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의 오스카 프레이리 거리와 콘솔라상 거리가 만나는 모퉁이, 향수 브랜드 프란시스(Francis)의 새로운 콘셉트 스토어 ‘카사 프란시스(Casa Francis)’가 문을 열었다. 로젠바움(Rosenbaum)이 설계한 이 358㎡ 규모의 매장은 향이라는 보이지 않는 감각을 공간으로 번역하는 일에 집중했다.
대지가 가진 경사를 그대로 살린 유리 파사드가 거리와 매장을 잇는다. 창 너머로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개방적인 입면 덕분에, 지나가는 사람도 매장 안의 향과 분위기를 어느 정도 미리 짐작할 수 있다고 해야 할까.

경사를 따라 흐르는 유리 파사드
대지의 경사를 억지로 평평하게 다듬는 대신, 로젠바움은 그 기울기를 그대로 파사드의 형태로 옮겨왔다. 유리 입면이 거리의 경사를 따라 완만하게 흐르듯 이어지면서, 건물은 주변 가로 풍경과 자연스럽게 하나가 된다.
두 개의 입구를 각각 다른 레벨에 배치한 것도 이 경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결과다. 오스카 프레이리 쪽에서 들어오는 동선과 콘솔라상 쪽에서 들어오는 동선이 매장 안에서 자연스럽게 교차하도록 설계됐다.

매장 한가운데 놓인 정원
이 매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장치는 중앙에 놓인 정원이다. 향수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제품을 파는 공간에 살아있는 식물을 들인 셈인데, 이 정원이 매장 전체에 자연스러운 향과 습도, 빛의 변화를 더한다. 방문객은 제품을 고르는 동안에도 시선을 정원 쪽으로 두며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다.
정원을 중심으로 두 개의 입구와 여러 매대가 방사형으로 펼쳐지는 구성 덕분에, 좁지 않은 358㎡ 면적임에도 동선이 헷갈리지 않는다. 향을 테스트하는 구역과 결제 구역, 휴게 구역이 정원을 매개로 자연스럽게 나뉜다.
후각이라는 감각을 공간 언어로 옮기면서 억지스러운 장치를 쓰지 않았다는 데 있다. 경사와 정원, 유리라는 익숙한 건축 요소만으로 향수 매장 특유의 감각적 경험을 만들어낸 방식이 인상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