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공실률이 60%를 웃돌던 용산전자상가 재개발이 마침내 첫 삽을 뜬다. 서울시는 일대 11개 특별계획구역 가운데 나진상가 12·13동에 해당하는 5구역이 이달 중 착공한다고 11일 밝혔다.
1990년대 PC 보급과 함께 국내 최대 전자제품 유통 중심지로 호황을 누린 곳이다. 2000년대 이후 온라인 쇼핑이 커지고 시설이 낡으면서 상권이 꺾였다. 서울시가 2023년 6월 “용산국제업무지구-용산전자상가 일대 연계전략”을 내놓은 지 3년여 만의 첫 착공이다.
11개 구역, 80만m²의 밑그림
개발은 11개 특별계획구역으로 나눠 단계적으로 진행한다. 지금은 8개 구역에서 사업이 추진 중이고, 4·5·7·10구역은 건축허가를 마쳤다. 8구역은 건축심의, 6구역은 세부개발계획 결정고시 단계까지 왔다. 1·2구역은 세부개발계획 주민열람공고를 끝냈다.
사업이 추진 중인 8개 구역의 총연면적은 약 80만m²다. 각 구역에는 AI·ICT 기반 첨단 업무시설이 중심에 서고, 판매·문화·집회·운동시설이 함께 들어선다. 서울시는 업무와 산업, 생활 기능을 묶은 복합도시공간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규제를 풀고 용도를 섞었다
시는 유통업무설비 관련 규제를 개선해 업무·상업·주거 기능이 결합된 복합개발을 허용했다. 전체 연면적의 30% 이상을 AI·ICT 등 신산업 용도로 채우면 공공기여 부담을 덜어주는 방식으로 민간 개발도 유도했다.
용도 혼합과 인센티브가 맞물린 전형적인 도심 재편 공식이다. 공실률 60%의 상가를 그대로 고치는 대신, 쓰임새를 통째로 바꾸는 쪽을 택한 셈이다.
570m 공중보행통로가 잇는다
건축적으로 눈여겨볼 대목은 보행이다. 개별 상가와 도로로 끊겨 있던 일대를 동서 방향 약 570m 길이의 공중공공보행통로와 구역 사이 연결브리지 11곳으로 엮는다. 각 구역의 공개공지와 개방형 녹지를 이어 용산역과 전자상가, 주변 개발지를 하나의 보행축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사업시행자들은 지난 9월 18일 “입체보행 네트워크 조성을 위한 사업자 간 업무협약서”에 최종 날인했다. 공동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각 사업의 준공 일정에 맞춰 통로를 단계적으로 조성한다. 구역마다 준공 시점이 다르니 통로가 한꺼번에 열리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공공시설도 들어선다. 창업지원센터와 AI·ICT 콘텐츠 산업 특정개발진흥지구 운영센터, 1인가구지원센터가 계획돼 있다. 공공지원시설은 약 9,668m², 서울시 보훈회관 등을 포함한 공공임대업무시설은 9,214m², 유수지 상부 공원은 5,130m²다. 연면적 20,848m², 약 400면 규모 공영주차장도 포함된다.
개발 과정에서 확보하는 약 2,470억 원의 현금 공공기여금은 서울 전역의 균형발전 재원으로 쓴다. 김창규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첫 착공을 계기로 개별 구역의 개발이 일대 전체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에서는 한강변에서도 대규모 재편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소개한 〈한강변 250m 타워 11개동 — 성수3지구, 삼성물산이 맡는다〉도 도시 한 켠의 풍경을 통째로 바꾸는 사업이다. 용산에서는 이번 5구역 착공이 나머지 구역의 속도를 가늠할 첫 신호가 된다.
이 기사는 아래 원문 보도를 참고해 PHM ZINE이 새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사진과 자세한 내용은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