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상화로 그려낸 바다, 보이지 않지만 느껴지는
이 프로젝트는 추상화라는 방법을 통해 외부와 내부의 이분법을 가지고 논다. 실내 안에 또 다른 ‘외부’를 만들어내고, 바다는 직접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감지되는 열린 해양적 환경을 재현하는 식이다. 밴드(band) 형태의 요소를 활용해 내부 볼륨을 조형했고, 여러 겹의 곡선 파사드가 방문객을 초대해 마치 칸타브리아(Cantabrian) 도시의 전통적 이미지로 이뤄진 풍경 속을 순례하듯 걷게 만든다. 실제 바다가 없는 도심 한복판에서, 건축만으로 바다의 정서를 불러오는 셈이다.
선박 갑판에서 온 티크 우드, 흙빛 테라조
이 프로젝트의 재료는 철저히 바다의 성격을 따른다. 선박 갑판에 쓰이는 블랙 폴리머 조인트 마감의 나우티컬 티크 우드가 통로 바닥을, 흙빛 미네랄이 섞인 마이크로 테라조가 다이닝 공간 바닥을 채운다. 화이트 폴리시드 시멘트는 실내를 이루는 모든 볼륨의 마감으로 쓰이고, 티크 목재 슬랫은 기둥과 필러 같은 수직 요소에 반복된다. 여기에 흡음률이 매우 높은 매끈한 화이트 천장까지 더해져, 소재 하나하나가 바다라는 주제 아래 정교하게 조율돼 있다.
곡면을 따라 휘어지는 세라믹 리본
리본과 볼륨으로 이뤄진 내부 마감 처리는 특히 눈여겨볼 만하다. 극도로 가늘게 뽑은 세라믹 조각을 수직으로 세워 붙이는 방식 덕분에, 여러 볼륨의 곡면 프로파일에 클래딩이 완벽하게 밀착되면서도 독특한 질감을 만들어낸다. 프로젝트 전체의 수평선을 세심하게 연구한 덕분에 명확한 질서가 세워지고, 이는 공간의 조화와 이해를 한층 높여준다. 곡선이라는 형태 자체보다, 그 곡선을 다루는 정교함이 이 공간의 진짜 완성도를 만든다고 해야 할까.
부두처럼 돌출된 욕실 ‘캐빈’
이 프로젝트의 또 다른 특징은 화장실이다. 매장의 경계를 넘어 야외 테라스로 돌출된 구조 위에 자리해, 마치 부두(pier)처럼 이 야외 공간에 독특한 존재감을 부여하는 매우 인상적인 요소다. 화장실, 정확히는 ‘캐빈’이라 부를 법한 이 공간은 오직 두 가지 요소로만 디자인됐다 — 티크 목재 슬랫과, 슬랫과 같은 폭의 반원형 세라믹 조각으로 만든 굽도리널. 기능적인 공간조차 전체 서사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설계한 흔적이다.
360도 유리 박스, 프라이버시를 조절하는 슬라이딩 도어
레스토랑의 외피는 360도 전체가 유리다. 투명한 상자처럼 유리 둘레가 침투성을 높여, 외부 환경에서도 내부 볼륨을 관찰할 수 있게 한다. 목재 슬라이딩 도어로 이뤄진 통합 시스템을 활용하면 실내의 프라이버시 정도와 햇빛 차단 정도를 그때그때 조절할 수 있다. 완전히 열어젖히면 도심 한복판에서도 바깥과 하나로 이어지는 개방감을 얻는 셈이다.
숨김없이 드러난 오픈 키친, 배의 엔진룸처럼
화려하게 열려 있는 오픈 키친은 내부 건물의 정중앙에 자리한다. 마치 선박의 엔진룸처럼, 팀에 대한 신뢰와 고객을 향한 투명성을 실천하듯 그 전체를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신뢰할 수 있고 변치 않는 스테인리스 스틸이 이 공간의 절대적인 주인공이다. ‘바다’라는 테마를 파도나 물결 같은 직접적인 이미지가 아니라 재료·구조·동선의 논리로 치환해낸 셈이다.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느껴지는 바다라는 콘셉트가, 이 공간 구석구석에 실제로 살아 있다.




ArchitectsZOOCO Estudio
PhotosDavid Zarzoso, Courtesy of ZOOCO
ContractorNimbo Proyectos SL
CategoryRestaurant
CountrySpa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