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과 채찍이 동시에 나왔다. 지난 7월 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건축법 개정안 이야기다.
이 개정안(의안번호 18864)은 앞서 6월 16일 공포된 ‘특정건축물 정리에 관한 특별조치법’과 사실상 한 세트로 추진됐다. 특별조치법이 2023년 12월 31일 이전 완공된 소규모 주거용 위반건축물에 2026년 12월 17일부터 18개월간 한시적으로 사용승인 기회를 주는 ‘양성화’라면, 건축법 개정안은 양성화 이후 위반행위 재발을 막기 위한 단속·처벌 강화다. 정부는 1981년 이후 여러 차례 양성화를 시행해왔지만, 이번엔 처음으로 벌칙 대상에 설계자가 포함됐다.

모든 설계자가 처벌 대상은 아니다
개정 건축법 제108조·제110조는 벌칙 대상인 ‘공사시공자’를 ‘이를 설계 또는 시공한 자’로 바꿨다. 설계 단계에서도 법 위반이 없도록 만든 안전장치라는 게 취지다.
건축선, 건폐율, 용적률, 일조권 등 벌칙 조항이 명시한 위반사항 대다수는 사용승인 이후 건축주가 무단으로 변경하면서 발생한다. 적법하게 설계해 인허가를 완료한 설계자는 처벌은 물론 구상권 행사 대상에서도 제외되는 게 원칙이다. 다만 대법원은 앞서 설계자·감리자에게 하자를 발견하면 건축주에게 통지하고 시정을 요청할 성실의무가 있다고 판시한 바 있어(2017년 판결), 계약·설계변경 요구를 거절한 사실이나 위반 소지 경고를 서면으로 남겨두는 게 실무상 중요해졌다.
일조사선 완화, 지하주차장 화재기준 강화
개정안엔 업계가 반길 내용도 담겼다. 시행령에서 규정하던 일조사선 기준이 법률로 상향되며 현실에 맞게 완화됐다. 정북 방향 인접 대지경계선으로부터 이격거리가 높이 10m 이하는 1.5m 이상, 10~17m는 5m 이상, 17m 초과는 해당 부분 높이의 2분의 1 이상으로 구간별로 명확해졌다. 도심 소규모 대지에서 용적률이 남아 있어도 일조사선에 막혀 상층부를 계단식으로 깎아야 했던 설계 제약이 풀린 셈이다.
최근 잇따른 지하주차장·필로티 화재를 계기로 화재안전 기준도 강화됐다. 지하층 주차장 마감재료·단열재의 불연재료 사용이 의무화됐다. 시행 시기는 조항마다 다르다. 지하층 마감재 규정은 공포 후 2년, 자재 품질인정 규정은 1년, 일조사선 완화 규정은 3개월 뒤부터 각각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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