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에서 “접는다”는 말은 보통 지붕이나 파사드의 조형을 가리킨다. MIT 연구팀이 종이접기의 원리를 구조체를 짓는 방법으로 끌어올렸다. 납작한 판재를 잘라 접고, 드라이버로 조립해 내부 기둥 없이 버티는 셸을 만드는 오리가미 건축 공법이다.

연구는 MIT 비트·원자 센터(Center for Bits and Atoms, CBA)의 Alfonso Parra Rubio가 주도했고, 센터장인 Neil Gershenfeld가 시니어 저자로 참여했다. 이탈리아 볼로냐대학,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대학, 도쿄대학 연구자도 함께했으며 논문은 International Journal of Solids and Structures에 실렸다.
낱개로 접어 이어 붙이는 모듈
출발점은 1960년대 예술가이자 과학자 Ron Resch가 개발한 접이식 테셀레이션이다. Resch는 다각형 단위 셀을 반복 배치해 입체 구조를 만들었는데, 이번 연구는 한 장의 재료를 통째로 접는 대신 단위 셀을 하나씩 접은 뒤 서로 연결하는 방식을 택했다. 블록 단위로 쪼개면 제작이 단순해지고 더 복잡한 형태도 만들 수 있다.
Parra Rubio는 Resch 테셀레이션의 삼각대 모양 단위 셀 두 개를 합쳐 자유도가 0인 블록을 만들었다. 완전히 단단하게 잠기는 블록이라는 뜻이다. 이 블록을 서로 엮인 보(beam) 네트워크로 연결하면 매우 가벼우면서도 강성과 안정성이 높은 3D 구조가 된다. 원하는 형상에 맞는 블록을 사람이 일일이 설계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연구진은 CBA 대학원생 Erik Strand와 함께 제작 가능한 단위 셀을 자동으로 뽑아내는 솔버를 만들었다. 설계 파일은 CNC 밀링 기계로 넘겨 알루미늄 같은 평판에서 블록을 잘라낸다.
용접기 없이 드라이버로 조립
조립은 드라이버 같은 수공구만으로 이뤄진다. 대형 용접 장비가 필요 없어 다른 공법보다 빠르고 값싸질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단위 셀은 조립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제 모양을 찾도록 설계돼, 구조체가 존재할 수 있는 형태는 하나뿐이다. 셀마다 모양이 달라도 연결 방식은 어디서나 같다.
성능은 시뮬레이션으로 확인했다. 일부 다른 오리가미 기반 기법보다 약 3.5배 뻣뻣하면서 재료는 약 3분의 2만 쓴다. 규모 확장 가능성은 보스턴 공립도서관(Boston Public Library)에 매단 길이 23피트(약 7m)의 접이식 알루미늄 조각 Lexicon으로 보여 줬다. 건설 경험이 없는 팀이 며칠 만에 조립했다.
재난 쉼터부터 파사드까지
연구진이 가장 잘 맞는 용도로 꼽은 것은 재난 구호 쉼터다. 납작한 패널 상태로 효율적으로 실어 보내 지진이나 홍수 현장에서 빠르게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기 부품이나 모듈형 로봇, 방음 패널과 건물 외피 같은 건축 요소에도 쓸 수 있다고 본다.
공장에서 만들어 현장에서 맞추는 방식이 공기를 줄이는 흐름은 앞서 소개한 〈LH 모듈러주택 1만6천 가구 발주, 공기는 줄고 공사비는 는다〉에서도 확인된다. 오리가미 셸은 이 논리를 가장 얇은 판재 단위까지 밀어붙인 사례다. 다만 건물 규모의 시험은 앞으로의 과제다. 연구진은 더 큰 건축 구조물에서 방식을 검증하고, 더 복잡한 형상의 단위 셀과 사용하기 쉬운 설계 인터페이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Gershenfeld는 접은 금속이 구조물을 짓는 데 쓸 준비가 된 방법이라며, 이제 실험실을 나와 시공 현장으로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아래 원문 보도를 참고해 PHM ZINE이 새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사진과 자세한 내용은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