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를 고를 때 감수해야 하는 게 하나 있었다. 거실도 방도 한쪽은 늘 그늘이 지는 구조. 부지가 좁으니 어쩔 수 없다는 이야기를 오래 들어왔다.
그런데 최근 분양시장에서는 이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좁은 면적에도 거실과 방 세 개를 모두 앞으로 내놓는 설계가 잇따라 등장하면서다.
4베이·판상형(Bay·板狀形)이란
4베이는 거실과 방 3개를 나란히 배치해 전면 개구부를 넷으로 만든 구조를 말한다. 판상형(板狀形)은 건물을 일자(一字)로 세우는 방식이다. 두 구조가 만나면 집 안 모든 실이 남향에 가깝게 걸리고, 맞통풍이 쉬워진다. 발코니를 확장하면 체감 면적도 크게 늘어난다.
문제는 이런 설계가 대개 중대형에서나 가능했다는 점이다. 부지 면적과 동 배치 제약 때문에 전용 60㎡ 이하 소형은 3베이나 탑상형(塔狀形) 위주로 지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숫자로 보는 인기
최근 공급된 소형 4베이·판상형 단지의 청약 성적이 이를 뒷받침한다. 한신공영이 경남 창원에 내놓은 ‘창원 한신더휴 메가센텀’은 전용 59㎡A 타입이 4베이·판상형으로 설계됐고, 1순위 청약에서 35.67대 1로 단지 내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호반건설의 ‘호반써밋 풍무Ⅱ’ 역시 마찬가지다. 같은 방식으로 지은 전용 59㎡A 타입이 25.7대 1로 다른 모든 타입을 앞질렀다.
건설사들의 움직임도 뚜렷하다. 한화 건설부문·현대건설 컨소시엄이 경남 진주에 선보이는 ‘포레나힐스테이트 진주'(1032가구)는 전용 59㎡ 233가구 전체를 4베이·판상형으로 짓는다. 건폐율을 13%까지 낮춰 동간 거리를 넉넉히 확보했다. 두산건설·쌍용건설 컨소시엄의 경기 부천 ‘두산위브더제니스 부천'(2008가구)도 전용 59㎡ 일부에 같은 설계를 도입했다.
소형이라고 채광과 통풍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는 인식이 분양시장 숫자로 확인되고 있는 셈이다. 청약 경쟁률이 설계 하나로 이렇게까지 갈릴 수 있다는 사실은 건설사에게도 소비자에게도 분명한 신호로 읽힌다. 좁은 집일수록 구조가 곧 실사용 면적이라는 걸, 이번 분양 성적표가 다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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