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넘은 트램 차고, 우즈베키스탄 첫 현대미술관으로

우즈베키스탄은 최근 몇 년 사이 세계적 건축가들을 잇달아 불러들이며 수도 타슈켄트의 얼굴을 바꾸고 있다. 지난 7월에는 타슈켄트의 소비에트 시대 모더니즘 건물 10곳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고, Lina Ghotmeh는 부하라의 역사 가옥을 자디드 유산 박물관(Jadids’ Legacy Museum)으로, Tadao Ando는 우즈베키스탄 국립박물관을 설계하며 이 흐름에 합류했다. 이 대열에 프랑스 건축사무소 Studio KO(공동 창업자 Karl Fournier·Olivier Marty)가 설계한 타슈켄트 현대미술센터(Centre for Contemporary Arts Tashkent, CCA Tashkent)가 9월 9일 이름을 올렸다. 우즈베키스탄 예술문화발전재단(Art and Culture Development Foundation, ACDF) 이사장 Gayane Umerova의 의뢰로 지어진 이 시설은 전시와 공연, 교육, 리서치를 한 지붕 아래 두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옛 트램 차고, 디젤 냄새 남은 벽돌 건물

CCA Tashkent가 들어선 부지에는 1912년 건축가 Wilhelm Heinzelmann이 설계한 노란 벽돌 건물 두 채가 나란히 서 있었다. 하나는 행정동, 다른 하나는 트램 차고 겸 디젤 발전소였다. 오랜 세월 방치된 발전소 건물의 벽돌 벽에는 지금도 옛 기름 냄새가 배어 있다. Studio KO는 이 발전소의 높다란 산업 홀을 프로젝트의 심장부로 삼았다.

고측창이 줄지어 있고 원래 벽돌 벽이 그대로 남은 이 공간을 팀은 대성당, 혹은 런던 테이트모던의 터빈홀(Turbine Hall)에 견준다. Studio KO 디렉터 Olivier Marty(올리비에 마르티)는 “이 공간은 이미 비례부터가 대성당처럼 기념비적이었다. 우리는 그 성격에 충실하려 했다”고 말했다. 천장에는 설비 배관을 그대로 노출해 산업적 느낌을 살렸다.

옛 디젤 발전소를 개조한 CCA Tashkent 메인 전시홀 내부, 벽돌 벽과 철제 구조가 그대로 드러난다
사진: Dezeen

벽돌 사이로 끼워 넣은 새로운 덩어리

행정동은 접수처와 기념품점, 사무 공간으로 바뀌었고, 맨 위층에는 레코드를 들을 수 있는 채광 천장 도서관이 자리한다. 이 건물의 뼈대 안에는 자체 하중을 지탱하는 덩어리진 새 볼륨이 삽입돼 벽돌 구조 한쪽 모서리를 뚫고 부풀어 오르듯 자리 잡았다. 콘크리트에 현지에서 쓰는 굵은 자갈을 섞어 광택 니스로 마감한 이 볼륨은 기존 벽돌 파사드와 의도적으로 대비를 이룬다.

접수처에서는 나선형 계단이 지하로 내려가 첫 전시 공간, Marty의 표현으로는 메인 공간의 ‘앞방’으로 이어진다. 이어 금속으로 마감한 어두운 터널을 지나면 발전소 지하가 나타난다. 이곳에는 두 번째 전시 공간과 계단 겸 관람석으로 쓰이는 계단식 좌석이 있고, 그 위로는 입방체 모양의 오디토리움이 매달려 있다. 어둡고 낮은 공간에서 밝고 넓은 메인 홀로 이어지는 이 동선은 극적인 분위기 전환으로 공간의 위엄을 한층 강조한다. 오디토리움 벽과 터널에는 매끈한 금속 패널을 대 원래 벽돌과 대비시켰고, 짙고 흙빛을 띠는 테라조는 소비에트 시대 모더니즘에 대한 오마주로 여러 벽과 바닥을 감쌌다.

CCA Tashkent 지하 갤러리로 이어지는 금속 마감 터널 통로
사진: Dezeen

건물을 두르는 대형 창에는 보라색 필터를 코팅해 외부에서만 그 색이 드러나도록 했다. 여정의 끝에는 짙은 광택 자갈로 마감한 벽이 감싸는 야외 안뜰이 있다. 레스토랑과 어린이 워크숍 공간, 기도실을 품은 또 하나의 전시 공간이다. Marty는 이 안뜰을 “전통 마할라(mahala, 중정을 중심으로 배치되는 우즈베크 주거 양식)의 현대적 버전”이라고 설명하며, 벽돌 건물 두 채와 경쟁하지 않으면서도 독립된 공간으로 읽히도록 하는 데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디젤 발전소 건물 안에 매달린 입방체 오디토리움과 목조 계단, CCA Tashkent
사진: Dezeen

개관전 Hikmah, ‘우즈베키스탄 첫 현대미술 전문기관’

CCA Tashkent는 개관과 함께 전시 Hikmah(‘지혜’라는 뜻)를 연다. 큐레이터 Sara Raza(사라 라자)가 기획한 이 전시는 우즈베키스탄 안팎 작가들의 작품 11점을 선보이며, 전시장 곳곳의 가구도 Studio KO가 디자인한 금속과 목재 조합의 맞춤 제작품이다. 개관에 앞서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Shavkat Mirziyoyev(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가 시설을 둘러봤다. CCA Tashkent는 우즈베키스탄에서 현대미술만을 전담하는 첫 상설 기관으로 소개된다. 사마르칸트와 부하라의 실크로드 유산으로 더 잘 알려진 나라에, 동시대 미술이라는 새로운 층위가 더해졌다.


이 기사는 아래 원문 보도를 참고해 PHM ZINE이 새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사진과 자세한 내용은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 Dezeen — Studio KO transforms former tram depot into Centre for Contemporary Arts Tashkent, Euronews — From tram depot to contemporary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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