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에 하늘 한 조각을 들인 카페, 블루보틀 하라주쿠

하라주쿠는 가만히 있지 않는 동네다. 문화도 패션도 사람들의 취향도, 이 거리에서는 늘 뒤섞이고 다시 태어난다. 그 변화무쌍한 흐름 위에 새로 놓인 것이 블루보틀 커피 하라주쿠점(Blue Bottle Coffee Harajuku Cafe)이다. 도쿄의 스튜디오 TEKI Design은 이 작은 카페에 새로운 ‘통로’ 하나를 그려 넣고, 건물과 건물 사이로 얼핏 보이는 하늘 한 조각을 실내로 끌어들이는 걸 목표로 삼았다.

블루보틀 커피 하라주쿠, 내부 전경

늘 달라지는 동네, 하라주쿠

하라주쿠는 끊임없이 진화하는 동네다. 서로 다른 문화와 스타일이 이곳에서 만나 섞이고, 그때그때 전혀 다른 풍경으로 바뀐다. 어제와 오늘의 거리가 다르게 느껴진다면, 그게 바로 하라주쿠의 본질이라고 해야 할까. TEKI Design은 그 변화의 리듬을 굳이 지우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리듬을 건물 안으로 고스란히 옮겨오는 쪽을 택했다.

블루보틀 커피 하라주쿠, 반사 파사드

지나가는 사람도, 도시도 담아내는 파사드

파사드에는 은은하게 빛을 반사하는 무광 소재를 썼다.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의 움직임과 시시각각 바뀌는 도심의 풍경이 이 표면 위에 흐릿하게 겹쳐 비친다. 굳이 또렷하게 비추지 않고 흐릿하게 담아내는 편을 택한 셈인데, 그 덕분에 하라주쿠 특유의 어수선하면서도 활기찬 공기가 실내까지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창 너머 풍경이 아니라, 표면에 맺힌 도시의 잔상을 마주하는 카페인 셈이다.

블루보틀 커피 하라주쿠, 천장과 벽면 플라스터

안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통로

파사드가 안쪽으로 이어지면서, 마치 새로운 통로 하나가 공간 속으로 끌려 들어온 듯한 느낌을 준다. 벽에서 천장까지 겹겹이 쌓아 올린 플라스터 마감이 변화의 흔적과, 서로 다른 영향들이 겹쳐온 시간을 표현한다. 그러다 보니 이 그러데이션은 어느 순간 하늘을 떠가는 구름처럼 보이기도 한다. 손으로 켜켜이 쌓은 질감이라 가까이서 보면 결이 다 다르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블루보틀 커피 하라주쿠, 카운터 조명

천장에 스며든 하늘 한 조각

옅은 푸른빛이 도는 반사 천장은 플라스터의 그러데이션 위에 은은한 색을 얹어 공간 전체로 퍼뜨린다. 그 빛깔은 하라주쿠의 빌딩 사이로 언뜻 올려다보이는 하늘 한 조각을 닮았다. 카페 안에 있으면서도 도시의 하늘 한 자락을 함께 들이마시는 기분이랄까. 색을 강하게 쓰지 않고 옅게 걸친 감각이 오히려 이 공간에 더 오래 머물고 싶게 만든다.

블루보틀 커피 하라주쿠, 실내 디테일

잠깐 앉는 곳이 아니라, 하라주쿠 그 자체를 쉬는 곳

이 카페는 단순히 커피 한 잔 마시고 가는 곳으로 설계되지 않았다. 오히려 하라주쿠라는 동네 자체를 잠시 쉬어가는 경험으로 만들고 싶었다는 게 TEKI Design의 설명이다. 커다란 제스처 없이, 파사드와 플라스터, 천장 색 하나하나로 그 감각을 조용히 쌓아 올린 셈이다.

겨우 82㎡짜리 공간에서 동네 하나의 정서를 통째로 옮겨오려 한 시도다. 화려한 장식 대신 반사되는 표면과 색의 온도만으로 ‘하라주쿠스러움’을 설계했고, 작은 카페일수록 이런 절제가 더 잘 통한다.
ArchitectsTEKI Design
PhotosKenta Hasegawa
Category카페
Country일본 도쿄 시부야(하라주쿠)
Materials철골, 콘크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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