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인데 문이 없다. 정확히는, 문턱이라 부를 만한 경계가 없다. 서울 금천구 독산동 주택가 한복판에 들어선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 이야기다. 주민들이 늘 다니던 보행로가 미술관 안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설계돼, 전시를 보러 온 사람과 그냥 지나가던 동네 사람의 경계가 흐려진다. 이 건물이 올해 서울시가 뽑은 최고의 건축물로 선정됐다.
서울시는 건축문화와 기술 발전에 기여한 건축물을 가리는 ‘제44회 서울특별시 건축상’ 수상작으로 완공 부문 10점과 학생 아이디어 부문 10점, 총 20점을 최종 발표했다. 1979년 시작해 올해로 44회를 맞은 이 상은 서울을 대표하는 건축 분야 최고 권위의 상으로 꼽힌다.
대상은 더시스템랩의 서서울미술관
완공 부문 대상은 더시스템랩건축사사무소 김찬중 건축가가 설계한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에 돌아갔다. 심사위원단은 미술관 안으로 일상 보행 동선을 끌어들여 지역 주민과 경계 없이 소통하는 열린 공간을 만들었다는 점, 그리고 그 설계 의도를 실제 공간으로 높은 완성도로 구현해 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최우수상은 두 작품이 나눠 받았다. 개방형 공간과 친환경 통합설계로 새로운 공공청사 모델을 제시한 서울특별시교육청 신청사(더블유아키텍츠건축사사무소 이원석, 디자인랩스튜디오건축사사무소 박동주)와, 공간·재료·디테일 모든 면에서 완성도가 뛰어나다는 평을 받은 아트센터 림(모노건축사사무소 김정호, 경희대학교 정재헌)이다. 우수상에는 서울연극창작센터, 이작가의 집, 청운동 P씨댁, 서울대학교 의학도서관 네 작품이 이름을 올렸다. 신진건축가의 성장을 돕는 신진건축상은 암사동 주택, 서울의료원 방사선종양학과, Studio Paranoid office 세 곳이 받았다.
올해 처음 생긴 ‘학생 아이디어 부문’
올해 새로 만들어진 학생 아이디어 부문도 눈에 띈다. 청년 예비건축가를 발굴하고 미래 인재를 키우자는 취지로 신설된 이 부문의 대상은 한양도성의 복원과 활용을 다룬 한양대학교 조겸 학생의 작품이 차지했다. 오피스 코어를 도시의 공공 인프라로 재해석한 국민대학교 오세진 학생의 안과, 새로운 도시 주거 시스템을 제안한 국립순천대학교 이호준 학생의 안이 최우수상에 올랐다.
완공 부문 심사는 유재은 대표(종합건축사사무소 시건축)를 위원장으로 국형걸 교수(이화여자대학교), 조남호 대표(솔토지빈건축사사무소), 한양규 대표(푸하하하건축사사무소) 등 건축 전문가 7인이 맡았다. 학생 아이디어 부문은 김태만 대표(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를 위원장으로 별도 심사위원단이 구성됐다.

수상작은 9월 서울건축문화제에서 만난다
시상식은 오는 9월 열리는 ‘2026 제18회 서울건축문화제’ 개막식과 함께 진행된다. 수상작은 9월 한 달간 서울도시건축전시관(중구 세종대로 119)에서 전시돼 시민들이 직접 둘러볼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수상작을 대상으로 한 시민 온라인 투표, 이른바 엠보팅이 7월 23일부터 2주간 진행된다. 투표 결과 상위 2개 작품에는 별도로 시민공감특별상이 주어진다.
44년째 이어온 상이 매번 같은 방식으로 반복되지는 않는다는 점이 이번 회차의 포인트다. 학생 부문 신설은 완공된 건물만 평가하던 관성에서 벗어나 아직 지어지지 않은 아이디어까지 무대에 올리겠다는 신호이고, 시민 투표는 심사위원의 눈과 대중의 체감을 나란히 놓아보겠다는 시도다. 서서울미술관이 보여준 ‘경계 없는 미술관’이라는 개념도, 결국 건축이 누구를 향해 열려 있어야 하는가라는 질문과 맞닿아 있다. 9월 전시장에서 어떤 건물이 시민들의 발길을 가장 오래 붙잡을지 지켜볼 일이다.
이 기사는 아래 원문 보도를 참고해 PHM ZINE이 새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사진과 자세한 내용은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 인천세계타임즈 — K-건축 선도 ′서울시 건축상′…문턱없는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 등 20점 선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