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전 난산구는 산과 바다가 동시에 눈에 들어오는 지형이 흔치 않은 동네다. Z&Z 스튜디오(Z&Z STUDIO)는 베이징사범대학 부속 난산학교(The Nanshan Affiliated School of Beijing Normal University)를 설계하면서 이 지형적 조건을 학교 건축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산을 올려다보고 바다를 내다볼 수 있는 곳”이라는 문장 하나가 이 4만 6,447㎡ 규모 캠퍼스 전체를 관통한다.
정형화된 교실 블록을 나란히 배치하는 전통적인 학교 모델 대신, 설계팀은 ‘크로스 프레임 레이아웃(cross-frame layout)’과 계단식 매싱을 택했다. 대지의 경사를 거스르지 않고 오히려 그 경사를 건축의 언어로 바꿔낸 셈이다.

모든 교실에 산을 들이다
이 학교의 가장 뚜렷한 원칙은 모든 일반 교실에서 산 전망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도시의 학교 건축이 흔히 채광과 환기, 소음 차단 사이에서 타협하는 것과 달리, Z&Z 스튜디오는 여기에 ‘전망’이라는 조건을 하나 더 얹었다고 해야 할까. 특별교실은 별도로 남향 배치를 우선해 하루 중 가장 긴 시간 자연광이 들도록 계획했다.
결과적으로 건물은 단일한 매스가 아니라 여러 개의 테라스형 블록이 계단처럼 쌓인 형태를 띤다. 층마다 물러나고 튀어나오는 입면 덕분에 교실 하나하나가 저마다 다른 각도로 산과 바다를 마주하게 된다.

언덕처럼 쌓인 테라스와 아늑한 중정
설계팀이 내세운 핵심 비전은 ‘언덕 같은 테라스(hill-like terraces)’와 ‘친밀한 중정(intimate courtyards)’으로 구성된, 사람 스케일의 녹색 캠퍼스다. 대형 학교 시설이 자칫 위압적으로 느껴지기 쉬운 것과 달리, 이 캠퍼스는 곳곳에 작은 중정을 끼워 넣어 학생들이 쉬는 시간마다 몸을 숨길 수 있는 아늑한 틈을 만들어냈다.
테라스마다 심어진 조경은 계절에 따라 표정을 바꾸며, 계단식으로 쌓인 지붕과 옥상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운동장이자 정원이 된다. 학생들의 동선은 건물 내부뿐 아니라 이 옥상 테라스들을 오르내리며 자연스럽게 위아래로 확장된다.

지형을 거스르지 않는 학교 건축
중국 대도시의 신설 학교들이 대개 평탄한 부지를 전제로 설계되는 것과 달리, 난산학교는 처음부터 경사지를 주어진 조건으로 받아들였다. 그 결과 옹벽을 세워 땅을 깎아내는 대신, 건물 자체가 지형의 굴곡을 따라 계단식으로 물러나며 앉혀졌다.
이런 접근은 시공상의 수고를 늘리는 대신, 아이들에게 평평한 운동장 하나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르내리며 몸으로 지형을 체험할 수 있는 캠퍼스를 선물한다. 46,447㎡라는 큰 규모에도 불구하고 건물이 위압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교육시설이라는 프로그램 안에서도 ‘경사지’라는 제약을 결핍이 아니라 자산으로 뒤집어 읽었다는 데 있다. 산과 바다를 동시에 품은 대지 조건을 모든 교실의 전망으로 되돌려준 설계는, 학교 건축이 단순한 수용 시설을 넘어설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