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시설이 철거되고 나면 그 자리는 한동안 비어 있다. 서울 장안동 옛 동대문구민회관 터가 그랬다. 2023년 건물이 헐린 뒤, 이 땅에 700석 공연장이 다시 들어설 밑그림이 나왔다.
동대문구는 13일 옛 구민회관 부지에 지을 복합문화시설의 설계공모 당선작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국내외에서 모두 75개 작품이 접수됐고, 지난 7일 최종 심사를 거쳐 ㈜SGHS설계회사 건축사사무소의 설계안이 당선됐다.
지하 2층~지상 5층, 연면적 11,647m²
새 시설은 지하 2층~지상 5층, 연면적 11,647m² 규모다. 중심은 약 700석의 전문 공연장이고, 문화센터와 체험공간, 북카페, 보건지소가 함께 들어선다. 공연장 하나를 짓는 사업이 아니라 문화와 생활, 보건 기능을 한 건물에 묶는 구상이다.
공개된 당선작 투시도를 보면 윤곽이 잡힌다. 투명한 외피로 덮은 박공형 상부 볼륨 아래로 층이 어긋나게 쌓이고, 앞쪽으로는 공원과 산책로가 이어진다. 건물이 닫힌 상자가 아니라 공원 쪽으로 얼굴을 내미는 모습이다. 부지는 중랑천과 장평근린공원에 맞닿아 있어, 구는 문화활동과 여가, 휴식을 함께 누리는 열린 생활문화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투시도는 공모 단계의 안이라, 기본·실시설계를 거치며 달라질 수 있다.
공연장이면서 전시장도 되는 공간
심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대목은 두 가지다. 다양한 문화시설을 창의적이면서도 효율적인 공간 구성으로 통합했다는 점, 그리고 공연뿐 아니라 전시 등 여러 용도로 쓸 수 있는 공연장을 제안해 활용도를 높였다는 점이다.
700석은 구 단위 문화시설로는 중간 규모에 해당한다. 이 정도 객석을 가진 공연장이 전시까지 소화하려면 객석과 무대를 유연하게 바꾸는 설계가 필요하다. 쓰임이 많은 공간은 일상에서 자주 열려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공연이 없는 날 로비와 북카페가 동네 사람들의 쉼터가 될 수 있는지가 건물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2030년 준공까지
구는 당선작을 바탕으로 기본·실시설계와 관련 행정절차를 진행해 2030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한다. 시설별 기능과 이용 동선을 고려해 설계를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최동민 동대문구청장은 “구민회관은 오랜 시간 지역 주민들의 일상과 함께했던 공간인 만큼 새로운 구민회관은 주민들이 기다려 온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건축 설계공모 제도를 둘러싼 논의는 앞서 소개한 〈공모 98%가 무제한 경쟁 — 공공건축 설계공모 판 바꾼다〉에서 다룬 바 있다. 이번 공모에도 국내외 75개 작품이 겨뤘다는 점에서, 구 단위 공공건축 사업이 건축계의 관심을 끌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기사는 아래 원문 보도를 참고해 PHM ZINE이 새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사진과 자세한 내용은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