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나가 손님방보다 먼저다? 소유 자택이 말하는 공간의 우선순위

가수 소유가 6년 만에 새 자택으로 이사했다. 한남동에서 월세로 지내던 집을 떠나 10년 전 묻어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 수익금을 보태 처음으로 자기 명의의 집을 마련했고, 지난달 유튜브 채널 ‘소유기’를 통해 공개한 이 집의 룸투어 영상은 조회수 50만 회를 훌쩍 넘기며 화제를 모았다.

사우나룸부터 홈짐, 대리석 아일랜드 주방까지 웬만한 스파나 호텔 부럽지 않은 구성이지만, 소유 자택의 인테리어를 방마다 뜯어보면 칭찬할 지점과 아쉬운 지점이 한 집 안에 고르게 섞여 있다.

편백나무로 마감한 소유 자택의 개인 사우나
출처: 유튜브 ‘소유기’

현관 열자마자 사우나가 반긴다

소유의 집에서 현관을 지나 가장 먼저 만나는 공간은 다름 아닌 개인 사우나다. 편백나무로 마감한 1인용 원적외선 사우나로, 소유는 “방 안 가득 편백 향이 퍼진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운동을 마친 뒤 땀을 한 번 더 빼는 루틴으로도, 아침에 붓기가 있는데 운동은 귀찮을 때 가볍게 들어가는 공간으로도 쓴다고 소개했다.

공간 배치 원칙에서 보면 현관은 집 안에서 가장 ‘공적인’ 구역이다. 손님을 처음 맞고 외투를 벗는 완충지대라는 뜻이다. 그런데 그 바로 다음 방이 몸을 씻고 땀을 빼는 가장 사적인 행위가 일어나는 사우나라면, 공적 영역에서 사적 영역으로 넘어가는 완충 구간이 사실상 없는 셈이다. 소유 본인이 “우리 집 콘셉트는 남을 위한 공간과 나를 위한 공간으로 나뉘어 있다”고 설명한 것과는 살짝 어긋나는 동선이기도 하다.

이런 경우 사우나 문을 여닫이 대신 슬라이딩 도어로 바꾸고 반투명 유리나 우드 슬랫을 덧대면, 현관에서 봤을 때 사우나 내부가 훤히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개방감은 유지할 수 있다. 굳이 위치를 옮기지 않아도 문 하나로 공과 사의 경계를 다시 그릴 수 있는 셈이다.

고무 타일 바닥을 깐 소유 자택의 홈짐
출처: 유튜브 ‘소유기’

바닥은 막았는데 선반은 못 막았다

헬스룸 바닥에는 충격 흡수용 고무 타일을 깔았다. 소유는 층간소음을 막기 위한 선택이라고 밝혔는데, 인터로킹 러버타일은 소음과 충격을 동시에 줄여주는 검증된 방법이라 홈짐을 꾸미는 이들에게 늘 추천되는 마감재다. 스텝퍼형 유산소 기구와 덤벨, 마사지건까지 갖춘 구성도 알차다. 소유는 “저 뼈말라는 아니에요, 근육이 꽤 있어요”라며 운동에 진심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바닥과 벽은 신경 쓴 티가 나는데, 기구를 올려둔 철제 와이어 선반은 흔히 파는 범용 제품이라 이 집 다른 공간의 톤과는 확연히 따로 논다. 사우나의 우드톤, 주방의 블랙 캐비닛처럼 소유의 집은 방마다 분명한 색과 소재의 언어를 갖고 있는데, 헬스룸만 그 언어에서 비켜나 있는 셈이다.

와이어 선반을 사우나와 같은 우드톤이나 매트 블랙 소재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이 방은 ‘창고처럼 쓰는 운동기구방’에서 ‘집의 톤을 그대로 잇는 운동 공간’으로 인상이 달라진다. PHM ZINE이 소개한 인테리어까지 챙긴 실내 운동기구 10선처럼, 요즘 홈짐 트렌드는 기능뿐 아니라 톤 앤 매너까지 맞추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대형 세크셔널 소파가 놓인 소유 자택 거실
출처: 유튜브 ‘소유기’

손님방 대신 소파를 택했다

거실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방 하나를 통째로 차지할 법한 대형 세크셔널 소파다. 소유는 이 소파 때문에 게스트룸이 없어졌다고 웃으며 소개했는데, 오토만 형태의 데이베드까지 이어 붙인 구성이라 실제로 성인 두세 명이 눕고도 남을 크기다. 벽에는 TV를 걸고 바닥과 벽은 온통 화이트로 비워 소파의 존재감을 한층 키웠다.

거주자의 필요를 공간 배분으로 해결했다는 점에서는 합리적인 선택이다. 손님을 재우는 빈도보다 혼자 소파에 파묻혀 쉬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많다면, 안 쓰는 게스트룸보다 매일 쓰는 큰 소파가 삶의 질에는 더 도움이 된다. 다만 손님방이라는 기능 자체를 완전히 포기한 건 아쉬운 지점이다.

소파 한쪽을 접이식 소파베드나 확장형 벤치 소파로 바꾸면, 평소에는 지금처럼 넉넉한 라운지로 쓰다가 손님이 묵어야 할 때만 손님방 기능을 되살릴 수 있다. 화이트 일색인 벽과 바닥에 러그 하나만 더해도 소파의 볼륨감을 해치지 않으면서 공간의 차가운 인상을 눅일 수 있다.

블랙 캐비닛과 대리석 상판의 소유 자택 주방
출처: 유튜브 ‘소유기’

블랙 캐비닛과 대리석이 만든 무게감

주방은 상부장부터 하부장까지 짙은 블랙 무광 마감이고, 그 사이 상판과 벽면만 주황빛이 도는 대리석으로 채웠다. 소유는 이 대리석을 두고 “열었을 때 예쁘고 얘랑도 되게 잘 어울린다”며 만족스러워했는데, 무채색 캐비닛 사이에서 대리석의 유려한 무늬가 시선을 붙잡는 구성은 확실히 효과적이다.

다만 상하부장을 전부 블랙으로 채운 선택은 양날의 검이다. 짙은 색은 공간을 고급스럽고 차분하게 만들지만, 면적이 넓어질수록 시각적으로 무겁고 좁아 보이는 부작용도 함께 커진다. 지금 주방은 대리석이라는 밝은 포인트 하나로 그 무게감을 힘겹게 상쇄하고 있는 모양새다.

하부장 아래나 상부장 아래에 간접 조명 스트립을 매립하면 대리석 상판에 빛이 반사되면서 캐비닛의 무게감을 자연스럽게 덜어낼 수 있다. 손잡이나 수전 같은 하드웨어를 골드나 브라스 톤으로 바꾸는 것도 블랙과 대리석 사이에서 포인트를 하나 더 만드는 방법이다.

가죽 빈백을 놓은 소유 자택의 리딩룸
출처: 유튜브 ‘소유기’

가죽 빈백 두 개가 만든 혼자만의 시간

거실 옆 작은 방은 블랙 시스템 선반에 레코드와 사진, 소품을 진열하고 가죽 빈백 두 개를 마주 보게 배치한 리딩룸이다. 소유는 이 공간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짧게 말했지만, 커튼으로 채광을 조절하고 조명을 낮게 깐 구성만 봐도 취향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의자 대신 빈백을 택한 건 격식 없는 휴식을 우선한 선택으로 읽힌다. 다만 빈백은 등을 오래 받쳐주지 못해 책을 오래 읽거나 작업을 하기엔 편하지 않은 가구이기도 하다. 지금은 ‘분위기 있는 공간’에 가깝고, ‘오래 머무는 공간’이 되기엔 한 걸음이 남아 있는 셈이다.

빈백 중 하나를 등받이가 있는 로우체어나 스윙체어로 바꾸면 이 방의 무드는 그대로 두면서도 머무는 시간을 늘릴 수 있다. 선반 진열품의 조명을 조금 더 따뜻한 색온도로 바꾸는 것도 이 공간을 갤러리보다는 서재에 가깝게 만드는 방법이다.

레드 포인트 벽으로 꾸민 소유 자택 침실
출처: 유튜브 ‘소유기’

레드 하나로 완성한 침실 인테리어의 로망

침실은 헤드보드 뒤쪽 벽 전체를 레드로 칠하고, 침구에는 머스터드 옐로우 담요 하나를 포인트로 얹었다. 소유는 이 집을 두고 “전 집에서 하지 못했던 로망들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는데, 침실의 레드 벽이야말로 그 말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앞서 소개한 공간들이 대체로 화이트와 블랙, 우드톤으로 차분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 방만 확실히 다른 톤으로 승부를 본다.

색채 심리학적으로 레드는 각성과 활력을 높이는 색이라 거실이나 다이닝에는 잘 어울리지만, 수면을 취해야 하는 침실에는 다소 과감한 선택이다. 실제로 쉽게 잠들기 어려운 색으로 자주 꼽히는 게 채도 높은 레드이기도 하다. 다만 벽 전체가 아니라 헤드보드 뒤편에만 집중된 배치라 시야 전체를 압도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절충은 이뤄진 셈이다.

레드의 강렬함을 유지하면서 안정감을 더하고 싶다면 조명 색온도를 낮은 웜톤으로 바꾸고 디밍 기능을 더하는 것만으로도 같은 레드가 훨씬 차분하게 가라앉는다. PHM ZINE이 다룬 하나의 Red가 집안에서 여덟 번 다르게 산다, CORNER villa 역시 레드 하나를 공간마다 다른 채도와 조합으로 풀어낸 사례로, 소유의 침실에도 참고할 만하다.

Photos유튜브 '소유기'
Category셀럽 주택
Country대한민국
Materials대리석, 편백나무, 가죽
Year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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