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 하나에 재료 두 가지, 그리고 영감의 원천은 바다. 디자이너 페데리코 스테파노비치(Federico Stefanovich)가 내놓은 살리나(Salina) 컬렉션 이야기다.
이 컬렉션은 테이블 램프, 플로어 램프, 천장 램프, 월 램프, 샹들리에 등 조명류와 사이드 테이블, 커피 테이블, 다이닝 테이블 등 가구류로 구성된다. 하나의 형태 언어를 조명과 가구에 나란히 적용한 셈이다.
껍데기는 유리섬유, 뼈대는 청동
유리섬유는 조개껍데기와 갑각류의 외골격을 본떠 유기적인 곡면의 셸(shell)을 만드는 데 쓰였다. 반대로 청동은 해양생물의 골격 구조, 즉 가지처럼 뻗어나가는 형태와 지지대 역할을 맡는다. 두 재료는 눈에 띄는 결합 부속 없이 안쪽에서 서로를 붙잡아, 마치 겉면이 속 구조를 감싸며 자연스럽게 자라난 듯한 인상을 준다.

조명 각각의 중심에는 하얗고 둥근 광원이 자리한다. 굴 속에 박힌 진주를 떠올리게 하는 배치다. 빛이 새어 나오는 지점과 컬렉션의 해양생물 모티프가 이렇게 하나로 이어진다.
기울어진 균형, 계산된 불안정
테이블류에서는 이 컬렉션의 또 다른 화두인 ‘물리적 긴장’이 드러난다. 비대칭적인 상판과 지지대는 언뜻 불안정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치밀하게 계산된 구조로 균형을 잡는다. 겉보기엔 위태롭고 속은 견고한, 이 컬렉션 전체를 관통하는 태도다.
가구와 조명을 하나의 재료 실험으로 묶어내는 이런 컬렉션은, 자재를 고르는 기준이 ‘어디에 쓰느냐’보다 ‘어떤 형태를 원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유리섬유와 청동이라는 익숙한 재료가 바다생물의 형태를 빌려 전혀 다른 표정을 짓는 방식을 눈여겨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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