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트와 좁은 도로 사이, 까다로운 대지
동쪽의 아파트 단지는 사생활 보호와 채광이라는 민감한 문제를 던지고, 서쪽의 4m 도로는 향후 확장 계획에 따라 대지 경계 자체가 달라질 수 있는 불안정한 조건이다. 심플렉스 건축은 이 두 조건 사이에서 매스를 조심스럽게 밀고 당기며, 어느 한쪽에도 완전히 등을 돌리지 않는 균형점을 찾아야 했다고 해야 할까. 유리와 스틸, 콘크리트라는 절제된 재료 구성은 이런 긴장 관계를 시각적으로도 드러낸다. 무겁게 자리 잡은 콘크리트 매스와 가볍게 열린 유리 파사드가 교차하며, 두 개의 이질적인 이웃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건물의 태도를 보여준다.
정해지지 않은 미래를 위한 유연성
도로 확장과 도시 재개발이라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미래의 변수를 안고 설계한다는 것은 건축가에게 특별한 부담이다. YP 빌딩은 이 부담을 특정 프로그램에 최적화된 고정된 평면 대신, 이후 용도가 바뀌어도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공간 구성으로 풀어냈다. 혼합용도 건물이라는 프로그램 자체도 이런 유연성과 맞닿아 있다. 오피스와 상업, 여러 기능이 한 건물 안에 공존하도록 설계된 구조는, 앞으로 이 일대의 용도가 어떻게 재편되더라도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다.
불확실성을 설계의 언어로
보통 건축은 확정된 조건 위에서 완결된 형태를 지향한다. 하지만 YP 빌딩이 놓인 서초동의 이 자리는 애초에 완전히 확정될 수 없는 조건들로 둘러싸여 있었다. 심플렉스 건축은 이 불확실성을 억지로 지우는 대신, 유연성이라는 하나의 설계 원칙으로 정면 돌파했다. 도시계획의 불확실성이라는 다소 까다로운 조건을 오히려 설계 논리의 중심에 놓았다. 정해지지 않은 미래에 대응하는 건축이 어떤 모습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ArchitectsSimplex Architecture
DesignerChung Whan Park, Sanghun Song
PhotosKyungsub Shin
ContractorLawoo Construction
Category오피스 빌딩
CountryKorea
Materials유리, 스틸, 콘크리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