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대신 물 위를 택한 사람들, 세계의 하우스보트 7채

작은 집이지만 매력만큼은 결코 작지 않다. 하우스보트는 원하는 곳으로 정박지를 옮기며 살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주택과는 완전히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한다. 육지의 집보다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덜하다는 것도 장점이라면 장점이고, 물 위에 뜬 채로 하루하루를 보낸다는 사실 자체가 주는 낭만도 무시할 수 없다.

전 세계 곳곳에는 이런 하우스보트가 생각보다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한다. 시애틀의 레이크 유니언부터 런던의 운하까지, 좁은 선체 안에 알차게 공간을 채운 이색적인 사례 7채를 모아봤다.

시애틀 레이크 유니언에 정박한 하우스보트 안단테 외관

옥상 데크에서 즐기는 여유, 안단테(Andante)

시애틀 레이크 유니언에 정박해 있는 안단테는 1984년에 지어진 2층 구조의 하우스보트다. 겉모습은 전형적인 항구 마을의 목조 보트를 닮았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면 완전히 다른 분위기가 펼쳐진다고 해야 할까. 812제곱피트(약 23평) 남짓한 실내는 최근 리모델링을 거치며 밝고 화사한 톤으로 새로 단장됐고, 오크 마감재가 곳곳에 쓰여 따뜻한 느낌을 더한다. 주방에는 코리안(Corian) 상판과 스테인리스 스틸 가전이 갖춰져 있어 웬만한 아파트 부럽지 않은 살림이 가능하고, 넓은 옥상 데크는 이 집의 진짜 자랑거리인 셈이다. 침실 2개짜리 구성으로, 당시 매물가는 약 49만 9,000달러였다.

런던 하우스보트 친참파의 목재 프레임 천창

천창으로 빛이 쏟아지는 리클레임드 우드의 집, 친참파(Chinampa)

런던 N1 지역에 자리한 친참파는 2013년 지어진 보트로, 오래된 가구와 앤티크 소품을 모아 완성한 실내가 인상적이다. 골동품 수집가의 집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가구들이 곳곳에 놓여 있고, 그 사이사이로 리클레임드 목재로 짠 수납장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다. 지붕에는 130와트 태양광 패널 4장을 달아 전력을 100% 자체 조달하는 완전 오프그리드 방식을 택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커다란 목재 프레임 천창을 통해 빛이 쏟아져 들어오는데, 이 자리는 실내에서 식물을 기르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자리라고 한다. 당시 매물가는 약 21만 1,200달러 수준이었다.

시애틀 레이크 유니언에 정박한 하우스보트 피에다메르

노출 우드빔이 만드는 미드센추리 감성, 피에다메르(Pied-A-Mer)

역시 시애틀 레이크 유니언에 자리한 피에다메르는 다운타운과 가까운 입지 덕분에 도심 접근성이 좋은 하우스보트로 꼽힌다. 2층 구조에 542제곱피트(약 15평) 규모로, 침실 2개를 갖췄다. 최근 리모델링된 주방에는 풀사이즈 냉장고까지 들어가 있어 실제 거주에 부족함이 없고, 아늑한 붙박이 다이닛(dinette)은 필요할 때 더블베드로 변신한다. 노출된 목재 빔이 그대로 드러난 천장과 미드센추리 스타일의 가구가 어우러져, 좁은 공간임에도 꽤 개성 있는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당시 매물가는 약 33만 달러였다.

시애틀 웨스트레이크 애비뉴의 하우스보트 에코 씨 코티지 외관

도심 속 작은 탈출구, 에코 씨 코티지(Eco Sea Cottage)

시애틀 웨스트레이크 애비뉴에 위치한 에코 씨 코티지는 이름 그대로 시골 오두막 같은 외관이 특징이다. 2010년에 지어진 728제곱피트(약 20평) 규모의 보트로, 식기세척기까지 갖춘 잘 꾸며진 주방과 아늑한 안방, 그리고 다락 형태의 수면 공간(슬리핑 로프트)을 품고 있다. 벽난로가 놓인 넓은 거실은 이 집에서 가장 화사한 공간이라고 해야 할까, 창으로 들어오는 빛이 유독 따뜻하게 느껴진다. 복잡한 도심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을 때 찾는 ‘작은 탈출구’ 같은 집이라는 소개가 딱 어울린다. 당시 매물가는 약 42만 5,000달러 수준이었다.

런던 세인트 캐서린 독스에 정박한 하우스보트 더스키 패러킷의 미니멀 인테리어

미니멀함으로 완성한 오프그리드 라이프, 더스키 패러킷(Dusky Parakeet)

런던 세인트 캐서린 독스에 정박한 더스키 패러킷은 길이 60피트, 폭 12피트의 신축 보트로, 수상 건축 전문 스튜디오 31/44 아키텍츠(31/44 Architects)가 설계를 맡았다. 여러 수상 경력에 빛나는 팀인 만큼, 이 보트에서도 그 감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스칸디나비아풍의 비스포크 인테리어는 군더더기 없는 미니멀한 톤으로 마감됐고, 맞춤 제작한 업홀스터리와 벽등(월 스콘스)까지 하나하나 손으로 그린 도면대로 만들어졌다. 좁은 선체 곳곳에 빌트인 수납공간을 촘촘히 배치해 정리정돈이 쉬운 것도 강점이다. 오프그리드 설비를 갖춰 전력을 자체 해결하며, 당시 매물가는 약 37만 7,700달러였다.

시애틀 하우스보트 임파서블 드림의 데크

나선형 계단으로 연결된 두 개 층, 임파서블 드림(imPossible Dream)

시애틀에 위치한 임파서블 드림은 1996년 지어진 뒤 최근 전면 리모델링을 거친 하우스보트다. 1,020제곱피트(약 29평) 면적에 침실 2개, 욕실 1.5개를 갖춰 이 리스트에서도 손꼽히게 넉넉한 규모를 자랑한다. 세탁기와 건조기까지 완비돼 있어 별도 공사 없이 바로 입주할 수 있는 턴키(turnkey) 상태로 나왔던 게 특징이다. 거실 쪽과 침실 쪽에 각각 별도의 데크를 뒀고, 두 층은 나선형 계단으로 이어진다 — 좁은 보트 안에서 층간 이동의 재미를 살린 설계랄까. 당시 매물가는 약 44만 5,000달러였다.

핑크색 트림이 돋보이는 오르카 하우스보트 외관

핑크빛 트림이 포인트, 오르카 하우스보트(Orca Houseboat)

1982년 지어져 2017년 리노베이션을 거친 오르카 하우스보트는 이 리스트 중 가장 작은 212제곱피트(약 6평) 규모다. 크지 않은 몸집이지만 핑크색 트림으로 포인트를 준 외관 덕분에 존재감만큼은 확실하다. 바닥은 리클레임드 대나무 소재로 마감했고, 주방 상판은 부처블록(butcher block)과 맞춤 제작 캐비닛으로 꾸며 아기자기하면서도 실용적인 느낌을 살렸다. 선체를 새 스틸로 교체해 향후 유지보수 부담을 크게 줄인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고, 천창 하나로 자연광을 끌어들인 아이디어도 인상적이다. 당시 매물가는 약 27만 5,000달러 수준이었다.

하우스보트의 매력은 제한된 폭과 길이 안에서도 각자의 개성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넓은 마당도, 여러 개의 방도 없지만 물 위라는 조건 자체가 주는 개방감이 그 빈자리를 채워주는 셈이다. 정형화된 아파트나 단독주택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작은 집이 줄 수 있는 즐거움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사례들이다.

사진: Dwell
분류: 하우스보트(수상 주택)
국가: 미국,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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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나
김예나
인테리어와 공간에 대한 모든 것! 집을 사랑하고, 공간을 사랑하는 인테리어 디자이너. Think out side of the box. It makes your world bigger! 호주 퍼스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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