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건물의 쓰임이 완전히 뒤바뀌는 순간이 있다. 그 건물이 폭력과 배제의 상징이었다면, 용도 변경은 단순한 리모델링을 넘어 도시가 자신의 역사를 다시 쓰는 일이 된다. 미국 텍사스 Fort Worth의 한 벽돌 건물이 지금 그 과정을 지나고 있다.
Studio Barnes와 Ch_studio가 이끄는 설계팀이 최근 이 건물의 전환 계획을 공개했다. 1920년대에 지어진 연면적 3,251㎡(3만 5000제곱피트) 규모의 건물로, Fort Worth의 Historic Northside 지구와 다운타운 사이에 자리한다. 건축사무소 GFF와 조경설계사 JIMA Studio도 함께 참여했다.
KKK의 근거지에서 문화의 거점으로
이 건물은 백인우월주의 단체 KKK(Ku Klux Klan)가 1927년 떠나기 전까지 지부 활동 거점으로 쓰던 곳이다. 이후 지역 백화점에 팔렸고, 1946년부터 1999년까지는 Ellis Pecan Company의 작업장으로 쓰였다. 2021년, 지역 연합체 Transform 1012 N Main Street가 이 건물을 매입하면서 새로운 국면이 시작됐다. SOL Ballet Folklórico, The Welman Project 같은 단체와 인권운동가 Dr. Opal Lee가 이 연합에 참여하고 있다.

설계팀은 이 프로젝트를 “인종적 폭력으로 규정된 건물을 공동체와 회복의 촉매로 바꾸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어두운 역사는 건물을 철거할 명분이 될 수도 있었지만, 우리는 과거를 지우기보다 마주하는 쪽을 택했다”는 것이 설계팀의 입장이다.
보존과 개입 사이
완성될 Transform 1012 Center for Arts and Community Healing은 3개 층에 걸쳐 극장, 메이커스페이스, 교실, 무용 연습실, 바 겸 카페, 야외 원형극장을 담는다. 원래의 벽돌 파사드는 그대로 남기되, 내후성강판(weathering steel)과 줄무늬 콘크리트 패널, 타공 금속 스크린 같은 새로운 재료를 곳곳에 섞어 넣었다. 사람을 가두고 나누기 위해 설계됐던 옛 건물의 폐쇄적 구조와 달리, 새 건물은 대지를 가로지르는 새로운 동선과 조망을 열어 정반대의 성격을 지향한다.
이름 없는 이들을 위한 기억
2층에는 북텍사스 지역의 인종 관계사를 다루는 갤러리가 들어선다. 1921년 Fort Worth에서 백인 우월주의 폭력으로 살해된 흑인 정육점 주인 Fred Rouse를 기리는 공간이다. 건물의 프로그램은 KKK의 폭력과 배제로 고통받았던 흑인, 가톨릭, 히스패닉, 이민자, 유대인,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위해 마련됐고, 조경 설계에도 아프리카계·원주민·멕시코계 디아스포라의 전통이 반영됐다.
설계팀은 재료 재사용에도 공을 들였다. 콘크리트와 목재 등 195톤이 넘는 폐자재를 매립지행에서 건져내 공사에 다시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착공은 2027년 여름, 개관은 2028년 겨울로 예정돼 있다.
이 기사는 아래 원문 보도를 참고해 PHM ZINE이 새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사진과 자세한 내용은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 Dezeen — Former Fort Worth KKK building to be converted into arts cent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