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 라디에이터라고 하면 대개 흰색이나 은색 금속 패널을 떠올린다. 열전도가 좋은 금속이 방열기의 재료로 굳어진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난방 브랜드 Tubes가 이 통념을 깼다. 표면이 아니라 구조체 자체를 흙으로 구운 테라코타 라디에이터를 내놨다.
이름은 Terre, 이탈리아어로 ‘흙’이라는 뜻이다. 디자이너 Sebastian Herkner가 Tubes와 함께 만들었다. Tubes가 테라코타로 라디에이터를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재료는 토스카나 임프루네타(Impruneta) 채석장에서 나는 점토를 쓴다. 금속이 주는 차가운 인상 대신, 흙이 주는 따뜻하고 투박한 질감으로 방열기의 존재감을 바꿔보려는 시도다.
구조체 자체가 흙이다
보통 라디에이터는 알루미늄이나 강철관 표면에 도장을 입히는 방식으로 만든다. Terre는 반대다. 점토를 전용 몰드에 압출해 길고 둥근 세로 관 형태로 뽑아낸 뒤, 이 관 자체가 라디에이터의 구조체가 된다. 표면 마감이 아니라 몸체 전체가 테라코타인 셈이다. 구운 점토관 안에는 재활용 알루미늄으로 만든 전기 발열체를 넣는다.
다섯 가지 유약으로 표정을 낸다
완성한 점토관은 가마에서 구운 뒤 다섯 가지 유약 중 하나를 입힌다. 재료 본연의 질감을 보여주는 투명 유약부터 짙은 브라운, 그레이, 블루까지 고를 수 있다. Herkner는 “오래되고 거의 원시적인 재료를 새로운 맥락에서 실험하는 걸 좋아한다”며 “테라코타는 흙과 온기에 연결된 진짜 재료”라고 말했다.

수건걸이로도, 욕실 가구로도
Terre는 옵션으로 확장할 수 있다. 대리석이나 래커 마감 선반을 붙이면 현관에서 소품을 두는 다용도 가구가 되고, 금속 수건걸이를 달면 욕실용 타월워머로 바뀐다. 크기는 1120×140×1400mm다.
라디에이터의 재료를 금속에서 흙으로 바꾸는 실험은 단순한 소재 교체가 아니다. 열을 내는 기능과 촉감·질감을 내는 마감이 하나의 재료 안에서 동시에 해결된다는 점에서, 난방기구를 보는 관점 자체를 바꾼다. PHM ZINE이 소개한 Sweet Terrain 타일처럼, 흙이라는 오래된 재료를 새로운 방식으로 쓰는 시도가 최근 인테리어·건축 자재 시장에서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 기사는 아래 원문 보도를 참고해 PHM ZINE이 새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사진과 자세한 내용은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