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건물 위 허공에 지었다 — 빌바오 미술관 증축 Agravitas

해 질 녘 V자 기둥 위에 떠 있는 Bilbao Fine Arts Museum 증축동 Agravitas 외관
V자 기둥 위에 올라앉은 Agravitas. 사진: Foster + Partners 제공

미술관을 넓혀야 하는데 옆으로 더 내줄 땅이 없다면 어디로 가야 할까. 스페인 빌바오의 Bilbao Fine Arts Museum은 위를 택했다. 1945년 본관과 1970년 증축동 위 허공에 새 전시동을 띄운 것이다. Foster + Partners(포스터 앤 파트너스)가 빌바오 건축가 Luis María Uriarte와 함께 설계한 미술관 증축 Agravitas가 완공됐고, 미술관은 10월 6일 다시 문을 열었다.

두 팀은 2019년 국제 설계공모에서 당선됐다. 이번 증축으로 늘어난 면적은 약 6,000m²다. 그런데도 기존 두 건물은 아래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 새 건물이 옛 건물을 덮는 대신 그 위를 건너가기 때문이다.

55m를 건너는 다리 같은 미술관 증축

Agravitas는 튜브형 V자 강철 기둥 묶음 사이를 55m 가로지르는 거대한 다리에 가깝다. 깊은 캔틸레버가 주변 도시 쪽으로 길게 튀어나와, 길에서 보면 미술관의 실루엣 자체가 수평으로 늘어났다. 옛 석조·적벽돌 파사드보다 한참 바깥까지 뻗은 수평선이 새 미술관의 얼굴이 됐다.

기존 미술관 건물 위로 캔틸레버가 길게 뻗은 Agravitas 전경
옛 건물 위로 길게 뻗은 캔틸레버. 사진: Foster + Partners 제공

구조의 주인공은 강철이다. 상당 부분을 바스크 지역에서 생산했다. 제철과 엔지니어링이 도시의 산업과 건축을 함께 만들어 온 빌바오다운 선택이다.

1945년 적벽돌 본관 뒤로 증축동이 올라선 빌바오 미술관
1945년 본관과 그 위로 올라선 증축동. 사진: Foster + Partners 제공

건물 아래에 광장이 생겼다

증축동을 들어 올리자 그 아래에 또 하나의 큰 공간이 생겼다. 원래 야외였던 Plaza Arriaga가 1,000m²가 넘는 지붕 덮인 아트리움이 된 것이다. 빌바오 출신 작곡가 Juan Crisóstomo de Arriaga를 기리는 Francisco Durrio의 기념비가 복원돼 이 공간 한가운데로 돌아왔고, 그 바로 위 천장에는 지름 6m의 원형 개구부를 뚫었다. Eduardo Chillida(에두아르도 칠리다)와 Richard Serra(리처드 세라)의 작품도 이 아트리움에 놓였다.

V자 강철 기둥과 원형 천창 아래 Arriaga 기념비가 놓인 빌바오 미술관 아트리움
원형 천창 아래로 돌아온 Arriaga 기념비. 사진: Foster + Partners 제공

관람객은 1945년 본관의 원래 정문으로 다시 들어갈 수 있다. 여기서 남북으로 새 동선이 이어지며 옛 파사드와 기존 전시실, 머리 위 구조물을 차례로 지난다. 층마다 달랐던 바닥 높이도 주요 공용 공간에서는 고르게 맞췄다. 옛 건물의 외벽은 이제 새 공용 공간을 둘러싼 실내 벽이 됐다.

Eduardo Chillida 조각이 놓인 빌바오 미술관 증축 아트리움 내부
Eduardo Chillida 조각이 놓인 아트리움. 사진: Foster + Partners 제공

기둥 없는 2,300m² 전시실과 빛의 설계

Agravitas 안에서 새 전시 공간은 약 2,300m²다. 위층의 BBK Museoa는 기획전을 위한 기둥 없는 대형 전시실로, 설비 기능을 가장자리로 밀어내 가운데를 비워 뒀다. 상설 컬렉션을 위한 면적도 1,635m² 늘었고, 그 아래층에는 건축·디자인 컬렉션과 교육 공간이 들어섰다. 1970년 Álvaro Líbano와 Ricardo Beascoa가 지은 증축동을 포함해 기존 건물 약 8,000m²도 함께 고쳤다.

기둥 없는 기획전시실 BBK Museoa 내부와 선형 천장 조명
기둥 없는 기획전시실 BBK Museoa. 사진: Foster + Partners 제공

조명은 이 미술관을 읽는 또 하나의 열쇠다. 북향 유리창으로 들어온 자연광이 전시실을 채우고, 천장에는 일정한 간격의 선형 조명 띠가 깔려 빛이 벽면 작품에 고르게 떨어지게 했다. 미술관 조명의 기본은 눈부심 없는 균일한 전반 조명 위에 작품을 비추는 액센트 조명을 얹는 것인데, 북쪽 빛은 하루 종일 방향과 세기가 크게 흔들리지 않아 전시실 채광에 가장 유리하다. 아래층 아트리움은 촘촘한 슬랫 천장에 점조명을 박고 원형 개구부로 빛을 떨어뜨려, 지붕 아래인데도 실내보다는 광장에 가까운 밝기를 만든다. 해가 지면 이 빛이 유리 너머로 새어 나와 증축동 전체가 떠 있는 등불처럼 보인다.

증축동을 관통하는 지름 6m 원형 개구부를 위에서 내려다본 모습
증축동을 관통하는 지름 6m 원형 개구부. 사진: Foster + Partners 제공

지붕에는 500m²가 넘는 태양광 패널을 얹었고, 튀어나온 외피가 아래 유리면에 그늘을 드리운다. 자연 환기와 채광도 환경 전략의 일부다. 옛 미술관을 지우지 않고 그 위에 새 층을 얹는 방식은 앞서 소개한 〈폐기물 벽돌 8만 2천 장 — Design Museum Gent 신관〉과도 겹쳐 읽힌다. 거의 한 세기에 걸쳐 단계적으로 자라 온 미술관이, 이번에는 자기 머리 위 공기를 차지하는 방법으로 몸집을 키웠다.


이 기사는 아래 원문 보도를 참고해 PHM ZINE이 새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사진과 자세한 내용은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 designboom — foster + partners completes floating addition above bilbao fine arts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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