자주 만나는 열 가지 재료 이름입니다.
먼저 한눈에 정리하면
| 영어 | 한국어 | 한 줄 풀이 |
|---|---|---|
| Concrete | 콘크리트 | 시멘트·모래·자갈·물을 섞어 굳힌 인공 돌 |
| Reinforced Concrete | 리인포스드 콘크리트 · 철근콘크리트 | 콘크리트 속에 철근을 넣어 인장에도 강하게 한 재료 |
| Brick | 브릭 · 벽돌 | 흙을 구워 만든 작은 블록 재료 |
| Timber | 팀버 · 목재 | 나무를 켜서 만든 건축용 재료 |
| Steel | 스틸 · 철골 | 철을 뽑아 만든 H형·ㅁ형 강재 |
| Glass | 글라스 · 유리 | 빛을 들이고 시선은 통과시키는 투명 재료 |
| Stone | 스톤 · 석재 | 자연에서 캐낸 돌을 다듬어 쓰는 재료 |
| CLT | 씨엘티 · 직교 집성목 | 나무판을 층마다 직각으로 붙여 만든 두꺼운 목재 패널 |
| Stucco | 스터코 · 미장 | 시멘트·석회 모르타르를 벽에 바르는 마감 |
| Cladding | 클래딩 · 외장재 | 건물 바깥벽을 덮는 마감 재료 |

시멘트가 물과 만나 굳으면서 모래와 자갈을 붙잡아 돌처럼 단단한 덩어리를 만듭니다. 틀(거푸집)에 붓기만 하면 어떤 모양이든 만들 수 있어 20세기 건축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노출콘크리트(Exposed Concrete)는 마감을 하지 않고 콘크리트 표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안도 다다오의 건축이 대표적입니다.

5회에서 본 것처럼 콘크리트는 누르는 힘에 강하고 잡아당기는 힘에 약합니다. 그 약점을 채워주기 위해 속에 철근을 넣은 것이 철근콘크리트(RC)입니다. 한국 아파트와 상가 건물의 대부분이 RC 구조입니다.
현장에서는 ‘RC조’라고 줄여 부릅니다. 벽 속 철근이 부식되면 균열이 생기기 때문에 콘크리트의 두께와 방수 처리가 중요합니다.

흙을 틀에 넣고 구운 벽돌은 인류가 가장 오래 써온 건축 재료 중 하나입니다. 작아서 손으로 쌓을 수 있고 열과 불에 강합니다. 한국 주택에서는 적벽돌, 회색 시멘트 벽돌, 최근에는 다양한 색의 마감 벽돌이 쓰입니다.
쌓는 방식에 따라 표정이 크게 달라집니다. 가로로만 쌓으면 ‘길이쌓기’, 가로·세로를 번갈아 쌓으면 ‘영국식 쌓기’입니다.

가벼우면서 인장과 압축을 모두 견디고 손으로 자르고 다듬기 쉬운 재료입니다. 한옥과 서양의 하프팀버 주택, 미국의 경량목구조가 모두 목재 건축입니다. 콘크리트에 비해 탄소를 저장하는 재료라 최근 재조명받고 있습니다.
불과 습기에 약하다는 이미지가 있지만, 두꺼운 목재는 불이 나도 겉만 타고 안쪽은 오래 버팁니다.

고층 건물과 체육관, 공장의 뼈대를 만드는 재료입니다. 가는 부재로도 큰 하중을 견뎌서 넓은 공간을 만들 수 있습니다. 공장에서 부재를 만들어 현장에서 볼트나 용접으로 조립하기 때문에 공사가 빠릅니다.
노출된 철골은 불에 약해서 내화 피복을 하거나 내화 페인트를 칠합니다. 주택에서도 철골로 큰 캔틸레버나 넓은 창을 구현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건축에서 유리는 단순한 창 재료가 아닙니다. 벽 전체를 유리로 만들면 실내와 실외가 하나로 이어지는 효과를 냅니다. 필립 존슨의 글라스 하우스나 미스 반 데어 로에의 판스워스 하우스가 대표적입니다.
요즘은 두 장의 유리 사이를 진공이나 가스로 채운 복층유리(Double Glazing), 삼중유리로 단열 성능을 높입니다. 유리가 크면 여름 과열, 겨울 열손실을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화강암, 대리석, 석회암, 현무암처럼 자연이 만든 재료입니다. 오래가고 격이 있어 관공서, 성당, 고급 주택 외벽에 씁니다. 한국은 화강암이 흔해서 옛 성벽과 석탑부터 현대 건물의 기단부까지 두루 쓰였습니다.
두꺼운 돌을 쌓는 방식에서, 얇게 켠 돌을 콘크리트 벽에 붙이는 방식(석재 마감)으로 바뀌었습니다.
Cross-Laminated Timber의 약자입니다. 나무판을 결이 서로 직각이 되게 겹겹이 붙이면 뒤틀림이 적고 강도가 콘크리트에 가까운 패널이 됩니다. 이 패널로 벽과 바닥을 만들면 10층 이상 목조 건물도 가능합니다.
공장에서 정밀 가공해 오기 때문에 현장 공사가 빠르고 폐기물이 적습니다. 탄소 저감 건축의 핵심 재료로 꼽힙니다.
벽 표면에 모르타르를 발라 매끈하게 다듬는 마감입니다. 지중해 지역의 흰 집이나 스페인 주택의 벽이 대표적인 스터코 마감입니다. 페인트나 안료를 섞어 원하는 색을 낼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드라이비트’나 ‘스타코 플렉스’라는 이름으로 많이 쓰는 마감 시스템과 겹쳐서 이해하면 쉽습니다. 균열과 오염이 생기기 쉬워 관리가 필요합니다.

구조는 콘크리트인데 겉은 타일, 금속판, 목재, 석재로 덮은 경우 겉을 덮는 것이 클래딩입니다. 건물이 비바람을 견디게 하는 동시에 건물의 얼굴을 만듭니다.
구조와 외장이 분리된 요즘 건축에서는 같은 골조 위에 전혀 다른 외관을 입힐 수 있습니다. 그래서 외관만 보고 건물 구조를 짐작할 수 없습니다.
오늘의 정리
재료는 구조가 되는 재료(콘크리트, 철골, 목재, 벽돌)와 겉을 덮는 재료(유리, 석재, 스터코, 클래딩)로 나누어 보면 쉽습니다. 집을 지을 때는 이 두 층이 어떻게 조합되는지가 가격과 인상을 좌우합니다.
7회는 건물의 피부와 환경, 외피와 친환경 용어를 다룹니다.
앞서 소개한 집이 무너지지 않는 이유 — 건축 구조 영어 용어 11개 (캔틸레버·트러스·아치·돔)도 함께 보시면 흐름이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