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트럭이 현장에 콘크리트를 쏟아붓는 순간, 탄소도 함께 배출된다.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 가운데 시멘트 생산 공정이 차지하는 비중은 업계 안에서도 익히 알려진 얘기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속도다. 혼합재를 늘리고 클링커를 줄이는 저탄소 시멘트 기술은 이미 실증 단계까지 왔는데, 정작 현장에 쓰려면 KS 규격과 표준시방서부터 바뀌어야 한다.
10일 서울 서초구 한국자동차회관에서는 이 간극을 메워보자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산업연합포럼이 주최하고 한국시멘트협회·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한국콘크리트학회가 주관한 ‘시멘트·레미콘·건설산업 통합기술 심포지엄’이다. 시멘트만 바뀐다고 저탄소 콘크리트가 뚝딱 나오는 게 아니라는 공감대가 이 자리를 만들었다. 소재 개발에 레미콘 배합·품질관리, 건설업계의 설계·시공·발주까지 맞물려야 비로소 현장에서 쓸 수 있는 콘크리트가 된다는 얘기다.

축사부터 나온 “같이 움직이자”
전근식 한국시멘트협회장은 축사에서 시멘트산업이 2050 탄소중립을 목표로 공정 효율을 높이고 있고, 정부 연구개발(R&D)을 통해 원료·연료 대체를 뒷받침할 KS 제도 개선도 함께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탄소 시멘트를 쓰려면 레미콘 업계의 배합기술과 품질관리, 건설업계의 설계기준·시공·발주 단계에서 선택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탄소중립 기술 개발 못지않게 산업 간 신뢰를 쌓아 관련 기준을 새로 만드는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실증은 끝났는데, 표준이 없다
기조발표에서는 이재윤 산업연구원 실장이 탄소중립을 위한 건설산업 공급망 혁신 방안을, 박정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이 글로벌 탄소중립 전환과 건설소재산업의 기술연계 방안을 각각 짚었다. 이어진 분과 발표에서는 석회석을 가열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혼합재 사용 확대와 클링커 저감, 고성능 클링커·혼합시멘트 제조기술이 소개됐다.
토론에서 나온 얘기가 이날 심포지엄의 핵심에 가깝다. 김의철 한국시멘트협회 상무는 “혼합재 확대와 클링커 저감 기술은 이미 실증 단계에 도달했지만 KS와 표준시방서 등 제도적 여건이 조성되지 않아 탄소중립이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KS·표준시방서 현실화와 시멘트·건설·레미콘 공동 R&D 지원을 제안했다. 기술은 준비됐는데 규정이 못 따라가는 상황이라는 뜻이다.
건설 현장은 발주 단계에서 저탄소 자재를 고를 유인이, 레미콘 업계는 배합 기준을 조정할 근거가, 시멘트 업계는 상용화를 뒷받침할 표준이 각각 필요하다. 최근 업계 안팎에서는 탄소중립 원료 전환(로봇도 이 강판을 입는다 — 현대제철·포스코, 美 전기로 제철소 첫삽)이나 친환경 자재 개발(자투리가 자재로 돌아왔다 — LX하우시스 HIMACS, 친환경자재 5종) 소식이 잇따르는데, 이번 심포지엄은 그 흐름이 콘크리트 쪽에서도 본격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세 업종이 한자리에 모여 이런 얘기를 나눈 것 자체가 성과라면 성과다. 남은 과제는 이 논의를 실제 KS 개정과 표준시방서 반영으로 이어가는 일이다.
이 기사는 아래 원문 보도를 참고해 PHM ZINE이 새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사진과 자세한 내용은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