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집을 지을 땅이 사실상 바닥났다는 이야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런데 정부가 이번엔 손대지 않던 카드를 꺼냈다.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은 경기 하남·고양·시흥시 일대의 그린벨트 해제를 이달 나올 부동산 공급 대책에 담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 서울과 맞닿은 수도권 그린벨트를 풀어 아파트를 지을 땅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20년 전 멈췄던 감북동, 이번엔 다를까
가장 먼저 이름이 오른 곳은 하남시다. 하남은 전체 면적의 70~80%가 그린벨트로 묶여 있다. 서울 송파·강동구와 바로 붙어 있어 주거 선호도가 높은데도 정작 개발은 더뎠던 동네다.
그중에서도 감북동이 핵심 후보다. 한때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됐다가 주민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던 땅이다. 이번엔 약 2만 가구를 지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해제 검토 대상은 보존 가치가 낮은 3급 이하 훼손지, 비닐하우스·창고가 밀집한 난개발 지역이 우선이다. 서울 쪽에서는 서초구 내곡동 예비군훈련장, 강남구 세곡동과 수서차량기지 일대,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 인근, 강서구 김포공항 주변이 함께 거론된다.

유휴부지도 남김없이 턴다
그린벨트만이 아니다. 정부는 도심 한복판의 자투리 국·공유지까지 끌어모으고 있다. 강남구 논현동 LH 서울지역본부 사옥은 청년 주거 공간으로 바뀐다. 공급량은 200가구로 크지 않지만, 7호선 학동역과 9호선 언주역, 강남구청역 사이에 낀 입지라 상징성이 크다.
동대문구 회기동 국립산림과학원 부지, 안양시 호계동 서울소년분류심사원 부지도 후보로 거론된다. 연구 시설이나 이전 문제로 그동안 개발 대상에서 빠져 있던 땅들이다. 수도권에 있는 30년 이상 된 노후 국가청사만 835개. 이 청사들의 복합 개발도 제도 정비를 거쳐 본격화할 전망이다. 성동구 약수역 일대, 동대문구 장위12구역 등에서는 조합 설립 없이 속도를 낼 수 있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후보지 9곳이 이달 추가로 나온다. 준공업지역은 용적률을 최대 800%까지 높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재 용적률 400%가 적용되는 32곳에서만도 2만7000가구가 이미 진행되고 있다.
공급 대책 뒤엔 세금 반발
같은 시각, 정부가 지난 4일 입법 예고한 부동산 세제 개편안에는 반대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에는 9일 오후 5시 기준 4507건의 의견이 접수됐다. 초고가·비거주 1주택자를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를 강화하는 내용에 반대하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에 2524건, ‘보유’ 공제를 ‘거주’ 공제로 바꾸는 소득세법 개정안에 1651건이 몰렸다.
공급은 늘리고 보유세는 조이는 두 방향이 동시에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그린벨트 해제는 실제 착공까지 갈 길이 멀고, 세제 개편은 국회 문턱을 남겨뒀다. 다만 감북동처럼 한 번 무산됐던 땅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는 것 자체가, 이번 공급난이 정부에게도 그만큼 절박하다는 신호로 읽힌다.
이 기사는 아래 원문 보도를 참고해 PHM ZINE이 새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사진과 자세한 내용은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