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원짜리인 줄 알았는데 5만 원, 가수 던의 개성 넘치는 집

MBC ‘나 혼자 산다’에 가수 던이 등장했다. 자취 4년 차, 반려견 햇님이와 함께 사는 일상을 공개하면서 동시에 그의 집도 처음으로 화면에 잡혔다. 스스로를 ‘나무늘보’라 부를 만큼 여유로운 성격답게, 집도 서두르지 않고 오래 손봐온 티가 났다.

2층 단독주택이라는 것부터 눈에 띈다. 초호화 펜트하우스나 한강뷰 아파트를 기대했다면 다소 김이 빠질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래서 인테리어 하나하나를 더 유심히 보게 되는 집이다. 동양적인 소품과 직접 그린 그림, 무형유산 작품들이 곳곳에 놓여 있다는데, 실제로는 어떤 느낌일지 사진으로 하나씩 뜯어봤다.

던의 집 외관, 작은 마당과 계단
출처: MBC ‘나 혼자 산다’ 캡처

작은 마당이 딸린 2층 주택

화면에 처음 잡힌 외관은 소박하다. 좁은 계단 위로 자그마한 마당이 딸려 있고, 창은 격자무늬로 나뉘어 있다. 요란한 파사드나 통유리창 같은 ‘보여주기용’ 장치가 없다는 점이 오히려 신뢰가 간다고 해야 할까. 다만 마당 자체는 정말 작아서, 야외 활동을 즐기는 편이라면 다소 아쉬울 수 있는 규모다. 그래도 도심에서 계단 하나, 마당 한 뼘이라도 자기 땅으로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요즘은 드문 사치이긴 하다.

던의 집 목재 월과 조각 오브제
출처: MBC ‘나 혼자 산다’ 캡처

목재 월 하나로 완성한 무드

짙은 우드톤 벽면에 흰 천으로 감싼 조각상이 걸려 있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벽지나 페인트 대신 원목 패널을 그대로 살린 선택이 눈에 띄는데, 이런 마감은 자칫 어두워 보이기 쉬운데도 조명과 오브제 배치를 잘 계산해서 무겁지 않게 뽑아냈다. 다만 이 정도로 개성이 강한 벽이라면 호불호는 분명 갈릴 것 같다. 미니멀한 화이트 톤을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과감하다’를 넘어 ‘부담스럽다’고 느낄 수도 있는 지점이다.

 

던의 집, 조각상과 테디베어가 나란히 놓인 공간
출처: MBC ‘나 혼자 산다’ 캡처

조각상 옆에 놓인 테디베어

묵직한 조각상 바로 옆에 자그마한 테디베어를 나란히 둔 장면이 이 집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준다. 격식 있는 오브제와 유치할 정도로 사적인 소품을 아무렇지 않게 같이 두는 감각이랄까. ‘갤러리 같다’는 흔한 수식어로는 설명이 부족한, 실제로 사람이 사는 티가 나는 배치다. 다만 이런 병치가 매력으로 읽히려면 취향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하는데, 던의 경우엔 그 확신이 꽤 뚜렷해 보인다.

오브제는 공간의 크기 주변 마감재료에 따라 느낌이 매우 달라진다. 그래서 넓은 공간을 가지고 있는 헐리우드 스타들 같은 경우는 그 오브제의 느낌에 맞게 공간을 창조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 주택에서는 어려운 일이다.  공간에 맞지 않는 오브제라면 과감하게 정리하는 것도 전체 공간의 통일성을 위해 필요한 선택이다.

던의 집 저상형 좌식 응접 공간
출처: MBC ‘나 혼자 산다’ 캡처

저상형 좌식 공간, 분위기는 있지만 다소 어둡다

낮은 좌식 소파와 쿠션이 놓인 응접 공간은 조도를 낮춰 카페 같은 무드를 냈다. 게스트로 출연한 이들이 문을 열자마자 ‘!!!’ 하고 놀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극적인 연출이다. 분위기는 확실히 좋다. 다만 실용성 관점에서 보면, 이 정도로 조도가 낮은 공간은 책을 읽거나 작업을 하기엔 불편할 수 있다. 손님 접대나 휴식용으로는 좋지만, 다목적 공간으로 쓰기엔 조명 하나쯤 밝기 조절이 되는 옵션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또한  좁은 리빙룸(거실)의 경우 가구가 크게 되면 집이 답답해 보이게 된다. 아무리 좋은 가구라도 공간에 맞지 않으면 잘못된 선택이 되어 버리고 만다. 던이 꾸민 리빙룸의 경우 과도한 사이즈의 소파를 중앙에 배치하면서 공간에 여유가 사라지고 답답한 느낌이 강한 공간이 되었다. 빛마쳐 차단된 어두운 장소가 되면서 답답한 느낌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이럴 때는 가구의 사이즈를 줄이거나 모듈러의 수를 줄이고, 빛이 가득한 밝은 공간으로 만들면, 공간에 여유가 생기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던의 집 거실, 원목과 유리로 된 테이블
출처: MBC ‘나 혼자 산다’ 캡처

천만 원인 줄 알았던 5만 원짜리 테이블

거실 한가운데 놓인 테이블이 이날 방송의 반전 포인트였다. 가지가 그대로 남은 원목 밑동에 유리판만 얹은 형태인데, 출연진 모두 ‘천만 원은 넘겠다’고 예상했지만 던이 밝힌 실제 가격은 단돈 5만 원.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누군가 버리려던 걸 직접 가져왔다고 한다. 비싼 가구를 사는 안목보다, 저평가된 물건을 알아보는 안목이 더 어렵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다. 인테리어 예산이 넉넉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이 테이블 하나가 가장 실질적인 힌트일 수 있다.

던의 집, 도자기·석재 소품들
출처: MBC ‘나 혼자 산다’ 캡처

문화재를 훔쳐온 것 같다는 감탄, 소품의 밀도

선반 위에 빼곡히 놓인 도자기와 석재 소품들을 보고 게스트 기안84는 ‘전 세계 문화재를 훔쳐온 것 같다’는 농담을 던졌다. 실제로 소품 수는 상당히 많은 편이라, 잘못하면 잡동사니처럼 보일 위험이 있는 구성이다. 그런데도 어수선해 보이지 않는 이유는 색과 질감을 흙빛·베이지 계열로 통일했기 때문이다. 이 밀도를 유지하면서도 정리된 인상을 주려면, 이렇게 소재·톤을 하나로 맞추는 게 핵심이라는 걸 보여주는 예시다. 2층은 1층과 전혀 다른 분위기로, 조각가 지인이 선물한 작품과 던이 직접 그린 그림들로 채워져 있다는데, 기안84가 ‘작가가 그린 줄 알았다’고 할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고 한다.

소유자: 던(가수, 펜타곤 출신 솔로 아티스트)
특징: 2층 단독주택, 반려견과 거주, 동서양 절충 인테리어, 중고로 구입한 원목+유리 테이블(5만 원)
출처: MBC ‘나 혼자 산다'(2026년 7월 24일 방송)

더 볼만한 기사

공경태
공경태
사진 찍고 글 쓰고 칵테일 만들며 집 꾸미는 엔지니어. 생활 공간이 삶의 질의 바꾼다고 몸소 채험하는 집돌이.

댓글 남기기

댓글 내용을 입력해 주세요
이름을 입력해 주세요

More like this
Related

여행지 숙박도 조립식 주택시대! 신개념 캠핑 숙박 미국 Postcard Cabins

여행의 맛 중 하나는 멋진 자연이다. 광활하게 펼쳐진 대지를...

좁아도 넓게 — 소형 아파트가 4베이·판상형을 택하는 이유

전용 60㎡ 이하 소형 아파트에도 4베이·판상형 설계가 확산되며 청약 경쟁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00:32:49

건축가에 대한 오해, 편견 그리고 건축가는 예술가인가?

건축가는 못 믿을 놈인 건 한국 사회에서 꽤나 오래되었다....

땅속에서 파낸 흙이 쿠키틀 타일로 태어났다 — Sweet Terrain

영국 HS2 공사장에서 파낸 흙 12톤이 전통 쿠키 틀을 거쳐 지하철역 타일로 다시 태어났다. 이스트런던 베이커리 문화에서 영감받은 Sweet Terrain 타일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